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미리 보는 2023 소비자 기술 시장 트렌드
[개괄]
CES의 화두로 ▲메타버스·웹3 ▲모빌리티 ▲디지털헬스 ▲지속가능성 ▲휴먼 시큐리티 등 5가지 꼽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의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CES 2023은 1월5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하는 CES에는 올해 전 세계 173개국의 28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첨단 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2020년 이후 미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대면 행사로 약 10만명의 참관객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CTA는 예상하고 있다. 행사 규모도 전년 대비 40% 커졌다.
출처 : AI타임스(http://www.aitimes.com)
CES에 앞서 살펴보는 ‘2023 소비자 기술 시장’ 전망
트렌드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엔데믹 시대, 글로벌 정치경제적 위기와 함께
변모하는 기술의 역할에 주목
지속가능성 · 디지털 사회 · 모빌리티 · 디지털 헬스 분야, 내년 소비자 기술 시장 이끌 전망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전례 없는, 상상 불가한 것들에 둘러싸인 가운데(BE) 세계 정상의 기술 커뮤니티,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글로벌 기업들과 한자리에 모여(IN), 현재 직면한 위기를 헤쳐 나갈 기술과 그 혁신의 미래를 뽐내고 경험할 시간(IT)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CES다. “BE the one IN the middle of IT all”이라는 인상적인 슬로건과 함께, 2023년에도 어김없이 글로벌 최대 소비자 전자제품 종합 전시회 ‘CES’가 돌아왔다. 팬데믹 탓에 100% 온라인으로 개최됐던 2021년,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기존 대비 규모가 대폭 축소됐던 2022년과 비교해, 다가오는 2023년 CES는 참가 규모 및 전시 콘텐츠 등 모든 측면에서 이전보다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CES의 주최사 CTA(미국 소비자 기술협회)가 매년 CES를 앞두고 내놓는 5대 기술 트렌드 전망은 아쉽게도 이번엔 발표되지 않았으나 CTA가 앞서 전망한 5개년 소비자 기술 트렌드 및 CES 2023의 핵심 주제들로 말미암아 내년 한 해 어떤 기술 트렌드가 우리 삶을 변화시킬지 흥미롭게 예견해본다.
[지속가능성] 인간 안보와 인류의 위기 극복을 위한 기술
세계 곳곳의 정치경제적 대립과 불안정, 그로 인한 각종 자원 공급 부족 문제, 기후 위기로 인한 자연재해와 인권 문제까지, 최근 인류는 그야말로 여러 가지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다시 말해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이전보다 위태로워진 것이다. 이는 이번 CES 2023에서 유엔(UN)의 ‘모두를 위한 인간 안보(Human Security for All, 이하 HS4A)’ 이니셔티브를 특별 주제로 내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산업 분야와 국가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인류의 삶의 질 향상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혁신과 협력에 힘쓰자는 것이 이 HS4A 캠페인의 취지다. CTA는 기술이 인류의 안위와 웰빙을 비롯한 지속가능성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았는데, 과연 어떤 혁신 기술들이 변화를 이끌게 될까?
지속가능성 분야의 핵심 축으로는 인간 기본권 중 하나기도 한 ‘식량 안보(Food security)’ 영역이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불안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식품 및 농업 분야에서는 작물 재배와 식품 생산 과정에서의 효율성, 접근성,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 활용이 늘고 있다. 다양한 기술을 통해 폐기물 발생량 및 물·토양 사용량은 줄이면서도 영양가 있는 식량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식품 유통 과정에서 접근성 향상 또한 유도할 수 있다. 정밀 농업(Precision agriculture), 도시 및 실내 재배업(Urban & indoor farming), 자동화(Automation), 인공지능(AI) 및 머신 러닝 등 첨단기술의 도입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번 CES에서 미국의 농·임업용 중장비 제조기업 John Deere가 기조연설에 참여한다. CES의 매우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지금까지는 주로 전기·전자 기술 분야 기업들이 맡아 온 기조연설에 ‘농업 분야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참여하는 만큼, 지속가능성 및 식량 안보 영역의 중요성이 CES 무대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듯하다. 2022년 CES에서 처음 선보인 John Deere의 100% 자율주행 트랙터는 첨단 카메라 기술로 360도 장애물 탐지가 가능하며 혹독한 기후 조건에서도 독립적인 작동이 가능해 농업 효율성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트랙터뿐 아니라 농작물 분무기(Crop sprayer)에도 자율 기술을 도입해 재배가 까다로운 작물의 수확률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작물과 잡초를 구별하는 정밀 농업 기술을 통해 제초제(Herbicide) 사용량을 대폭 줄여 작물 및 토양의 안전성 확보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인터넷 연결성 확대를 통한 농업 장비 가동률 최적화, 인공지능 및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농작물 관리 등 식량 안보 영역의 발전 분야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사회]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디지털 세상을 위한 기술
작년 하반기, 익숙한 SNS 플랫폼 기업 ‘페이스북(Facebook)’이 메타버스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표명하며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메타가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사명을 단번에 바꾸면서까지 우선시한 메타버스(Metaverse), 최근 많이 회자되는 웹3(Web3)와 NFT, 블록체인(Blockchain)과 가상화폐(Cryptocurrency) 등은 모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환경의 ‘디지털 사회’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들이다. 이러한 기술 요소들은 2023년에도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의 진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CES에서 신설된 새로운 주제이기도 한 웹3와 메타버스, 그 개념을 다시 한번 짚어본다. 우선 웹3란 블록체인과 같은 데이터 암호화 및 탈중앙화 기술에 기반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가 가능해진 차세대 몰입형 인터넷 환경을 일컫는다. 사용자가 여러 콘텐츠를 ‘읽는(Read)’ 웹1과 읽기뿐 아니라 ‘쓰기(Write)’와 같은 상호작용이 가능해진 웹2를 거쳐, 이제 웹3에서는 읽기 쓰기 및 ‘소유(Own)’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웹3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메타버스 구현, NFT 거래 시의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s), 탈중앙화 자율조직의 구성, 탈중앙화 금융 거래 등을 들 수 있다.
