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MZ세대 + 4050 모두 잡은 ‘적금 품앗이’

 

MZ도, 4050도 잡았다

요즘 대세 ‘적금 품앗이’

 

  서울 연희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28)씨는 최근 신한은행 ‘쏠메이트적금’에 가입했다. 이 적금은 기본금리 연 1.5%에 우대금리 연 5.5%가 적용돼 최고 연 7.0% 금리를 제공한다.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타인을 초대해야 한다. 적금 가입 시 타인의 초대코드를 입력하는 경우 1.0%포인트(p), 타인에게 초대코드를 제공해 입력받는 경우 1명당 연 1.0%p를 제공한다. 최대 5명까지 친구를 초대할 수 있다.

 

정씨는 회사 동기 다섯명과 함께 적금에 가입해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했다. 정씨는 “최근 예적금 금리가 상승해 뭉칫돈을 굴리기 위해 적금을 찾아보다가 가입하게 됐다”며 “다른 적금은 최고금리가 높아도 우대 조건이 까다로워 최고금리를 받기가 어려운데, 이 상품은 친구 몇 명만 모으면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재테크] MZ세대 + 4050 모두 잡은 ‘적금 품앗이’
일러스트=손민균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상품 금리가 연 7%대까지 치솟자 ‘적금 품앗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적금 상품 가입자가 서로를 추천하고 우대금리를 받는 식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적금 최고금리는 13.7%로, 금리 연 10%대 상품들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도 7%대 정기적금이 등장했다. 한국은행이 올해만 기준금리를 2%p 올린 데다 은행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의 ‘e금리우대적금’은 최고 연 4.77%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 4.07%에 우대금리가 0.70% 적용된다. 이 적금은 가입 고객이 상품을 추천해 피추천자가 추천코드를 입력해 상품에 가입하면 모두에게 0.1%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최대 3명까지 친구 초대가 가능하다.

 

이 상품은 4050대 여성에게 인기가 많았다. 상품 가입자의 68%가 여성이고 이 가운데 4050대가 58%에 달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주부들 사이에서 서로 추천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4050대 여성의 상품 가입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대금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형태로 적금 품앗이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다. kb저축은행의 ‘kb꿀적금’은 가입 기간이 100일인 단기적금상품이다. 연 2.2%의 기본금리를 제공하며 가입금액은 최소 1000원에서 10만원까지 설정할 수 있다.

 

이 적금은 게임요소를 적용한 상품으로 금리 외에도 현금처럼 이용 가능한 리브메이트 포인트(1포인트=1원)를 제공한다. 최대 5만5000포인트까지 얻을 수 있는데, 상품 가입 시 추천인 번호를 입력만 해도 1000포인트, 친구에게 상품추천을 하고 실제 상품 가입까지 이어지면 최대 5만 포인트가 적립된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친구추천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드를 공유한 추천인과 피추천인 모두에게 5000원씩 적립해준다. 단 이벤트 참여를 위해서는 ‘첫거래우대적금’부터 가입해야 한다.

 

[재테크] MZ세대 + 4050 모두 잡은 ‘적금 품앗이’
한 온라인 재테크 카페에 적금 품앗이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고금리 현상이 지속하며 온라인을 통한 적금 품앗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90만 명의 회원 수를 보유한 유명 재테크 카페의 ‘예적금 추천번호’ 게시판에는 ‘OO은행 OO적금 초대코드 공유합니다’라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게시판은 이날 기준 한 달 새 365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는 전달 84개의 게시글이 올라온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게시글이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에서는 적금 품앗이 상품이 신규 고객 유치에 효과적이라고 분석한다. 추천 제도로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타인에게 상품 가입을 권유해야 한다. 기존 고객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게 되는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상품을 직접 홍보하지 않아도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품앗이 적금의 경우 신규 가입자가 갑자기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품을 출시하면 인터넷 커뮤니티나 오픈 채팅을 통해 가입자들끼리 상품을 추천하고 가입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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