로봇 같은 가구... 쏟아지는 ‘가정용 로봇’ : CES ㅣ  IFA

 

Smart Furniture

 

침대 끝에서 TV가 쑥~, 갑자기 책상도 튀어나왔다

선반이 돌아다니고 가구가 변신하고

 

외로운 사람 위한 반려로봇부터 아이 반기는 로봇 청소기까지

 

   잔디 깎는 로봇이 카메라로 집 주변을 순찰하고, 공기청정기가 거실과 안방을 구석구석 돌아다닌다. 음성 명령을 받은 욕조에는 입욕제가 투입되고, 침대 발치에서 투명한 TV 화면이 불쑥 튀어나온다. 강아지처럼 생긴 가정용 로봇은 집안 곳곳을 촬영해 스마트폰으로 생중계한다.

 

로봇 같은 가구... 쏟아지는 ‘가정용 로봇’ : CES ㅣ  IFA

 

최근 스마트홈 시장이 폭풍 성장하면서 다양한 ‘가구 로봇’이 쏟아지고 있다. 가구 로봇은 올해 미국 CES(세계 최대 IT 박람회)와 독일 IFA(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은 상품군이다. 특히 전통 가전에 무게를 두고 이전까지 박람회에서 ‘로봇’이란 용어를 쓰지 않던 IFA는 올해 박람회 전면에 로봇을 내세웠다.

 

 

가구 로봇 수요는 1인 가구와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가정용 로봇 시장은 올해 103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8.8% 성장하며 2028년 24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붙박이 가구와 가전 제품이 제 발로 돌아다니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그래픽=김의균

 

가구 로봇으로 좁은 공간 활용 극대화

가구 로봇은 좁은 실내 공간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최근에 도시 과밀화, 부동산 값 상승 등으로 주거 공간이 자꾸 줄어들면서 공간 혁신을 돕는 가구 로봇이 잇따라 등장하는 것이다. 올해 2월 일본 프리퍼드로보틱스는 사람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 선반 ‘카차카’를 출시했다. 이 로봇 선반은 하단에 로봇 본체가 있고, 그 위에 물건을 옮길 수 있는 쟁반 모양의 선반이 2~3층으로 쌓인 모습이다. 이 로봇은 ‘가구는 한자리에 고정돼 움직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깬 제품으로, 음성 명령에 따라 이동한다. 가족 모두의 목소리를 인지하며, 로봇에 연동된 앱을 활용해 매일 같은 시간에 책이나 약을 갖다 주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내년에 주목해야 할 글로벌 트렌드로 카차카를 소개하면서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공간을 차지하던 가구가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되면 공간 활용법도 달라진다”고 했다.\\

 

 

 

미국의 변신형 가구 로봇 ‘오리’는 좁은 원룸을 혁신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오리는 종이 접기를 뜻하는 일본어 오리가미의 준말이다. 이 변신형 가구 로봇은 터치 패드를 누를 때마다 고이 숨겨뒀던 침대, 옷장, 소파 등이 다시 등장하는 기능을 갖췄다. 예컨대 낮에 옷장이나 책상을 펴서 사용할 땐 침대는 숨겨지는 식이다. 미국 워싱턴 DC의 직장인 매트 와일드릭은 “로봇이 주방과 침실이 붙어있던 좁은 원룸을 방 2~3개짜리 집처럼 쓰게 해줬다”고 했다.

 

 

외로운 사람을 위한 반려 로봇

사람과 교감하는 반려 로봇도 다양해지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 연구에 따르면 반려 동물 로봇과 함께 생활한 치매 환자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개선돼 향정신성 의약품 사용량이 줄어든다고 한다. 반려 로봇이 사용자의 고립감을 해소하고, 말동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털이 복슬복슬한 진짜 강아지처럼 생긴 미국의 로봇 반려견 ‘톰봇’은 살아있는 동물을 키우기 어려운 치매 환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꼬리를 진짜처럼 흔들고, 사람 손길에 반응하는 톰봇은 강아지 골격 구조를 갖췄다.

 

 

홍콩 핸슨로보틱스의 대화형 로봇 ‘데스데모나’는 여성의 얼굴로 관람객이 던지는 질문에 막힘없이 말한다. 눈을 파르르 깜빡이며 입술도 씰룩거린다. 집사 로봇 ‘굴리굴리’는 집에 혼자 남아 있는 고양이에게 다가가 사료를 주고, 깃털을 흔들거나, 주인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방송한다. 프랑스 인챈티드툴스의 ‘미로카이’는 두 발 대신 달려있는 공을 움직여 재빠르게 이동하는 로봇이다. 아이들에게 코딩 언어를 가르쳐주는 똑똑한 강아지 로봇 ‘픽셀’, 숨바꼭질 놀이를 함께 해주는 로봇 ‘미코’도 있다.

 

아이까지 반기는 로봇 청소기

가구 로봇 업계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가진 제품은 단연 로봇 청소기다. 2001년 본격 등장한 로봇 청소기는 20여 년 만에 시장 규모가 60억달러로 커졌다. 요즘 출시되는 로봇 청소기 대부분이 장애물을 능숙하게 피하고, 먼지 통을 스스로 비우며 걸레 세척도 알아서 한다.

 

 

로봇 청소기는 여러 형태로 진화 중이다. ‘미고 로봇’은 로봇 청소기에 기둥 모양 다리를 달아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의 로봇 청소기는 아이 마중 기능부터 반려동물 구역에서 흡입력을 높이는 기능을 갖췄다. 미국 에이퍼의 수영장 청소 로봇은 태양광으로 충전해 수영장 바닥과 벽을 최대 10시간까지 청소한다. 물걸레의 촉촉함을 유지하기 위해 알아서 ‘급수’하는 로봇 청소기도 있다

 

로봇 청소기 기술 경쟁도 치열한 가운데 한국은 이 분야 기술을 주도하는 국가로 꼽힌다. 한국, 미국, 중국,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국에 출원된 로봇 청소기 특허는 2011년 53건에서 연평균 36.9%씩 증가해 2020년 894건에 달했다. 출원인 국적은 한국이 35.8%로 가장 많았고 중국 35.7%, 미국 12.8%, 일본 4.5%, 독일 3.3% 순이었다. 특허 출원인은 LG전자가 26.6%로 압도했다. 이어 미국 아이로봇 5.4%, 삼성전자 5.2%,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3% 순이었다. 특허청 관계자는 “정밀 제조업 기술과 인공지능 제어를 위한 정보 기술 융합이 필요한 로봇 청소기 산업을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홈 사업에 공을 들이는 아마존은 지난해 로봇 청소기 1위 업체 아이로봇을 14억달러에 인수했다. 아마존은 반려 동물을 모니터링하고, 집 구석구석을 살피는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 수면 패턴을 자동으로 파악해 주는 탁상 시계 ‘헤일로’, 음성 인식 기능이 있는 전자레인지 등 각종 로봇 가전을 잇따라 출시해 왔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아마존은 로봇 가전을 통해 사용자의 생활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마존의 로봇 청소기가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스스로 구조를 학습, 집 내부 지도와 각종 사진, 데이터 등 개인정보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EU집행위원회 경쟁총국은 로봇 청소기가 소비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가능성을 집중 조사하기도 했다.

 

 

☞가구 로봇

한 장소에 붙박이로 두는 전통적인 가구가 아니라 주인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각종 업무를 수행하거나, 펼쳐지거나 접히며 실내 공간을 십분 활용하도록 돕는 스마트 가구. 스마트홈 시장이 커지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내년 트렌드로 선정됐다.

한경진 기자 조선일보

 

https://youtu.be/ZMV4l6sq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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