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은 지하전투에 얼마나 대비되어 있나: 이스라엘 지하전투 VIDEO:First Footage Of Israel's Ground Attack On Gaza: Hamas Tunnels, Rocket Launch Sites Attacked

 

지하전투, 준비된 자만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Hamas)의 기습을 허용했다. 곧바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Gaza Strip)에 폭격을 가하면서 반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네타냐후 총리는 10월 28일 이스라엘 지상군을 투입하는 2단계 작전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하마스의 기습으로부터 정확히 3주 지난 시점이다. 이스라엘군의 2단계 작전 발표와 함께 전 세계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야할롬(Yahalom), 사예레트 마트칼(Sayeret Matkal), 사예테트(Shayetet) 13 등 이스라엘 특수작전부대의 활약상이다.

 

 
한국군은 지하전투에 얼마나 대비되어 있나: 이스라엘 지하전투 VIDEO:First Footage Of Israel's Ground Attack On Gaza: Hamas Tunnels, Rocket Launch Sites Attacked
하마스의 전투원들이 점령한 가자지구 인근의 전투기지를 탈환하는이스라엘의 특수작전부대 ‘사예테트 13’의 근접전투 모습 YouTube edited by kcontents

 

이렇게 이스라엘 특수작전부대가 조명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자지구 아래 드넓게 포진하고 있는 지하세계인 약 500km 규모의 복잡한 가자 메트로 때문이다. 지하는 전투원들의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또한 이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강요하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폐쇄된 공간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하 특성에 맞는 싸우는 방법, 무기체계, 그리고 조직편성을 갖추지 못한 부대는 지하전투를 사실상 수행할 수 없다. 일반 보병부대나 앞서 언급한 준비를 완벽하게 갖추지 않은 특수작전부대가 지하전투를 수행한다면 아군 대량 전상자 발생, 인질 희생 등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실상은 이스라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의 도시 거주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인구 1,0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메가시티(Megacity)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도시화는 지하화와 필연된다. 지하는 도시 공간의 부족이나 효율적인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매력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도시전투와 함께 지하전투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美 육군이 2019년 󰡔Subterranean Operations󰡕라는 교범을 발간하고, 세계 곳곳에서 지하작전 훈련의 빈도를 높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의 사정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수도권(서울-인천 중심), 중부권(대전-세종 중심) 및 동남권(부산-울산-대구 중심)에 메가시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메가시티 지하에는 지하철, 지하 공동구 등 다양한 지하 시설이 즐비하다. 이에 따라, 전평시 메가시티 지하에서의 다양한 규모의 군사작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하터널을 이용한 침투나 기습, 방어진지(지탱점)의 요새화와 포병진지의 갱도화, 전략자산의 은·엄페 및 방호 등 전술적 수준에서 전략적 수준까지 지하를 군사활동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시 한미 연합군은 북한군과의 지하전투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땅굴 전쟁 VIDEO: How Israel Special 'Yahalom' Unit Will Clear Hamas' Terror Tunnel Networks In Gaza & Rescue Host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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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굴 전쟁 VIDEO: How Israel Special 'Yahalom' Unit Will Clear Hamas' Terror Tunnel Networks In Gaza & Rescue Hostages

당 태종은 고구려 안시성을 함락하기 위해 성 앞에 거대한 토산을 쌓았다. 완공을 코앞에 두고 토산이 갑자기 무너졌다. 고구려가 토산 밑에 굴을 판 뒤 지하수를 흘려 기반을 허물었다는 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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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전평시 한반도에서의 지하전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지하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美 육군의 모습과 현재 가자 메트로에 은·엄폐한 하마스의 지도부를 제거하거나 인질을 구출하는 이스라엘 특수작전부대의 핀셋작전은 우리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그동안 양국이 지하전투 수행을 위해 노력을 집중한 분야를 샆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메쉬(Mesh) 네트워크 기반 통신체계. 이것은 지하에 전개된 모든 전투원이 노드가 되어 릴레이 방식으로 무전이 가능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전파의 직진성이 제한되는 복잡하고 폐쇄된 지하공간에 최적화된 통신체계인 것이다. 美 육군은 이런 지하전투의 도전(Challenge)을 극복하기 위해 메쉬 네트워크 방식의 MPU5 무전기를 전력화하여 운용 중이다.

 

 

 

 

 

이 MPU5 무전기는 앞서 설명한 중계 방식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데이터 통달거리를 신장(伸長)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美 육군은 지하전투뿐만 아니라 지상, 해상, 공중 등 다영역(Multi-Domain)에서 드론이나 로봇을 운용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에 MPU5 무전기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특수작전부대는 정찰드론에 중계통신 모듈를 장착한 자폭형 드론(Switchblade 300·600)을 운용하여 러시아군의 핵심표적을 정밀타격하고 있다.

 

이스라엘군도 가자지구나 서안지구(West Bank)의 건물 밀도와 지하 터널을 고려하여 메쉬 네트워크 방식의 무전기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현장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능개선을 추진하여 도시 및 지하 전투에 최적화된 ‘MaxMesh Tactical Radio’ 무전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2018년, 갑작스런 폭우로 태국 치앙라이(Chiang Rai) 동굴에 고립된 유소년 축구팀을 구조하는데, 앞서 언급한 이스라엘의 무전기 12대가 태국 구조대에 제공되기도 했다.

