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계 최초 지하철 태그리스(Tagless) 시스템 도입 VIDEO: Seoul Metro launches 'tagless' fare charging system: world first
교통카드 안 찍어도 탑승 가능한 세계 최초 지하철
태그리스 도입 첫날 가보니...
서울시·티머니, 6일부터 우이신설선에 태그리스 도입
서울시와 교통카드 회사 티머니는 6일 오전 6시 부로 우이신설선 12개역(보문역 제외)에 태그리스(Tagless)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지하철에 태그리스를 도입한 사례다.
태그리스란,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할 때 교통카드를 갖다 댈(태그) 필요 없이 통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개찰구 위에 설치한 안테나 장치가 승객 핸드폰의 블루투스 신호를 읽어 자동으로 결제하는 것이다.
당초 8월 1일에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법리 검토에 시간이 소요돼 이날 도입됐다.
그냥 태그리스 게이트를 지나갈 수는 없다. ‘모바일 티머니’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태그리스 시스템과 블루투스를 켜야한다. 기존 애플리케이션이 있었다면, 업데이트를 해야 태그리스를 켤 수 있다.
태그리스는 모바일 티머니와 연동된다. 따라서 우이신설선 내 역에서 태그리스로 지하철을 탑승한 뒤, 태그리스가 없는 환승역(1·2호선 신설동역,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개찰구에서는 모바일 티머니를 찍고 하차하면 된다.
본지 기자가 직접 태그리스 시스템을 사용해봤다. 가방을 메고 핸드폰까지 들고 있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기 어려웠던 기존 지하철과 달리, 편하게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어 편리했다. 핸드폰에선 ‘1250원 결제 완료’와 함께 ‘삑(지하철 개찰구 카드 찍는 소리)’ 소리가 났다. 티머니 관계자는 “장애인이나 발을 다쳐 목발을 짚은 이용객, 물건을 든 이용객이 편하게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태그리스 게이트는 다른 개찰구보다 크기가 크다. 게이트에 다다르면 2m에 가까운 게이트 출입구가 있다. 마치 성(城)의 입구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평균 출입 너비(가로)도 길다. 60cm에 불과한 일반 개찰구와 달리, 태그리스 게이트는 1m에 가깝다. 그래서 유모차나 휠체어를 탄 승객이 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2m 높이의 게이트 출입구는 위치 측정 역할을 한다. 어떤 승객이 태그리스를 사용하는지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티머니 관계자는 설명한다.
티머니 관계자는 “태그리스 시스템은 고속도로 하이패스(hi-pass)와 원리가 동일하다”면서 “그러나 번호판으로 하이패스를 켜지 않은 채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차량을 잡아낼 수 있는 하이패스와 달리, 태그리스는 이를 파악할 수 없어 (이러한 측정 기능을) 도입했다”고 했다.
만약 태그리스를 켜지 않고 개찰구를 지나가면 어떻게 될까? 게이트에서 요란한 경보음이 들리며 가림막이 길을 가로막는다. 이는 개찰구 안에 설치된 10개의 IR 센서가 작동해 부정승차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많은 승객이 이용하기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시간 가량 태그리스 개찰구에 있었지만, 한 명의 승객도 태그리스를 사용하지 않았다. 오전 8시가 되자 한 남성이 이용객들에게 ‘지나가면 결제되는 티머니 태그리스’가 적힌 휴지를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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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머니가 고용한 홍보 인력이다. 그의 역할은 ‘태그리스 알리기’와 ‘태그리스 고객 문의 담당’. 티머니 관계자는 “오늘부터 19일까지 출·퇴근시간마다 태그리스를 알리는 홍보 인력을 둘 예정”이라고 했다.
부정승차도 골칫거리다. 비록 IR 센서로 부정승차를 막기 위한 가림막이 개찰구에서 나오지만, 다리를 들어 올려 통과할 수 있는 높이였다. 다리로 밀어 가림막을 통과할 수도 있었다. 우이신설선 관계자는 “부정승차를 막을 방법이 딱히 없다”며 “시민의식을 믿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아이폰(IOS) 사용자와 65세 이상 노인(대중교통 노인 무임승차)을 위한 태그리스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주요 문제점 중 하나다. 티머니 측은 “앞으로도 태그리스 상용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태그리스 개찰구를 추가 설치하고, 아이폰 이용자와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태그리스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하겠다”고 했다.
안준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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