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첫 방사선 치료 국내 환자 첫 성공 시술

 

방사선 암치료 15분이면 끝?

이대서울병원,

AI기반 방사선 치료기기 '이토스' 도입

 

보통 1시간 이상 걸리는 방사선 치료 시간을 15분 내로 획기적으로 낮춘 인공지능(AI) 기반 방사선치료 장비가 국내 환자 치료에 성공적으로 사용됐다. 방사선 치료로 인해 큰 불편을 겪어 온 많은 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새 장비는 암 세포 부위만 정밀하게 타겟팅해 부작용도 크게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8일 베리안 한국 법인 베리안메디컬시스템즈코리아와 이대서울병원 측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장비 기업 베리안메디컬시스템즈가 개발한 최첨단 의료기기 이토스(ETHOS)를 활용해 지난달 25일 국내 암 환자 A씨에게 성공적인 시술이 이뤄졌다. 이 기기의 보험수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첫 환자인 A씨는 일단 1회 치료에 기존 장비와 비슷한 비용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병원 업계와 암 환자들은 수가 산정 후 비용도 기존 치료 비용과 비슷해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1시간서 4분의 1 수준 단축

암 부위만 정확하게 타깃 가능

이대서울병원 10월 국내 첫 도입

 

AI 기반 첫 방사선 치료 국내 환자 첫 성공 시술

 

베리안 한국 총괄 담당인 최낙훈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AI 기반 적응 방사선치료 장비 이토스는 지난해 국내 허가를 받았고 올해 10월 이대서울병원에 첫 설치됐다”며 “국내 1호 환자 치료가 25일 오후 이뤄진 데 이어 내년까지 3~4대 정도가 국내에 추가 도입돼 국내 암 환자들에게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토스는 이미 미국, 영국, 호주, 덴마크, 일본 등 20여개국에 60대 이상 설치돼 암 치료계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를 통해 환자별 암세포 영상 이미지를 차곡차곡 축적한 다음 암세포가 있을 만한 부위를 자동 선별해 타깃을 좁혀주는 기술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의사가 방사선 치료를 하면 환자의 암 부위를 매번 체크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만큼 치료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최 대표는 “국내에 있는 기존 방사선치료 장비는 암 치료를 위해 일단 방사선을 쏴준 후 암세포 크기가 줄어들거나 변형되는 상태에 따라 다시 촬영을 하고 거기에 맞춰 계획을 수정해 조사를 이어가는 식”이라며 “그만큼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묶여 있어야 하는 시간이 긴 데다 방사선 부작용 문제를 비껴가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첫 방사선 치료 국내 환자 첫 성공 시술

 

그러면서 “이토스는 이와 달리 굉장히 숙련된 외과의사가 정밀하게 나이프를 대는 느낌으로 종양에만 방사선을 쏴주기 때문에 치료 시간을 기존보다 4분의 1로 대폭 단축시킨다”며 “방사선이 종양이 아닌 정상 조직에 조사되는 부분을 최소한도로 줄여주므로 부작용도 획기적으로 낮춰준다”고 강조했다.

 

이토스는 베리안이 2019년 시카고에서 개발을 완료했다. 이미 개발 완료 10여년 전부터 컨셉을 구상해 6~7년간 글로벌 테스크포스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대표는 “미국 뿐만 아니라 스위스 소재 연구·개발(R&D) 센터와 협력해 덴마크에서 첫 테스트를 거쳐 지금의 결실에 이른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어서 임상적 유효성 증명 후 보험·수가 절차를 거쳐 국내에서 널리 쓰이길 바란다”고 했다.

 

베리안은 1948년 설립된 글로벌 방사선 암치료 전문 업체다. 전 세계 70여개국에 진출해 매해 400만 명 환자에게 쓰일 만큼 부동의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엔 2012년 진출했는데 방사선 종양학과가 있는 국내 병원 65%가 베리안 장비를 쓰고, 70% 이상이 이 회사 소프트웨어에 의존한다.

 

AI 기반 첫 방사선 치료 국내 환자 첫 성공 시술

 

최 대표는 “앞으로 10년만 지나도 국내 암 환자 50% 이상이 이토스처럼 AI에 기반한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이미 60% 이상 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는데 반해 한국은 36% 정도이지만 계속해서 그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리안은 이토스를 비롯한 첨단 의료기기가 국내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게 새해엔 의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훈련 기회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국내 주요 20여개 병원을 찾아가 AI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의료기기가 얼마나 치료 시간을 줄여주고 의료 효율을 높여줄 수 있는지 등을 강의, 교육, 트레이닝하겠다”며 “양성자라는 입자를 가속화해 암 치료에 활용하는 수백억원대 기기도 새해엔 국내 도입의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김시균 기자 sigyun38@mk.co.kr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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