웹3가 차세대 인터넷의 ‘원리(How)’라면, 차세대 인터넷의 ‘공간(Where)’은 메타버스가 담당한다.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및 이를 총망라한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이하 XR)에서부터 인공지능(AI), 소셜미디어, 가상화폐 등의 선진 기술로 실현되는 가상의 탈중앙화 공간이다. 이렇듯 메타버스에서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다양한 부분을 결합시킨 완전 몰입식 환경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상의 사무 공간,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소통하는 아바타, 가상의 칠판이나 스크린 등도 우리 삶 속에서 머지않아 목격될 것으로 기대된다.
웹3와 메타버스를 비롯해 가상화폐, NFT, 원격 근무나 원격 학습 등이 모두 포함되는 디지털 사회 및 경제의 영역에서도 다양한 활용 분야들이 주목된다. 웹3의 몰입형 환경과 메타버스의 원격 공간 경험에 필수적인 하드웨어들, 즉 XR 헤드셋(Headsets)이나 디바이스 분야가 대표적인 예이다. CTA에서 올해 7월 발간한 ‘2018~2023년 미국 소비자 기술 산업 연간 전망 보고서(U.S Consumer Technology One-Year Industry Forecast, 2018-2023)’에 따르면, AR과 VR을 비롯한 XR 관련 기기의 미국 내 매출은 2018년 대비 2023년에 약 61%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외에도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핀테크(Fintech), NFT를 활용한 영화 상영, 티켓 예매, 모조품 식별 및 방지, 비디오 게임 캐릭터의 완벽한 개인화(Customization) 등 다양한 세부 분야에 시선이 쏠릴 듯하다.
[모빌리티] ‘전기화’와 ‘자율성’을 핵심으로 나날이 발전하는 운송 기술
한 해의 기술 흐름을 엿볼 수 있는 CES 기조연설 라인업에 이번엔 BMW와 Stellantis, 모빌리티 기업이 무려 두 개나 포함됐다. 이는 차량 및 운송 기술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분야의 브레이크 없는 발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방증으로 보인다. 현실과 가상 세계가 융화될 모빌리티의 미래에 관해 기조연설을 펼칠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차량 메이커 BMW는 ‘궁극적인 디지털 드라이빙 기기(Ultimate digital driving machine)’로서의 비전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속돼 온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요소 ‘전기화(Electrification)’와 ‘자율성(Autonomy)’에 이어, 이제는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디지털화(Digitalization)’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다양한 차량 브랜드의 다국적 합작사인 Stellantis는 깨끗하고, 안전하고, 모두에게 합리적인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비전을 내세우며, 특히 지속가능한 차량 기술을 통해 2038년까지 탄소 배출 넷 제로(Net zero) 목표 달성을 노리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이자 원동력인 ‘전기차(EV)’ 영역은 유례없는 발전을 거듭하며 지금도 이미 ‘전기차 경제(The EV economy)’를 견인 중이다. 이번 CES 2023에서도 배터리, 센서, 레이더, 카메라 등 고도화된 전기차 관련 기술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CTA의 ‘2021년 전기차 시장 현황 및 소비심리 설문조사’에 의하면, 설문 대상 전기차 소유자 모두가 ‘기대치를 충족 혹은 초과’할 만큼 전기차 사용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으며 92%는 다음 구매할 차량으로도 전기차를 고려할 것이라 답했다. 이렇듯 긍정적인 소비자 경험과 지속가능성 추구를 위한 국가·지역별 화석연료 차량 규제 강화 움직임이 맞물려, 전기차 영역은 모빌리티 분야의 필수 요소로 더 굳건히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살펴본 전기차 기술 요소들뿐 아니라 AI, 머신 러닝 등의 첨단 기술까지 융합된 자율 주행 분야나 이를 활용한 물류 및 여객 운송 분야, 뿐만 아니라 드론(Drones) 및 전기 수직이착륙 교통수단(eVTOL)과 같은 에어 모빌리티 분야, 더 나아가 항공 우주 분야, 전기 보트 등 해상 운송 기술 분야까지 미래의 모빌리티 앞에 펼쳐진 변화와 발전이 매우 기대된다.
