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데 코로나19 치료제 왜 처방 안돼요?: 그냥 감기약 드세요!
감염내과 전문의
“중증 고위험군 아니라면 오히려 감기약이 효과적”
# 45세 남성 A씨는 최근 39도에 가까운 고열, 오한 등 증상을 겪었다. 집에 있던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해봤더니 코로나19 확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근처 이비인후과를 찾았지만, 의사는 별도의 검사는 할 필요 없다면서 감기약이랑 해열제를 처방해줬다.
심한 통증을 겪었던 A씨는 혹시 코로나19 치료제로 알려진 팍스로비드를 처방 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나 의사는 팍스로비드 등 코로나 치료제 처방 대상자가 아니라며 기존 약만 먹어도 된다며 A씨를 돌려보냈다. 코로나 치료제를 처방 못 받는 코로나 환자라니, 대체 무슨 상황일까?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먹는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약품은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와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 두 종류다. 해당 약품은 코로나19 중증 확진자의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로, 투여 가능 대상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에게만 처방이 가능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처방 가능 환자는 60세 이상의 고령자 또는 12세 이상의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다. 기저질환자에는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만성 신장질환, 만성 폐질환, BMI 30kg/m2 이상, 신경발달장애 또는 정신질환자가 포함된다.
면역저하자에는 △현재 종양 또는 혈액암 치료 중인 자 △조혈모세포이식 후 2년 이내 또는 2년이 경과하더라도 면역학적합병증이나 면역학적 치료 중인 자 △B세포 면역요법 치료를 받은지 1년 이내인 자 △겸상구빈혈 또는 헤모글로빈증, 지중해빈혈증으로 치료 중인 자 △선천 면역결핍증으로 치료 중인 자 △폐 이식 환자가 포함된다.
이들 대상자 중 코로나19증상이 발생한지 5일 이내, 산소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다. A씨처럼 60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은 확진 판정을 받아도 치료제 처방은 받을 수 없다. 격리 의무가 해제된 지금 굳이 A씨에게 의료진이 유료 검사를 권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왜 이런 제한 사항이 생겼을까? 감염내과 전문의는 “팍스로비드가 필요 없는 환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팍스로비드 등 코로나 치료제는 엄밀히 말해 증상을 치료한다기보다 감염취약자가 중증 환자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약품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 환자가 팍스로비드를 복용해봐야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7일’에서 ‘일주일’로 바뀐다고 농담을 던졌다.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엄 교수는 “일반 환자의 경우 오히려 감기약과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증상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에 코로나 치료제라는 명칭이 붙으면서 마치 이들 약품을 복용해야 코로나19가 낫는다는 오해가 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엄 교수는 A씨처럼 찜찜한 마음으로 병원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없도록 의료진이 이러한 내용을 제대로 설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냥 대상자가 아니라는 답변만 반복하면 환자들이 당연히 의문을 느낄 수밖에 없으니 코로나 치료제의 용도와 대상자 설정 이유를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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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 담백한 닥터조의 건강이야기
美·日제약사, 코로나치료제 놓고 상반된 행보
머크, EU 라게브리오 허가신청 자진철회
시오노기, 조코바 소아 대상 임상 시험 착수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제약사 머크(MSD)는 유럽연합(EU)에서 코로나19치료제 라게브리오의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일본 시오노기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에 대해 소아 대상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머크는 유럽연합(EU) 몰누피라비르(제품명 라게브리오)의 코로나19 치료제 허가 신청을 자진철회했다.
머크는 라게브리오와 관련해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승인 금지 권고에 따라 코로나 19 치료제 허가신청을 철회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용 경구(먹는) 치료제인 라게브리오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보다 효능이 떨어지지만 병용금기약물이 거의 없어 팍스로비드 대체제로 처방돼 왔다.
라게브리오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영국·호주·중국 등 25개국 이상에서 코로나 치료제로 공급되고 있다. 머크는 이번 결정이 라게브리오의 허가 또는 승인이 이미 완료된 국가에서의 사용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은 12세 미만 소아들을 위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현재 12세 미만 소아에 사용가능한 항바이러스제는 점적약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오노기제약은 6~11세 소아 경증·중등도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인 조코바를 하루 한 번 5일간 투여하는 방식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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