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세에도 20년 초과 아파트는 굳건? ㅣ 85년만 철거 앞둔 충정아파트...왜 이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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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집값 하락세에도
'20년 초과' 아파트는 '불패'
올해 상반기 전국 곳곳 주택 시장에서 하락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20년 초과 아파트는 하락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 전후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기준 20년 초과 아파트값 상승률은 0.12%를 기록했다. 1~4월에는 0.17%→0.04%→0.03%→0.14%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보인 적은 있어도 가격이 떨어진 적은 없는 셈이다. 1~5월 기간을 주간 단위로 살펴봐도 20년 초과 아파트값이 보합(0.00%) 미만으로 떨어진 적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6월 1주와 2주에도 각각 0.02%의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원 전국 기준, 1~6월간 상승·보합 유지
신축일수록 하락세↑.."규제 완화 기대감"
이는 보다 연령대가 낮은 아파트들이 1~5월간 순차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과 대비된다. 월간 기준으로 5년 이하와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1월, 10년 초과~15년 이하 및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는 3월에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15년 초과~20년 이하의 경우 4월 소폭 상승했다가 5월 다시 하락했다.
또한 아파트 연령대가 낮을수록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5월의 경우 5년 이하 아파트의 변동률이 -0.40%로 가장 낮았으며 Δ5년 초과~10년 이하 -0.15% Δ10년 초과~15년 이하 -0.10% Δ15년 초과~20년 이하 -0.05% 등이 뒤를 이었다. 1~4월에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20년 초과 아파트가 5월 기준 0.06%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지방은 0.17% 상승했다. 수도권의 경우 나머지 연령대의 아파트는 모두 하락했으며, 지방은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가 0.02%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 전후로 재개발·재건축 관련 공약이 쏟아지면서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진 여파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가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 들어선 윤석열 정부도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령대가 높은 아파트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상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1일 분양가상한제 개선안을 발표하는데, 가산비나 택지비 등의 인정 항목을 확대하는 방안이 점쳐지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현 정부 정책의 초점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맞춰져 있다"며 "이같은 기조가 대상 지역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1096pages@news1.kr
85년 된 아파트 보존하자던 '박원순 코미디'
이 정도로 끝나 다행
도심 속 흉물인 데다 안전 문제까지 유발하는데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고집으로 허물 수 없었던 '충정아파트'를 마침내 뜯어내게 됐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85년 된 이 건물을 철거하도록 지난 15일 결정했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국내 최초의 아파트다. 아파트 이름도 건립자(도요타 다네오) 이름을 딴 '도요타아파트'에서 1967년 '유림아파트', 1975년엔 지금의 '충정아파트'로 두 차례 바뀌었다.
이 아파트는 워낙 낡아 벽에 금이 가고 악취가 진동하는 흉물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지역 유산"이라며 아파트 보존 결정을 내렸다. 근현대 한국인의 생활양식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논리였다.
박 전 시장은 또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강남구 개포주공 1·4단지,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에도 낡은 아파트 한 동씩을 남기라고 요구했다. 사진·비디오는 물론 가상현실을 통해서도 과거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요즘 도심 한복판에 흉물을 남기는 것은 한마디로 '박원순 코미디'다. 노후동 존치에 따른 안전 우려, 주변 경관과 부조화, 사업성 약화 등을 들어 주민들이 반대했지만 서울시는 인허가권을 무기 삼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군사 독재 시절 볼 법한 이런 강압 행정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번에 끝낸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박 전 시장이 추진했던 '재건축 한 동 남기기' 코미디도 오 시장 취임 이후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에서 올해 2월 흉물 철거가 결정됐고 개포주공 1·4단지도 '연탄 아파트' 3개동을 철거하고 휴식공간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반포주공 1단지도 한 동을 허물되 일부 공간을 활용해 역사박물관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건축적·문화적 가치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박 전 시장이 '유산 보존'이라는 명목으로 노후 아파트 흉물을 도심 한복판에 존치하려 한 것은 행정권 남용이자 주민 재산권 침해다. 지역 유산 선정은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다. 그런 절차도 없이 시민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정 독주는 두 번 다시 없어야 한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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