[디지털 헬스] 피트니스에서부터 진단과 치료까지, 디지털 헬스케어를 위한 기술
기술의 도움으로 의학적 진단 및 치료 방식의 결정 과정을 강화하는 ‘디지털 치료(Digital Therapeutics, DTx)’ 영역은 작년부터 크게 주목받아 온 헬스케어 분야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특히 팬데믹 이후 건강 문제에 관한 인식이 향상되고 헬스케어 수요가 급증한 지난 몇 년간, 디지털 치료 시장은 다양한 신체 및 정신적 문제의 치료와 예방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 관리까지도 도울 수 있다는 장점으로 빛을 발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큰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에도 두뇌와 정신 건강에 집중하는 브레인 케어나 수면 기술 분야 또한 디지털 치료에 내포된 떠오르는 영역들이다.
한편, 비용적인 측면으로 인한 접근성의 한계가 미국 보건 의료 분야의 전통적인 문제점으로 대두되어 온 가운데 첨단기술 덕분에 더 유연하고 간편해져 비용 효율성까지 증대된 오늘날의 헬스케어 시장은 의료 영역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 역시 향상시키고 있다. 가령 단순한 기초 대사량 측정 스마트 워치(Smartwatches)에서부터 처방이 필요 없는 개인 청력 보조장치, 근육이나 관절 통증 해소에 도움을 주는 셀프 케어 패치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웨어러블(Wearables) 기기들은 소비자 의료비용 절감에 다방면으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건강상태 모니터링을 위한 커넥티드 디바이스, 이식형 만성 통증 치료기기, 시력 장애 치료를 돕는 시선 추적 기술 도입 장치, AI 기반의 질병 진단 기술 등도 궁극적으로 의료 및 헬스케어 영역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렇듯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들이 시장에 널리 소개되고 점차 인지도와 수요를 늘려가면서, 이제 전반적인 헬스케어 시장은 전보다 개인적이고, 간편하고, 합리적이며 맞춤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 중이다. CTA의 미국 소비자 기술 산업 5개년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도 특히 건강 모니터링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health monitoring devices)와 개인 청각 보조장치(Personal Sound Amplification Products, PSAPs)의 2021년 대비 2022년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고, 이 증가세는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그 밖에 커넥티드 운동기구(Connected exercise equipment)나 피트니스 활동량 추적기(Fitness activity trackers) 분야의 매출 성장도 인상적인 만큼, 디지털 치료뿐 아니라 디지털 피트니스 영역 또한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시사점
팬데믹을 겪는 동안 소비자의 삶과 기술의 역할에 매우 큰 변화와 혁신이 일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가는 시기인 올해 그리고 내년까지는 팬데믹 당시와는 또 다른 변화들로 가득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 CES에서는 HS4A 이니셔티브와 더불어 ‘지속가능성’ 분야가 새롭게 강조될 것으로 보이며, 디지털 사회를 구현할 웹3나 메타버스와 같은 차세대 기술 영역들의 발전도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주목받아온 전기차, 자율주행, IoT 등의 스마트 기술 등의 고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에어 및 해상 모빌리티와 같은 분야들도 새롭게 주목받을 듯하다.
주최사 CTA의 John Kelly 이사는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다가올 CES 2023에는 전년보다 훨씬 늘어난 4만 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1000개 이상의 신규 스타트업 기업도 포함된다”며 CES의 영향력에 관해 강조했다. 다양한 산업계를 망라한 소매업체, 공급자, 제조업체, 스타트업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며 글로벌 기술 생태계 그 자체를 대표하는 CES. 이번 CES 2023에서 위와 같은 기술 트렌드가 어떻게 선보일지, 또 어떤 혁신의 향연이 다가올 한 해를 채우고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CES와 같은 세계 무대에서도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돋보이는 우리 기업들 역시 어떠한 기술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을지 기대해본다
자료: CTA, CES, John Deere, Meta, Abbott,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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