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공사도 무인자동화 시대] 원격으로 굴착하는 무인 불도저: HD현대 ‘콘셉트-X2′

 

HD현대의 ‘콘셉트-X2′

콘셉트-X2 시연… 최대 8500㎞ 거리서 작동

이동욱 사장 “무인·자동화가 산업 바꿀 것”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냐

 

   지난 20일 오전 충남 보령에 있는 HD현대인프라코어(11,010원 ▲ 10 0.09%) 시험장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야외에서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야심 차게 준비한 무인 자동화 설루션 Concept-X2(콘셉트-X2) 시연 행사가 열렸다. 콘셉트-X2(Concept-X2)는 지형 측량부터 기계 조작까지 건설 현장의 모든 작업을 무인화·자동화하려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종합 관제 설루션이다. 지난 2019년 12월 공개된 콘셉트-X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토목공사도 무인자동화 시대] 원격으로 굴착하는 무인 불도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콘셉트-X2 무인 굴착기. 콘셉트-X2 무인 굴착기에는 일반 버킷이 아닌 틸트로테이터 버킷이 장착돼 45도 기울일 수 있고, 360도 회전시킬 수 있다./ 윤예원 기자

 

권용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책임연구원이 시험장 내 관제센터에서 작업수행 지시를 내리자 콘셉트-X2 무인 불도저는 힘차게 흙바닥을 밀고 나가며 지면을 평평하게 했다. 작업계획은 드론을 이용해 현장의 지형을 파악한 뒤 미리 설정한다.

 

 

무인 불도저에는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조종석이 없다. 별도의 콘솔과 조종 장치로 원격 조작할 수 있고 입력값에 따라 상황에 필요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무인 불도저 근처로 사람이 지나가자 저절로 멈추기도 했다. 광각 라이더(Radar)로 사물을 감지해 자동으로 정지하는 ‘E-STOP’ 기능을 추가한 덕이다.

 

무인 굴착기 시연은 실시간 중계로 진행됐다. 굴착기에는 이전 버전과는 다르게 일반 버킷(Bucket·퍼 올리는 기구)이 아닌 틸트로테이터 버킷이 달렸다. 틸트로테이터는 ‘틸트(tilt·상하로 각도 조절)’와 ‘로테이트(rotate·회전하다)’을 합한 말로 버킷을 기울기 45도, 360도 수평 회전이 가능하게 만든 장치다. 이날 무인 굴착기는 틸트로테이터 버킷을 이용해 땅을 브이(v)자 형태로 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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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트로테이터 버킷은 고난도 장비다. 일반 버킷은 조종석에서 지면과의 각도가 보여 쉽게 작업할 수 있다. 그러나 틸트로테이터 버킷은 기울어지고 회전이 된 상태에서는 각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콘셉트-X2가 적용된 무인 굴착기는 고도화된 AI(인공지능) 계획 알고리즘을 통해 현장의 환경을 파악한 뒤 자동으로 틸트로테이터 버킷을 작동한다.

 

[토목공사도 무인자동화 시대] 원격으로 굴착하는 무인 불도저
지난 20일 오후 충남 보령 HD현대인프라코어 시험장에서 원격제어 기술로 굴착기를 움직여 흙을 퍼내고 있다./윤예원 기자

 

콘셉트-X2는 근거리·원거리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이날 굴착기는 원격으로 제어하는 곳에서 약 200m 떨어져 있었다. 조이스틱(조종대)으로 굴착기를 선회시키고 버킷과 붐대를 활용해 흙을 퍼 옮길 수 있는데, 시차는 1초 정도로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근거리는 콘솔을 이용해 2~300m까지, 원거리는 5G 통신망을 이용해 8500㎞까지 작동할 수 있다. 다만 원거리 작동 시에는 작업 위치에 따라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해발 5000m 이상의 고지대 등 험난한 현장에서도 쉽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 겸 기술원장과 김동목 수석연구원은 무인·자동화 시스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기계를 잘 활용하는 숙련자가 되려면 수년의 경험이 필요하다. 건설기계 현장에서 숙련자는 점점 줄고 안전에 대한 요구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앞으로 건설기계 전동화·무인화·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일 오전 충남 보령 HD현대인프라코어 시험장에서 콘셉트-X2 무인 불도저가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무인 불도저는 캐빈(조종석) 없이 입력값에 따라 자동 작업이 가능하다./윤예원 기자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무인 자동화 설루션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이 사장은 “설루션을 도입하기 위해 여러 건설사와 협의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이 설루션을 도입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인 자동화 설루션은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관련 제도가 없어 사고가 났을 때 책임소재를 가리기 힘들다. 원격제어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5G 통신망이 필요한데, 실증사업조차 힘든 지역도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정부와 법제화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또 향후 통신사와 함께 현지 통신망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기술인만큼 실증사업이 먼저 진행될 예정이다. 생산성, 안전성, 환경 등 어느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보령=윤예원 기자 조선일보

 

 

https://youtu.be/An-07PLmb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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