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들이 인테리어 시공 현장에 뛰어든 까닭은

 

4년 차 연봉 6000만원

 

한샘, 인테리어 시공인재 직접 채용·양성

인테리어 시공 후 품질 서비스 관리 차원

고연봉·전문 기술직 장점…MZ세대 지원↑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82㎡(약 25평)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현장. 입구에 들어서자 전기톱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잘린 목재들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먼지로 공기는 매캐했고 미세한 나무 부스러기들이 눈을 찔러 따가웠다. 이에 굴하지 않고 두 젊은 작업자들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이들은 종합 홈 인테리어전문기업 한샘의 시공 전문 자회사 한샘서비스 소속 신준혁(26) 사수와 장남연(25) 사수. 20대 중반이지만 어엿한 경력 5년 차, 4년 차 부엌 전문 시공팀 기사다.

 

회사 생활 답답해

(편집자주)

 
MZ세대들이 인테리어 시공 현장에 뛰어든 까닭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장남연(25) 한샘서비스 사수가 주방 선반을 조립하고 있다. 한샘 제공

 

한때 고된 업무 때문에 3D업종으로 여겨졌던 인테리어 시공 기사가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기술직, 고수입 등 장점이 돋보이면서 젊은 세대의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①아무나 할 수 없는 '전문 기술'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점 ②퇴근 후 자유로운 여가 시간 ③철저한 주 5일 근무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 사수가 2019년 인테리어 일을 배우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무직으로 일한 그는 "불필요한 야근, 퇴근 후 회식을 겪으며 회사 생활에 회의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퇴사 후 유튜브에서 본 목공 작업 영상에 흥미를 느낀 신 사수는 목공 학원을 다니다 채용 추천을 받아 한샘서비스에 들어왔다.

 

MZ세대들이 인테리어 시공 현장에 뛰어든 까닭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장남연(25) 한샘서비스 사수가 주방 선반을 조립하고 있다. 한샘 제공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한샘 서비스에서 일하기 시작한 장 사수도 MZ세대가 인테리어 시공 기사에 지원하는 이유로 "일한 만큼 벌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사수가 되면 현장서 책임을 지고 스스로 판단하며 일한다. 또 하나, 파격 대우가 있다. 주 5일 근무 기준 인테리어 비수기엔 한 달 약 300만 원, 봄·가을철 성수기에는 최대 5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그는 "우리 나이 또래 사회 초년생 중 이 정도 급여를 받는 직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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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인테리어를 배우겠다고 나섰을 때 '어린 나이에 버틸 수 있겠냐'는 주변의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다. 장 사수는 "나이가 많다고 힘든 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 않겠냐"며 "힘들어도 꾸준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이제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고 했다. 시공 현장에 도착해 만난 고객들이 "몇 살이냐"며 때론 미덥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때도 있지만 두 사람은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통해 편견을 극복하고 있다. 신 사수는 "어린 사람이 경험이 없지 않겠냐고 걱정하던 고객들도 완성된 집을 보고 잘 됐다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MZ세대들이 인테리어 시공 현장에 뛰어든 까닭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신준혁(26) 한샘서비스 사수가 신발장을 설치하고 있다. 한샘 제공

 

"답답한 회사 생활 'NO'…나만의 기술력 갖고 승부"

대리석, 도배, 욕실, 창호, 장판 등 여러 공정 중 두 사람은 부엌·가구 시공 전 리모델링을 맡는다. 자재를 장이 설치될 공간의 치수에 맞게 재고 받침대를 만들어 재단하고 장을 걸고 경칩을 다는 등 가구를 설치 및 조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전문 교육을 받은 시공 기사의 정교하고 촘촘한 작업이 필요하다. 자칫 실수가 생기면 애써 만든 부엌장에 틈새가 생기거나 벽 사이로 장이 뜨는 등 하자가 생긴다. 부엌장 설치를 맡은 장 사수도 수평자와 연필로 윤곽선을 그리며 진땀을 흘렸다. 기회는 한 번뿐. 긴장된 눈빛으로 원형톱을 들고 망설임 없이 합판을 자르자 천장과 바닥 사이 규격에 딱 맞는 가림막이 등장했다. "재단한 건자재가 딱 맞게 들어가면 희열이 느껴져요." 입에 물고 있던 못으로 부엌장을 고정하며 장 사수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고객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서랍 위치, 거울 방향 등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거울 방향이 왼쪽이에요? 오른쪽이에요?" "바깥에서 보이지 않게 왼쪽에 설치해 달라고 하셨어." 같은 시각 신발장을 설치 중이던 신 사수도 고객의 요구 사항을 받은 인테리어 대리점 대표로부터 확인한 뒤 전동 드라이버를 들고 신발장 문을 고정했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한샘서비스 장남연(왼쪽)·신준혁 사수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샘 제공
 

 

 

젊은 세대 유입 덩달아 증가

한샘은 2021년 시공 전문 교육 기관인 한샘아카데미를 세웠는데 약 8,000명의 시공 기사를 배출했다. 아카데미에서 입문 교육을 마치며 시공 기술자를 보조하는 '조수'로서 6개월~1년 동안 현장 경험 및 실습 교육을 받는다. 시공 능력이 일정 수준에 오르면 시공 전문 기술자인 사수가 된다. 이후 기술을 고도화시켜 한샘의 시공 명장이 되거나 자신만의 회사를 차린다.

 

신입 시공 기사 채용 공고에 지원하는 MZ세대도 줄을 잇고 있다. 2021년 전체 지원자 중 17%가량이었던 20대 비율은 지난해 20%, 올해는 30%로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수습 교육 기간에는 최저 시급만 받지만 나만의 기술을 갖기 위해 한샘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젊은 기사들은 자신만의 기술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어 좋고 이들이 모든 공정을 직접 책임지며 질을 높일 수 있어 회사는 좋으니 윈윈"이라며 "더 많은 지원자들이 시공 기사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돕겠다"고 강조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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