 

 

둘째,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이것은 전투원과 무인체계의 유기적인 협업(Manned & Unmanned Teaming)을 의미하는 것인데, 그 목적은 전투원의 생존성을 강화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극본하여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美 육군이 발간한 󰡔Subterranean Operations󰡕을 보면 보병분대 9명의 전투원과 2대의 소형 로봇이 결합된 분대급 유·무인 복합전투체계가 중점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이것은 협소하고 복잡한 지하 공간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이와 같은 분대급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에서 소형 로봇 2대를 눈여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들은 기본적으로 보병분대 전방에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지하 공간을 가시화하는 눈 역할(감시·정찰)을 한다. 또한, 지하 공간의 폐쇄된 환경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을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한 대에는 오염물질을 탐지하는 센서가, 다른 한 대에는 산소 농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다.

 

 

 

이스라엘군의 특수작전부대들도 美 육군과 유사하게 드론이나 로봇 등 무인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건물지역에서 운용되는 특수작전부대는 주야간 모두 드론의 감시·정찰로 전장을 가시화한 후 차후 행동을 이어나간다. 때에 따라서는 자폭드론을 운용하여 상대의 지휘통제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킨 후 핀셋작전에 돌입한다. 지하전투에 최적화되어 있는 야할롬(Yahalom)도 이와 같은 전투수행방법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야할롬은 주로 지하에서 임무를 수행하여 감시·정찰, 지뢰제거, 오염물질 경고 등을 위한 로봇들이 추가적으로 편성되어 있다. 야할롬의 훈련 영상을 보면 ‘로봇 선도, 전투원 후속’의 원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이것은 앞서 美 육군의 사례에서 언급했듯이 전투원의 생존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셋째, 지하전투 훈련장. 전투력은 훈련장에서 완성된다. 전투원에게 앞서 언급한 메쉬 네트워크 기반 통신체계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제공하는 것보다 훈련을 통해 전투원과 이것들이 하나가 되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미군과 이스라엘군 모두 지하전투를 집중적으로 숙달할 수 있는 전용 훈련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군은 ‘Fort Hood(Texas)’, ‘Fort Wainwright(Alaska)’, ‘Camp Atterbury Seymour(Indiana)’, ‘Muscatatuck Urban Training Center(Indiana)’, ‘Tunnel Warfare Center(China Lake, California)’, ‘Yuma Proving Grounds(Arizona)’, ‘Dugway Proving Ground(Utah)’, ‘Sandia National Laboratories(New Mexico)’, ‘Camp Stanley(Republic of Korea)’ 등 9개 지하전투 훈련장을 운용하고 있다. 美 육군은 여기서 훈련뿐만 아니라 싸우는 방법, 무기체계 및 조직편성 관련 전투실험을 진행한다.

 

 

 

이스라엘군도 2011년 지하전투 훈련을 수행할 수 있는 훈련센터(Urban Warfare Training Center)를 개소했다. 제2차 레바논 전쟁(2006년)의 교훈을 반영한 결과였다. 당시 헤즈볼라가 각종 무기를 은·엄폐할 수 있는 지하진지들을 구축했고, 이것들을 지하터널로 연결한 후 기습적인 측·후방 공격을 실시하여 이스라엘군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이 훈련센터에는 하마스의 준동에 대비하기 위한 ‘미니가자’도 포함되어 있다. 이스라엘군 특수작전부대들은 가자지구에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곳 ‘미니가자’에서 예행연습을 실시한 후 실전에 투입되고 있다.

 

 

 

지금까지 美 육군과 이스라엘군이 지하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노력을 집중한 분야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들은 메쉬 네트워크 기반 통신체계,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및 지하전투 훈련장이다. 예하 부대들의 지하전투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반(基盤)으로 선정하고 노력을 집중한 것이다. 美 육군과 이스라엘군은 이미 여러 전투에서 피비린내 나는 지하전투를 경험했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지하전투 분야의 싸우는 방법, 무기체계 및 조직편성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술한 세 가지는 어떤 군이 지하전투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한반도로 초점을 좁혀보자. 대한민국의 도시화는 급격히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 지하 공간도 확장되고 있다. 북한은 전 국토의 요새화를 기본 정책으로 삼아 전술적 수준부터 전략적 수준까지 대부분의 군사시설을 지하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지상전의 중심인 대한민국 육군에게 지하전투를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다가오게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와 같은 경향은 더욱 짙어질 것이다. 현재는 지하전투를 수행하는 과업이 일부 특수작전부대에게 한정되어 있으나 앞으로는 지상작전을 수행하는 모든 부대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가자 매트로를 서서히 옥죄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모습은 우리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하전투, 준비된 자만이 할 수 있다!”

 

작성자 : 조상근(218.152.xxx.xxx)

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연구교수

유용원의 군사세계

 

First Footage Of Israel's Ground Attack On Gaza: Hamas Tunnels, Rocket Launch Sites Attacked

https://youtu.be/GmzlH2Jsl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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