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모르는 유럽 내 최대 한인 타운 런던 '뉴몰든' VIDEO: Korea Town in London, UK 🇬🇧 New Malden Walk Tour incl. High Street
한의원·입시학원 있는 유럽의 ‘작은 한국’… 찰스 3세도 간다
韓·英 수교 140주년 맞아 8일 한인 타운 ‘뉴몰든’ 방문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유럽의 ‘작은 한국’으로 불리는 영국 런던 외곽의 한인 타운 ‘뉴몰든(New Malden)’을 오는 8일(현지 시각) 방문한다고 3일 영국 왕실이 발표했다. 찰스 3세 국왕 개인은 물론, 영국 왕실 고위 인사가 뉴몰든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이뤄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11월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영국 내 한인 사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행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이후 처음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외국 정상이다.
런던 남서부의 뉴몰든은 행정구역상 런던광역시(Greater London)에 속하지만, 런던 중심가 킹스크로스에서 기차로는 약 40분, 차로는 약 1시간 떨어져 있다. 현재 2만명 이상의 한인이 모여 사는 유럽 내 최대 한인 타운이다. 단일 도시로 프랑스 파리(1만5000여 명), 독일 프랑크푸르트(1만2000여 명)의 한인 규모보다 많다.
찰스 3세 국왕은 뉴몰든에서 요즘 영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음식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행사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1992년 11월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한국을 방문한 이후 31년 만에 이뤄지는 한국 문화와의 공식 ‘재회’다.
뉴몰든은 아담한 기차역과 저층 상가 건물들이 늘어선 곳이다. 단독 주택이 대부분인 주택가를 비롯해 겉으로 보면 영국의 여느 교외 도시와 다름이 없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한국인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있다. ‘여기에 없으면 서울에도 없다’고 할 정도다. 온갖 종류의 한국 식당은 물론이고 한인 미용실, 한인 교회, 한국 치과와 한의원, 택배 회사, 심지어 입시 학원도 있다. 뉴몰든역에서 불과 700m 떨어져 있는 대형 한국 마트(H마트)는 유럽에서 가장 큰 한인 마트로, 한국 내 수퍼마켓에서 파는 물건은 거의 다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뉴몰든은 한류 확산 전까지 영국에서 ‘치맥’(한국식 프라이드 치킨과 맥주)과 김밥, 짜장면 등을 즐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었다. 1980년대 주재원과 교민, 유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한인 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일본인들이 많이 살다가, 이들이 영국 북부로 옮겨가며 한국인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고 한다. 런던 시내로 출퇴근이 가능하면서 집값이 저렴하고, 학군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장점 때문이다. 뉴몰든이 속한 킹스턴구(區·보로우)는 영국 내 초·중등학교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매년 상위권에 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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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발전은 1990년대부터였다. 해외 사업을 대거 수주한 한국 건설사들을 선두로 유럽과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선 한국 기업들이 대거 영국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한국인들이 크게 늘어났다. 삼성전자도 본래 이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가 서쪽 서리(Surrey)의 처트시(市)로 옮겨갔다. 2000년대에는 유학생이 크게 늘고 박지성 등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탄생으로 영국이 주목받으며 단기 체류자도 폭증, 불과 10년 만에 한국인 수가 4배로 늘었다. 수수했던 도시가 이 시기에 몰라보게 번화해지면서 유럽 내 최대 한인 타운의 입지를 굳혔다. 최근엔 K팝과 K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문화를 경험하려는 영국 현지인들의 발길도 부쩍 늘었다.
뉴몰든에는 북한 이탈 주민(탈북자)도 1000여 명에 이른다. 상당수가 2000~2014년 사이에 입국한 이들로, 당시 영국이 탈북민에게 비교적 관대한 난민자 지위 부여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탈북민이 늘면서 한인 사회가 둘로 나뉘는 현상도 나타났다. 한국인들은 ‘재영한인회’를, 탈북민들은 ‘재영조선인협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한인 2세를 위한 한글 학교도 따로 설립해 운영해왔다. 한 탈북자 출신 한인은 “경제·문화적 배경에 격차가 있다 보니 서로 어울리지 않으려는 ‘벽’도 있었지만 2세들 간엔 그런 구분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이곳에서 미리 ‘통일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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