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자유 빙하기는 문재인 정권 아니었나: 고민정

 

무자격자 고민정을 좋아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편집자주)

 

고민정 의원을 위한  ‘문재인 정권 언론 탄압’의 진실

 

언론 자유 빙하기는 문재인 정권 아니었나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현재 윤석열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언론 탄압의 정도가 선을 넘어서고 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지난 3월 29일 열린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에서 한 말이다. 그녀는 왜 화가 났을까? 검찰이 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란다. 고민정은 이것이 ‘언론을 자기 입맛에 맞게 바꾸려는 윤 정권의 음모’라며, 준엄하게 말한다. “언론 자유가 왜 중요한지, 전 세계 언론인이 왜 대한민국 언론이 탄압받고 있다고 규정하는지, 윤석열 정권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라.”

 

 
언론 자유 빙하기는 문재인 정권 아니었나: 고민정
일러스트=유현호
 
하지만 언론을 자기 입맛에 맞게 바꾸려 한 자는 따로 있었으니, 그건 바로 문재인 정권이었다. 2020년 종편 재승인이 있던 때, TV조선이 재승인을 따내려면 방통위가 꾸린 심사위원단 평가에서 1000점 만점 중 650점 이상을 획득하고, 중점 평가 항목인 ‘방송의 공적 책임. 공정성’ 항목에서 기준점(210점)의 절반 이상을 얻어야 했다. TV조선은 총 653.39점으로 1차 기준은 충족했지만, 2차 기준인 공정성 항목에서 104.15로 기준점에 아깝게 미달해 조건부 재승인에 그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원래 TV조선의 공정성 점수는 105점을 넘겼지만, 방통위와 심사위원단의 농간으로 점수가 기준점 이하로 조작된 거였다.

 

 

이 사실을 알아낸 감사원은 검찰에 사건을 넘겼고, 수사 결과 방통위 국장과 과장이 구속된 데 이어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광주대 윤모 교수까지 구속되고 만다. 이제 남은 것은 한상혁 방통위원장, 아무리 생각해도 국장과 과장이 방통위원장의 재가 없이 이런 일을 벌였을 것 같지는 않았으니, 한상혁에게 영장을 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고민정은 점수를 조작해 방송사를 길들이려는 방통위를 외면한 채, 이를 수사하는 윤 정권에만 언론 탄압을 외쳐대니, 아무리 고민정이라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닐까?

 

문 정권의 언론 탄압 사례는 이것만이 아니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있었던 2019년 1월, 경기방송의 김예령 기자는 이렇게 질문한다. “현실 경제가 굉장히 얼어붙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통령께서 그 기조를 바꾸시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고요,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회견이 끝나고 소위 대깨문들이 분노한 건, 문통을 왕으로 모시던 그들의 특성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 같은 기자인 KBS 최경영이 ‘학교 교육이 문제다’ ‘더 공부하라’는 비아냥을 날린 것도, KBS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문제는 문 정권 방통위의 치졸한 보복이었다. 김예령의 말을 들어보자. “사장이 날 회사로 부르더니 ‘출입처인 청와대를 떠나 멀리 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어디로 가냐는 질문에 사장이 권한 곳은 한직인 경기 북부였다. 그녀가 납득하지 못하자 사장은 다음 말을 했다. “우리가 재허가 심사받는 중이잖아. 우리 간부들이 방통위에 가면 네 얘기가 자꾸 나온다. 살신성인하라고 하더라.” 결국 김예령은 사표를 냈다.

 

이게 보복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문재인 정부를 너무 쉽게 보는 것이다. TV조선에서 벌어진 점수 조작이 경기방송에서도 벌어졌으니 말이다. 당시 방통위 심사에서 경기방송은 33개 심사 대상 방송사 중 객관적 평가에선 8위에 올랐지만, 심사위원의 의견이 반영되는 주관적 평가에선, 놀라지 마시라, 최하위인 33등에 그쳤다. 점수가 기준 이상이라 황급히 수정한 TV조선과 달리 처음부터 점수를 안 준 거라 형사처벌은 어려울 수 있지만, 친(親)민주당 성향 심사위원이 점수를 고의로 낮게 줬다는 의혹은 피할 수 없으리라. 결국 경기방송은 조건부 재허가를 받고 마는데, 이런 식이면 남은 나날도 고달플 게 예상돼서인지 2020년 3월, 문을 닫고 만다. 다시 김예령의 말을 들어보자. “차를 운전하며 경기방송을 듣는데, ‘시대 변화에 순응 못 하고 종방합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는 거다. 너무 슬프고 한이 맺혀 운전대를 부여잡고 홀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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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례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2019년엔 다음과 같은 일도 있었다. 6월 18일 KBS ‘시사기획 창’은 수상 태양광 패널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내용을 내보낸다. 특히 문제 된 대목은 태양광 패널로 저수지의 60%를 덮은 모습을 보고 문통이 좋아했다는, 농어촌공사 사장의 목격담이었다. “60% 덮은 데를 보고 (대통령이) 박수를 쳤거든. 그러니까 차관이 ‘사장님, 30% 제한 그것도 없애버립시다’ 그래요.” 이에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정정 보도와 사과 방송을 요구했다. 재방송은 불허됐고, 프로그램을 맡았던 시사제작국장은 해설위원실로 발령났다.

 

이렇듯 권력을 휘두르는 것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은 법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중앙일보 남정호 기자가 ‘여사님이 해외 순방을 빙자해 개인적인 욕망을 충족하는 거 아니냐’는, 팩트로 뼈를 때리는 칼럼을 쓰자 청와대 비서실은 즉각 정정 보도를 요구했고, 중앙일보가 듣지 않자 소송을 걸었다. 여사님이 청와대 경호관을 수영 잘하는 이로 뽑은 뒤 1년간 수영 강습을 받았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는 경호처가 소송을 냈다. 둘 다 법원은 언론사의 손을 들어줬지만, 갑자기 궁금해진다. 언론 자유를 그리 중시하는 고민정은 이런 일이 벌어지던 지난 5년을 어떻게 견뎠을까?

 

문재인 정권 내내 얼어붙었던 언론계에 봄을 가져다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정권 교체였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우리 언론들, 특히 공영방송은 여태껏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권력 비판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으니 말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대통령을 망신 줄 수만 있다면 팩트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 작년 9월 있었던 UN 총회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MBC는 대통령이 외국에서, 그것도 사적으로 한 말을 당사자 확인도 없이 왜곡 보도하고, 그걸 기정사실화한 채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에 고자질했다. 여기에 대해 대통령실이 한 것이라곤 해외 순방 때 MBC 기자더러 전용기에 타지 못하게 하는 게 고작이었지만, MBC는 그마저도 언론 탄압이라고 거품을 물었고, 왜곡 보도의 당사자는 슬리퍼 차림으로 도어스테핑에 나타나 “뭐가 악의적이냐?”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이쯤 되면 기자인지 깡패인지 헷갈릴 정도인데, 이런 상황에서도 고민정은 윤 정권더러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란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다. 고민정이, 고민정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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