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술연구원, 세계적 수준 ‘로봇 손’ ㅣ 세계 최초 'AI 기반 물체 조립기술' 개발

 

“종이컵 안 구기고 쥔다”

세계적 수준의 ‘로봇 손’ 개발

 

   지난 20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 사람 손가락 모양의 로봇 두대 앞에 막대 2개와, 막대가 들어가는 구멍이 뚫린 원통 2개가 놓여 있었다. 인공지능(AI)이 탑재된 로봇 손은 스스로 경우의 수를 생각해 물체를 집어 빠르게 조립하기 시작했다. 로봇 손이 물체를 조립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분 남짓. 연구진이 여러 차례 막대와 원통을 무작위로 가져다 놓아도 로봇은 척척 조립해 냈다. 생기원 AI·로봇연구부문 배지훈 박사는 “로봇이 사람처럼 구멍에 맞는 방향을 맞춰 넣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며 “AI가 스스로 판단해 최적화된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기술연구원, 세계적 수준 ‘로봇 손’ ㅣ 세계 최초 'AI 기반 물체 조립기술' 개발

 

생기원은 사람을 안전하게 돕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다양한 도구를 잡고 작업할 수 있는 로봇 기술뿐 아니라 작업자를 돕는 허리 보조 웨어러블 로봇, 가사 돌봄 서비스 로봇, 마비 환자 재활용 로봇, 스마트 팜용 로봇 등이다. 특히 사람 손가락 모양 로봇 손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된다.

 

 

로봇 손 하나로 다양한 작업 수행

배 박사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손은 일반적인 집게 모양의 로봇과 다르다. 실제 사람처럼 엄지손가락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배 박사는 “침팬지는 엄지손가락이 짧아 사람과 달리 도구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로봇은 손가락 4개나 3개로도 충분히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생산기술연구원, 세계적 수준 ‘로봇 손’ ㅣ 세계 최초 'AI 기반 물체 조립기술' 개발

 

로봇 손은 다양한 물건을 잡을 수 있다. 딱딱한 캔뿐만 아니라 얇은 재질의 종이컵까지 망가트리지 않고 쥘 수 있다. 재질뿐 아니라 둥근 과일 같은 어떠한 모양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다. 사람이 물건을 억지로 흔들어도 로봇 손은 계속 물건을 움켜쥔다. 또한 20㎏의 무게까지 들 수 있다.

 

다른 특징은 로봇 손에 ‘힘 센서’가 없다는 것이다. 로봇 손에 달린 카메라로 먼저 물체를 인식한다. 미리 학습한 정보로 대략 어떤 물건인지 파악할 수 있다. 로봇 손이 막대를 구멍에 넣을 때 오차가 있어도 미끄러지듯 구멍에 막대를 넣을 수 있다. 마치 사람이 눈을 감은 채 손끝의 감각으로 물건을 조립하는 원리다. AI가 적용되면서 로봇 손은 최적화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로봇 손은 설계도 없이도 37분 만에 의자를 조립하는 데 성공했다.

 

생산기술연구원, 세계적 수준 ‘로봇 손’ ㅣ 세계 최초 'AI 기반 물체 조립기술' 개발

 

 

로봇 손은 공장의 다양한 공정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개의 손가락을 가진 연구용 로봇 손 기술은 기업에 이전돼 구글·마이크로소프트·현대차 등 전 세계 대학과 기업 등에 150대가 판매됐다. 배 박사는 “공정마다 맞춤형으로 기계를 쓸 필요 없이 로봇 손 하나만으로 모든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장 관리와 효율 측면에서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작업자 돕는 웨어러블 로봇

이 외에도 생기원에서는 사람을 돕는 로봇 기술을 연구 중이다.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은 작업자의 허리나 다리 등 특정 부위에 힘이 가해질 때마다 근력을 보조해 신체가 받는 하중을 분산시켜준다. 작업자는 무리한 힘을 쓰지 않게 되고 육체적 피로감도 줄어든다. 스마트팜 로봇도 상용화했다. 정해진 선로를 따라 움직이는 하나의 자율주행 플랫폼 위에 원하는 용도의 작업대 로봇을 교체해가며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운송 작업대는 집하장까지 무인 이송이 가능하고 방제 작업대는 농약의 자동 분사를, 리프팅 작업대는 높은 곳의 열매 수확과 온실 시설 관리를 도와준다.

 

 

사람이 하기 어려운 작업도 로봇들이 수행한다. 생기원은 바다에서 초속 1.2m로 4~6시간 운용할 수 있는 무게 250㎏급 해양 쓰레기 수거 로봇을 개발했다. 자율주행과 동시에 1㎞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조종이 가능하다. 재난 현장에서 사람을 구할 로봇도 있다. 이 로봇은 최대 200㎏에 달하는 장애물을 옮기거나 22㎜ 굵기의 철근을 절단할 수 있다. 시멘트 덩어리를 깨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어 매몰된 인명을 굴착기보다 빨리 구조할 수 있다.

