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대장암 내시경 검사...과연 암 사망률 낮춰줄까...지난해 “사망 예방 효과 없다” 논문 나와

 

 

의료계 논란 과잉 검사 중 하나?

(편집자주)

 

과학계는 논쟁 중

 

대장암은 전 세계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다른 암보다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조기 진단을 위한 내시경 검사가 중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최근 내시경 검사의 효용성을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과학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과학계에서 효과 두고 논쟁 중

내시경 대체할 검사법도 주목

 
출처 : 헬스경향( http://www.k-health.com)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10일(현지 시각) “내시경 검사가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의 발단은 노르웨이 오슬로대병원의 마이클 브레타우어 교수가 지난해 10월 국제 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발표한 논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북유럽 지역에서 8만4585명을 대상으로 대장 내시경의 효과를 추적한 결과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 감소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임상 결과 두고 논란

오슬로대병원 연구진은 참가자를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게 한 그룹과 일반 건강검진을 받은 그룹으로 나눠 사망률을 비교했다. 대장암이 발생한 비율은 내시경 검사를 받은 그룹이 0.98%, 일반 건강검진을 받은 그룹이 1.2%로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에서는 내시경 검사를 받았을 때 0.28%, 일반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0.31%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브레타우어 교수는 “대장 내시경이 대장암 조기진단 검사로 널리 쓰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망률을 낮추는 영향력은 분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당시 연구의 신뢰성이 높지 않고, 내시경이 여전히 대장암 조기 진단에 가장 효과적인 검사 방법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제이슨 도미니츠 워싱턴대 교수는 “오슬로대병원의 실험 과정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한 참가자 증 실제로 검사를 받은 사람이 4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도미니츠 교수는 지금까지 발표된 다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참가자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을 때 효과를 다시 계산했다. 그 결과 대장 내시경을 받았을 때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0.3%에서 0.15%로 감소했다.

 

10년이라는 추적 관찰 기간이 짧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이미 크누센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10년의 추적 기간은 대장암 연구에서는 짧은 편”이라며 “만약 10년보다 긴 시간을 추적했다면 내시경 검사의 효과가 더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슬로대병원 연구진은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당시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지금도 추적 관찰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대장암 검사도 주목

대장 내시경의 효과를 두고 과학자들의 의견이 나뉘고 있는 사이, 최근에는 대장암을 조기 진단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대변 면역화학 검사(FIT)라고 불리는 방식은 대변에 섞여 나오는 혈액 성분이나 DNA를 이용해서 대장암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검사 정확도는 87~95% 정도로 내시경 검사보다 낮지만,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장을 비우는 준비 과정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검사 주기도 내시경 검사가 10년인데 반해, FIT는 1년으로 짧은 편이다. 현재 캐나다와 유럽에서는 대장암 조기 진단 검사로 FIT를 권장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내시경 검사를 활용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대장암 조기 진단 방식 중 환자의 상황과 맞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검진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 유타대 연구진이 2012년 발표한 논문에서는 내시경과 FIT 중 검사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그룹의 검진율은 69%였던 것과 달리 내시경 검사만 받도록 한 그룹의 검진율은 38%로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유타대 연구진은 “검사법의 효과만큼이나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검사받을 수 있도록 하느냐가 암 조기 진단에 더 중요하다”며 “한 가지 검사 방법에만 집중하는 것은 검진율을 떨어뜨리고 암 조기 진단을 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DOI : https://doi.org/10.1056/NEJMoa2208375

JAMA Network, DOI : https://doi.org/10.1001/jama.2021.4417

JAMA International Medicine, DOI : https://doi.org/10.1001/archinternmed.2012.332

이병철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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