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건설업체들 연쇄 위기 등 파장 ㅣ PF·채권 투자자 손실 얼마나 될까

 

주요 건설사 부동산 PF 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009410]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중견기업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 등 파장이 예상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건설업체들 연쇄 위기 등 파장 ㅣ PF·채권 투자자 손실 얼마나 될까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향후 절차

 

 28일 태영건설[009410]이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내년 1월 11일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건설업체들 연쇄 위기 등 파장 ㅣ PF·채권 투자자 손실 얼마나 될까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PF·채권 투자자 손실 얼마나 되나

 

채무 재조정에 따라 손실 범위 결정…담보 사업성 주목

건설사 조달난 가중 지속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으로 건설사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태영건설의 채무 재조정에 따라 기존 투자자들의 손실 범위가 확정되는 만큼 채권시장에서도 관련 사안을 주시하면서 긴장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건설사 불안 가중, 채무 재조정 관건

28일 오전 태영건설이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태영건설은 이날 만기가 돌아온 480억원 규모의 서울 성수동 오피스 빌딩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워크아웃 신청에 나섰다.

 

태영건설은 올해까지도 채권시장 조달 창구를 꾸준히 활용해왔다. 올해에만 세 차례 시장을 찾아 총 1천600억원을 마련했다. 1천억원은 사모 시장에서, 남은 600억원은 신용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형태였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건설업체들 연쇄 위기 등 파장 ㅣ PF·채권 투자자 손실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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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포함해 현재 만기를 앞둔 채권 잔액은 2천800억원이다. 지난 2021년 공모 시장에서 찍은 1천억원과, 2022년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사모채가 포함된 규모다.

 

워크아웃 신청으로 2021년 발행한 공모채 역시 기한이익 상실(EOD) 발생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태영건설이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라 관리 절차 개시를 신청한 경우 해당 채권의 기한 이익 또한 즉시 상실된다. 기존 투자자 역시 워크아웃 채권단에 포함돼 향후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PF 부담은 더욱 크다.

 

연합인포맥스 '부동산 PF 신용공여 현황'(화면번호 4725)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자금 보충 등 신용을 제공한 부동산 PF 단기자금 규모는 9천567억원이다.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우발채무 규모만 3조6천27억원에 달한다.

 

시장성 조달 규모가 상당했던 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투자금 회수 범위 등을 주시하고 있다.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되면 기업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채무 재조정 등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다만 PF 보증 채무의 경우 담보가 설정돼 있다는 점에서 회수 측면에서 일반 채권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PF의 경우 별도의 사업장을 가지고 담보를 설정한 형태이다 보니 개별 사업성을 평가해 청산 혹은 진행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사업성을 인정받는다면 PF 채권자의 피해가 일반 채권 대비 크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선순위 채권자와 동일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워크아웃 신청 이후 채무 재조정 절차 등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어려웠는데…" 건설사 조달 부담 불가피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사들의 조달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90)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의 채권 잔액은 7조6천513억원 규모다. 건설사 조달 부담이 커질 경우 이들의 차환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건설사의 경우 지난해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일명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시장성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올해 A급 이하 건설사들의 공모채 발행이 주춤해진 것은 물론, 어려움을 피해 사모 시장에서 겨우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내달 연초효과를 겨냥해 기업들은 채권 발행 준비에 한창이지만 건설사는 이러한 분위기에서도 비껴가 있다. 공모 시장에서의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 보니 해당 조달을 준비하는 곳들이 자취를 감췄다는 후문이다. 건설사에 대한 투자자 외면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번 사태로 투자자들이 건설사에 요구하는 가산금리(스프레드)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이들의 조달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의 경우 올 한해는 사실상 시장에서 패싱된 분위기였다"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투자자들이 건설사를 넘어 펀더멘탈에 부담이 있는 기업 전반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만큼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 신용거래가 원활한 시점이면 즉각적인 투자심리가 확인될 테지만 회사채 발행이 몰리는 연초까지 불확실성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장 참여자들이 과거의 트라우마를 떠올리면서 심각한 상황으로도 갈 수 있다"라고 전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박준형 기자 phl@yna.co.kr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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