 

 

이낙규 원장은 “생기원 로봇그룹은 지난 20년간 사람의 작업을 보조하는 로봇에서 사람과 함께 협력하는 로봇 개발로 발전해 왔다”며 “AI를 적용한 첨단 제조로봇 개발을 확대해 중소중견기업 생산 현장에 확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유지한 기자 조선일보

 

 


 

 

세계 최초 'AI 기반 물체 조립기술' 개발

 

난이도,시간,안정성 고려해 스스로

최적의 작업계획 수립·실행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 이하 생기원)이 작업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AI기반 물체 조립기술을 개발했다.

 

생기원 AI·로봇연구부문 배지훈 박사 연구팀은 2020년 자체 개발한 스마트 그리퍼(Gripper) 기술에 인공지능기술을 접목, 주어진 환경에서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 스스로 작업하는 AI 기반의 물체 조립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간형 로봇 그리퍼에 적용,

다양한 현장의 복잡한 작업 수행

 

 

 

스마트 그리퍼 기술은 배지훈 박사 연구팀이 그리퍼 파지기술(Grasping Technology), 조립 알고리즘 기술을 인간형 로봇 그리퍼에 적용해 다양한 물체를 잡거나 조작할 수 있도록 개발한 물체 조립기술이다.

 

 

특히 생기원만의 독자적인 조립 알고리즘 기술인‘손가락을 이용한 팩인홀(Peg-in-hole)’기술을 적용, 대상에 대한 정보 없이도 로봇 그리퍼가 홀의 위치를 파악해 공중에서 정확하게 조립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위치 오차가 있어도 물체를 기울여 홀이 있는 방향으로 미끄러지면서 자체 보정을 통해 조립되는 방식으로, 사람이 눈을 감은 채 손끝의 감각만으로 물체를 조립하는 것과 흡사한 원리이다.

 

특히 손끝에 별도의 ‘힘-토크 센서’를 부착하지 않고도 손가락 관절의 움직임만으로 다양한 물체를 안정적으로 잡고 조작할 수 있어 위치와 힘을 동시에 제어해야 하는 로봇 조립 작업에 적합하다.

 

연구팀은 이후‘AI 기반의 작업계획 및 물체 인지기술’을 개발하고, 스마트 그리퍼 기술과 접목해 복잡한 조립공정에서도 사람 개입 없이 작업할 수 있는 물체 조립기술을 완성했다.

 

최근에는 로봇의 쓰임이 물류, 가사, 식품 등 다양한 현장으로 확장되면서, 정형화된 공정라인을 벗어나 여러 형태의 물체들이 무작위로 배치돼 있는 상황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무수히 많은 작업방법과 순서의 조합을 일일이 프로그래밍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학습된 작업 모델을 토대로 최적의 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수요가 늘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로봇손에‘핸드아이(Hand-eye) 카메라’를 탑재해 무작위로 놓인 물체들의 위치, 자세, 각도 등의 상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물체 인식기술을 구현했다.

 

여기에 개별 작업의 난이도, 소요시간, 안정성을 고려해 단위 작업들의 조합을 최적화 할 수 있는‘스케줄링 AI’를 개발·접목했다.

 

 

 

스케줄링 AI는 가상의 조립 시뮬레이션 상에서 쉽고 정확한 동작에는 높은 점수를, 빠르지만 실패 확률이 높은 동작에는 낮은 점수를 부여하는 강화학습 방식으로 개발됐다.

 

강화학습 기반의 스케줄링 AI는 조립 가능한 모든 조합을 일일이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 없어 연산량이 적고, 빠르게 최적의 작업순서를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조립 대상 물체의 수가 늘어날수록 작업하는 방법과 순서의 조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전문가 수준을 넘어서는‘스케줄링 AI’가 개발됐으며, 이 때문에 인간 작업자의 개입도 줄게 되었다.

 

스케줄링 AI를 탑재한 2개의 로봇 그리퍼와 로봇 팔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무작위로 놓인 팩과 홀을 빠르고 정확하게 조립할 수 있는 최적의 작업스케줄을 생성해낸다.

 

더욱이 사람 손처럼 정밀하면서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 특정 물체에 한정되지 않는 범용 협동로봇으로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하다.

 

 

연구를 이끈 배지훈 박사는 “AI와 로봇이 융합된 성과물로, 알파고에 로봇 손을 결합해 사람 개입 없이 바둑을 두는 상상을 현실화한 셈”이라고 설명하며,

 

 

“대형마트나 물류창고에서의 오더 피킹(Order Picking), 전류가 흐르는 현장에서의 전선작업 등 위험한 현장에 투입돼 작업할 수 있도록 후속 응용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이 개발한 AI 기반 물체 조립기술은 어떠한 형태의 로봇핸드에도 적용 가능하며, 팩인홀 물체조립기술의 경우 2021년 로봇 스타트업 ㈜테솔로(대표 김영진)에 이전돼 연구용 엔드 이펙터로 상용화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관리자

 

https://youtu.be/pFkXk4eJe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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