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공무원 비리 드디어 터졌다!

 

‘英잼버리 개최지 출장’ 부안 공무원들, 손흥민 경기 보고 왔다

부안군 “잼버리 예산 아닌 군예산 써”

 

   새만금 세계잼버리 주최 측이 1000억원대의 예산 대부분을 조직위원회 운영에 쓴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간 투입된 예산 사용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잼버리가 개최된 전북 부안군 공무원들이 ‘잼버리 개최지 및 도시재생 우수사례 연구’를 목적으로 떠난 출장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직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만금 잼버리 공무원 비리 드디어 터졌다!
전북 부안군 공무원들이 2019년 10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다녀온 후 제출한 보고서 중 일부. /국외출장연수보고시스템

 

8일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안군 공무원 4명은 2019년 10월 3일부터 13일까지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다녀왔다. 이들이 출장 후 제출한 보고서에는 여행 목적으로 ‘영국의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 및 도시재생 우수사례 연구’라고 적혀 있다.

 

 

영국 런던에 도착한 이들은 이튿날 버킹엄궁전, 웨스턴민스터사원 등 관광지를 둘러보는데 하루를 소요했다. 일정 3일 차에는 런던 근교의 휴양도시 브라이턴 지역으로 이동해 아멕스 스타디움을 찾았다. 이곳은 EPL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의 홈구장이다.

 

보고서에는 아멕스 스타디움에 다녀온 후 느낀 점에 관해 “지역 특색을 살린 경기장 디자인이 인상적” “운동장과 관중석이 가깝게 설계되어 생동감 넘치는 경기 관람 가능”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우리 군 읍면단위 국민체육센터 등 관련 사업 시행 시 반영 가능”이라고 했지만, 잼버리나 도시재생과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게다가 이들이 아멕스 스타디움을 찾은 날짜도 문제가 됐다. 2019년 10월 5일은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의 원정 경기가 이곳에서 치러진 날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장해 후반 27분까지 뛰고 교체됐다. 토트넘은 0대3으로 패했다.

 

부안군 공무원들이 손흥민의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일부러 일정 중에 아멕스 스타디움을 끼워 넣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따르면 공무국외출장계획서를 미리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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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공무원이 되면 손흥민 경기 세금으로 볼 수 있는 거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2022~2023시즌 기준 브라이턴 경기 관람 시즌티켓 가격은 545파운드(약 91만원)다. 브라이턴의 경기당 티켓 가격은 상대팀과 좌석에 따라 성인 기준 30~72파운드(약 5만~13만원)로 달라진다. 티켓을 구매하려면 먼저 멤버십에 가입해야 하는데, 해외 축구팬의 멤버십 가입 가격은 40파운드(약 7만원)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직접 예약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한다. 이 경우 티켓 가격은 통상 2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부안군 관계자는 손흥민 경기를 관람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잼버리 일정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잼버리 목적의 출장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여행 기간에는 잼버리 홍보 활동을 한 것이며 해당 출장은 잼버리 예산이 아닌 부안군 예산으로 갔다”고 했다.

 

새만금 잼버리 공무원 비리 드디어 터졌다!
2017년 7월 부안군 관계자들이 다녀온 국외출장보고서 제목과 보고서요약, 소감 중 일부.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명목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건 이뿐만이 아니다. 부안군 관계자 4명은 2017년 7월 10박12일 일정으로 크로아티아‧체코‧헝가리‧독일 등 유럽 6개국 국외연수를 떠났다.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적힌 출장보고서 제목은 ‘유럽문화 및 관광산업 등 견학 체험을 통해 우리 군의 문화, 관광 분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세계잼버리 새만금 유치 홍보활동을 하고자 함’이었다. 보고서 요약에도 ‘세계잼버리 새만금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 전개’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보고서의 해외연수 소감에는 “우리에게 있어 10박12일 동안 꿈같은 여행은 이것으로 끝났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잊지 못할 생생한 추억으로 기억된다”며 스스로 ‘여행’이라고 기재했다.

이가영 기자 조선일보

 

 

 

[해설]

 

https://youtu.be/rPCkWZca6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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