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마당의 대통령 부부 표지석 [김홍묵]

 


청와대 마당의 대통령 부부 표지석
2022.05.30

‘국민 곁으로’ 명분으로 청와대를 개방하던 날. 국민들은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구중궁궐보다 상춘재(常春齋) 앞마당에 놓인 돌덩어리 하나를 발견하고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청와대 마당의 대통령 부부 표지석 [김홍묵]


-대통령 문재인 / 김정숙- 이름을 새긴 반타원형 돌(사진, 출처 네이버)입니다.


아니! 이 무슨 괴이한 일일까? 문패도 땅주인 이름도 아니고, 더구나 송덕비도 묘비도 아닌 석물(石物)이 왜 청와대 마당에 박혀 있을까? 혼자 아무리 생각해도 알 길이 없고, 이 사람 저 사람 물어봐도 한 번도 못 본 해괴한 일이라는 대답뿐입니다. 기념 식수 표지석도 아니랍니다.

 

 



석재는 옛날부터 지배자의 힘과 권위를 과시하기 위한 거대 건축물 소재로 쓰였습니다. 왕궁 황궁의 돌계단 돌기둥 돌난간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아니면 불가사의한 크기의 석상, 종교 상징물이나  적의 침공을 막기 위한 성곽 등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손이 마련하는 묘비 상석 문·무인석 정도이고, 생활 용구로 돌절구 다듬잇돌 댓돌이 있습니다.
그러나 살아있는 권력자가 머물렀던 ‘전셋집’(보증금도 내지 않았지만)에 표지석을 세워 놓고 떠난 일은 우리 헌정사에 없었습니다.

# 이름과 생몰연도만 새긴 드골의 소박한 묘비

-Charles de Gaulle, 1890~1970-
샤를 드골의 묘비명입니다.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운동가, 군사 지도자, 정치가, 작가, 대통령  등 다양한 경력을 가졌지만 드골의 유언은 소박했습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하고, (장애인) 딸의 무덤 옆에 묻어 달라.
-대통령이나 장관의 참례는 사양하고, 2차대전 중 프랑스 해방을 위해 함께 싸웠던 전우들은 참례를 허락하라.
-묘비는 간단하게 하라. 이름과 생몰연도만 써라.

드골은 대통령 퇴임 후 본인은 물론 아내와 가족에게 지급되는 연금도 받지 않고, 대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고 했습니다. 서거 후 유족들은 그가 출생하고 은퇴 후에 살았던 저택을 관리할 여력이 없어 팔았습니다. 저택은 그 지방 영주가 구입한 후 정부에 헌납해 현재는 지방정부가 ‘드골기념관’으로 관리 운영하고 있습니다.


육신도 재산도 남은 것이 없지만 드골은 파리 드골공항, 샹젤리제광장의 동상, 항공모함 드골 등 상징물과 함께 프랑스인의 가슴속에 위대한 애국자로 새겨져 있습니다.

# 전직 대통령 예우 예산 2배 올린 文의 노욕

드골의 소박하고 지고한 애국심과 비교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막장 노욕은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그는 퇴임 엿새를 앞두고 직접 주재한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전직 대통령 예우 규정을 슬그머니 바꿔 놓고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월 1,400만 원 연금소득 비과세(민간인 경우 38% 과세, 532만 원 상당) △전직 대통령 예우 보조금(2억6,000만원→3억9,400만 원) △전직 대통령 비서실 활동비(7,200만 원→1억1,400만 원) △차량 지원비(7,600만 원→1억2,100만 원) △국외 여행비(4,800만 원→8,500만 원) △민간 진료비 1억2,000만 원, 간병인 지원비(4,300만 원→8,700만 원) 등 연간 정부 부담액이 5억 원대입니다.

두 전직 대통령은 국적도 행적도 다르지만 그릇이 다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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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홍묵
경북고,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동아일보 기자, 대구방송 이사로 24년간 언론계종사.  ㈜청구상무,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사무총장, ㈜화진 전무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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