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하던 사람이 막상 "나도 그래" 답하면 감정이 식는 이유

 

   "온 신경이 항상 그 사람을 향할 정도로 깊이 좋아했던 사람인데, 막상 그 사람이 저를 좋아하면 마음이 식어요."

 

꽤 많은 사람이 겪는 현상이다. 연애 상담 프로그램에 올라오는 단골 사연인 것은 물론, 주변에서도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 현상이 '개구리화'라는 용어로 정의되기까지 했다. 동화 '개구리 왕자'에서 유래된 것으로, 원작 내용과 반대로 왕자가 갑자기 개구리처럼 보이는 것을 말한다.

 

짝사랑 하던 사람이 막상 "나도 그래" 답하면 감정이 식는 이유

 

다만, 개구리로 보이게 되는 그 순간의 경험은 엄밀히 따져보면 다 다르다. 누군가는 갑자기 그 사람을 향하는 관심이 일체 없어진다. 일명 '정뚝떨'(정이 한순간에 뚝 떨어지는 것). 또 다른 누군가는 급속도로 쌍방관계가 형성되는 게 부담스러워, 상대방이 꺼려졌을 수 있다. 개구리화 현상이 유발된 원인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우리는 왜 '개구리 현상'을 경험하는 걸까?

 

 

행동별 심리 분석

 

갑자기 감정 정리

우리는 본능적으로 얻기 어려운 것에 더 높은 가치를 매긴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욕구했던 게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가치 있어 보여 더 욕구가 불타오르는 것을 저항이론이라고 하며, 모든 인간에게 있는 특성이다"고 했다. 짝사랑 대상은 점점 이상화되고,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호감을 느꼈던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자마자 순식간에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사라진다면, 단지 저항이론으로 인한 착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했기보다,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게 '짝사랑의 동력'이었을 수 있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면 목표를 달성했으니, 마음이 식는 것이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도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데, 이땐 짝사랑하는 자신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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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모습 부각

짝사랑한 대상이 자신을 좋아하자 갑자기 상대방의 사소한 단점들이 크게 보이면서 정이 떨어졌다면, 대상 항상성이 부족한 것일 수 있다. 대상 항상성이란 대상의 부분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 않는 태도로, 대상 항상성이 부족하면 상대방의 별로인 모습을 봤을 때 그 사람을 극도로 싫어하게 된다. 반대로 긍정적인 모습을 봤을 땐 찬양한다. 가천대 길병원 조서은 교수는 "대상 항상성이 충분히 형성된 사람은 짝사랑하더라도 자신이 알지 못할 뿐 상대방에게 부족한 점이 있을 것이란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도 이상과 현실의 갭을 쉽게 극복한다"며 "대상 항상성이 부족한 사람은 환상 속에 있던 사람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하는 순간 이상이 깨져 마음이 크게 식을 수 있다"고 했다. 대상 항상성은 만 3세 경에 확립되고, 일생동안 성숙한다.

 

 

 

부담스러움 극대화

좋아하던 대상이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면 두렵고 부담스러워서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끊는 사람도 있다. 짝사랑 중 상대방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기 급급했다면 불안정 회피 애착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곽 교수는 "부모와 아이 사이 형성된 애착 유형이, 성인이 돼서 연인을 사랑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며 "회피 애착이 형성됐다면 짝사랑을 드러낼 시도조차 안 하고,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도망간다"고 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대할 때, 회피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해진다. 또 부정적인 결말을 전제하고, 받을 상처를 불안해하기도 한다.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는 "심한 회피 애착으로 성격 장애까지 이어진다면, 상대방이 언젠가 자신을 싫어할 것이라며 자신의 안 좋은 모습을 먼저 드러내 상대방이 자신을 싫어하게 한다"며 "무의식적으로 관계가 실패할 것만 같은 사람을 만나고 이별 직전 자신이 차는 것을 반복하기도 한다"고 했다.

 

짝사랑 하던 사람이 막상 "나도 그래" 답하면 감정이 식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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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본 경험이 적거나 관계가 쉽게 깨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한 사람도 깊은 관계로 나아가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 개구리화가 일어나는 이유도 애착 등 개인적 특성보다 사회적으로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 달라져 관계가 깨지기 쉬워지면서 불안감이 커져 생긴 결과라는 연구가 일본교육심리학회지에 실리기도 했다.

 

 

관계 깊어지기 직전 저항

열렬한 구애로 사귀기 전까지 갔는데, 막상 상대방이 깊은 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하면 강하게 밀어내는 사람도 있다. 불안정 저항 애착이 원인일 수 있다. 곽 교수는 "저항 애착이 형성돼 있다면 관계가 진전될 때 갑자기 두렵고 자신이 없어져 상대를 밀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자아정체감을 아직 제대로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짝사랑할 때 상대방을 좋아하는 것은 자신이라고 정의했다가, 갑자기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하면 큰 불안정함을 보이는 것. 보통 자아정체감은 청소년기부터 찾기 시작해 20대에 어느 정도 정해진다. 자아정체감을 찾지 못한 사람은 상대방에게 크게 의존 해, 만나는 사람에 따라 스타일이 급변하기도 한다.

 

해결하려면 원인부터 알아야

개구리화 현상을 더 이상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원인에 맞춰 적절한 노력을 해야 한다. 임 교수는 "목표가 그 사람의 사랑이 아닌 사람은 소유보다도 신뢰도, 헌신 등에 집중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애착 유형이 원인이라면 자신의 애착 유형을 명확히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 연구에서도 자신의 애착 유형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곽 교수는 "애착이 어릴 때 형성되긴 하지만, 성향은 환경과 경험에 의해 바뀌므로 적극적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원인이라면 전문의나 상담사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슬비 기자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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