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문재인이 중단시킨 신한울원전 3·4호기...언제 재개될 지 난감

 

‘신한울’ 환경평가, 대폭 앞당길 방법 찾아야

 

文 정부가 건설 중단시켜 

5년 지났다고

환경평가 또 받아야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문재인 정부가 5년 전 중단시킨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이 언제 재개될지 요원한 상황이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엔 신한울 3·4호기가 꼭 필요하다. 2030년까지 가동시키지 못하면 다른 무탄소 전원(電源)을 동원해야 한다. 신한울 3·4호기는 2800MW(메가와트) 설비용량이다. 그걸 대체하려면 서울시 면적 45%만큼의 태양광이 필요하다. 어마어마한 무리를 해야 한다.

 

건설 재개되려면 다시 3년

원자력 생태계 말라죽기를

보고만 있을 건가

 

이런! 문재인이 중단시킨 신한울원전 3·4호기...언제 재개될 지 난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5년째 건설이 중단된 경북 울진군 신한울원전 3·4호기 예정지. 부지 조성이 이미 끝나 있다. 멀리 보이는 것이 신한울 1·2호기. /이진한 기자)

 

신한울 3·4호기는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한 후 건설 허가를 따내기 직전 단계에서 공사가 멈췄다. 부지 조성도 마무리됐고 주(主)기기 제작 등에 이미 7900억원이 투입된 상태였다. 고사 상태인 원자력 산업계의 숨통을 틔워주려면 서둘러 공사가 재개돼야 한다. 그러나 신한울 3·4호기의 착공은 ①전력수급기본계획 수정 ②환경영향평가 재협의 ③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성 심사 등을 거쳐야 한다. ①은 올해 말까지 하게 돼 있고, 그후 ②와 ③의 절차에도 최소한 2년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2025년이나 돼야 착공이 가능하다.

 

 

 

한국 원자력 산업계가 튼튼한 생태계를 유지해온 것은 50년 동안 꾸준히 원전을 건설해왔기 때문이다. 설계~제작~시공~운전의 전 과정에서 기술 인력 양성과 부품 공급 네트워크가 물 흐르듯 했다. 그랬던 것이 문재인 정부 탈원전 공백 5년으로 곳곳에 구멍이 뚫렸다. 발주 물량이 바닥나 숙련공들은 이탈했다. 최대한 빨리 생태계를 복원시켜야 하는데 앞으로 3년을 더 지금 상태로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원자력 산업계가 낙담할 수밖에 없다.

 

착공까지의 행정 절차 중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환경영향평가다. 이미 한번 밟은 절차지만, 환경영향평가를 받고도 5년간 착공하지 않으면 다시 재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법 규정이 있다. 작년 8월 그 시한이 지났다.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는 4계절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공청회 등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환경부와의 협의를 거치면서 보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일련의 과정을 마치기 전에 미리 공사부터 들어가는 것도 금지돼 있다.

 

신한울 3·4호기의 환경영향평가엔 무려 5년(2011년 7월~2016년 8월)이 걸렸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년), 경주 지진(2016년) 등의 영향으로 꼼꼼한 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완공 단계에 들어가 있는 신한울 1·2호기의 경우는 2006~2009년의 3년 동안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됐다. 신한울 3·4호기 부지는 신한울 1·2호기와 맞닿아 있다. 완공 후 원자로 간 거리는 400m 정도다. 1·2호기와 3·4호기는 법률적으론 구분된 부지이지만 기술적으로는 거의 동일 부지 위의 설비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노형(爐型)이기도 하다. 1·2호기에 비해 3·4호기 환경영향평가는 대상 면적이 좀 더 확대됐고 더 촘촘한 간격으로 조사가 이뤄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은 방식의 조사였다. 1·2호기에 대해선 현재 완공 후 사후환경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자료를 3·4호기 환경영향평가에 활용할 여지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3·4호기는 환경영향평가 재협의가 끝나더라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후 건설허가를 따내 착공하면 다시 완공까지 5~7년 필요하다. 절차대로 다 밟으면 아무리 서둘러도 2030년까지 가동은 힘들게 돼 있다.

 

이런! 문재인이 중단시킨 신한울원전 3·4호기...언제 재개될 지 난감
(2018년 11월 원전 주기기 공급 업체인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공장에 신한울 원전 3호기용 부품들이 쌓여있다./김동환 기자)

 

대충대충 과정을 건너뛰자는 말이 아니다. 공무원들부터 그럴 마음이 없을 것이다. 월성1호기 사건으로 여러 명이 다쳤고 당시의 장관, 청와대 비서관, 한수원 사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 절차상 트집 잡힐 여지를 둘 경우 원자력 반대 단체의 소송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나 월성1호기 때는 경제성평가 결과가 원하는 대로 안 나오자 수치를 대놓고 조작한 것이 문제였다. 신한울 3·4호기는 받을 만큼 충분히 환경영향평가를 받아놓고도 다시 한번 그 절차를 되풀이해야 하는 상황이다. 법규에서 정한 과정들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행정 절차의 소요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는 본평가에 앞서 관련 협의회를 구성해 평가의 대상, 항목, 범위 등을 결정하게 돼 있다. 협의회에는 주민대표, 전문가, NGO도 참여한다. 그 협의회에서 신한울 원전 단지의 과거 환경영향평가 이력(履歷) 등을 감안해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는 평가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5년 임기 동안 원전을 못 짓게 손발을 묶어놓았는데, 그 5년 동안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바로 그 이유로 이미 승인을 받아놓은 환경영향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은 문제다. 앞 정부가 박아 놓은 탈원전 대못이 에너지 기간 산업을 말라 비틀어지게 만드는 걸 뻔히 보면서 한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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