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어느 세월에 다 갚나"

 

"30년 상환 숨이 막힌다 빚 어느세월에 갚나"

55세면 직장 나가는데

 

주담대 3억 받으면 원리금 매월 164만원

 

#수도권에 내집을 마련한 40대 직장인 A씨는 마냥 즐겁지 만은 않다. 가용할 수 있는 대출을 모두 끌어다 받은 소위 '영끌'을 했는데 30년을 상환해야 하는 이자부담에 숨이 막히기 때문이다. 최근 주변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데 꼭지점에 달해 집을 산 건 아닌지 불안하기도 하다. 앞으로 일할 수 있는 날이 길게 보면 15년인데 빚은 15년 이상 더 갚아야 하는 상황에 이자 생각만 하면 걱정이 밀려온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취급 중인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 변동금리 조건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연 3.71%~5.21%이다.

 

중소기업 근로자 월급의 67% 빚 상환해야

한은 기준금리 최소 두 차례 더 인상 관측

우리나라 가계대출 70% 이상 변동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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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주담대 3억원을 이 조건으로 빌려 최저 금리를 적용하면 30년 동안 매월 138만원을 상환해야 하고 총 대출이자는 1억9771만원이다. 금리 상단인 연 5.21%에 대출을 한다면 매월 164만원을 갚아야 하고 총 대출이자는 2억9370만원으로 대출원금 3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임금근로자 소득 통계를 보면 대기업 근로자는 월평균 515만원, 중소기업 근로자는 245만원을 벌었는데, 중소기업 근로자의 경우 5대 시중은행 중 주담대 최저 금리(연 3.71%)를 적용해도 월급의 절반 이상인 56%를 집값을 갚는데 써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금리 상단(연 5.21%)으로 대출을 했다면 월급의 67%가 은행 빚을 갚는데 빠져 나간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오른다는 데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까지 거침없이 올리고 있는 데다 연내 추가 인상도 최소 두 차례나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의 70% 이상이 변동금리 대출인 점을 감안하면 영끌, 빚투를 한 경우 금리인상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가계대출 금리는 '대출 기준금리+가산금리'로 결정된다. 대출 기준금리는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근거로 코픽스(COFIX), 금융채·CD 금리 등을 사용한다. 가산금리는 업무원가, 법적비용, 위험프리미엄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며, 신용점수별 예상 손실률 변화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구조의 가장 기본은 한은의 기준금리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 사태로 불황 극복을 지원을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까지 내렸고,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세 차례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는 현재의 연 1.25%에 이르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연 0.50%에서 1.25% 수준이 됐을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이 총 9조6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로 환산하면 금리 상승 전(연 0.5%) 289만6000원에서 인상(1.25%) 후 338만원으로 48만4000원 오른다. 이는 모든 차주가 동일한 비율로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로 산출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마다 편차가 크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주담대 금리 3.63%로 치솟아... 영끌 매수 많은 강북 매물 많아

서울 아파트 사려는 수요는 2년6개월만에 최저치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금리 인상 여파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2년 6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매물이 쌓이면서 아파트값 하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0.01%)은 1년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금리는 연 3.63%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올랐다. 2014년 5월(연 3.63%) 이후 가장 높다. 한은은 “작년 하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서울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89.3으로 일주일 전(91.2)보다 1.9포인트 내렸다. 2019년 7월 넷째 주(87.2) 이후 최저치다. 매매 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시장에서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런 수급 불균형은 최근 1~2년 사이 젊은 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뜻) 매수가 집중된 서울 외곽 지역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금리 인상의 충격에다 대선 불확실성까지 겹쳐 당분간은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는 속도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한국은행이 작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리자 이를 반영해 9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01%로 상승했다. 2019년 3월(연 3.04%) 이후 쭉 2%대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0개월 만에 다시 연 3%대로 올라선 것이다. 이후 연 3.26%(10월), 연 3.51%(11월), 연 3.63%(12월) 순으로 급격하게 대출 금리가 올랐다.

 

 

연 2.59%였던 2020년 12월과 비교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년 만에 1.04%포인트 올랐다. 3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20년간 원금 균등 상환으로 갚는다고 가정할 때 2020년 12월엔 총 이자가 7802만원이지만, 지난달에 빌렸다면 이자 부담이 1억935만원이라는 얘기다. 올해 들어서도 금리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제에 이자 부담까지 겹쳐 집을 사려는 사람에게 금융 여건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대출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시장에선 집을 사려는 수요가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15일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지고서 10주 연속 내림세다.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저렴한 강북 지역에서 매수세 감소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중랑구 아파트 매물은 1327건으로 한 달 전(1113건)보다 19.2%나 증가했다. 용산구 매물도 754건에서 897건으로 18.9% 늘었다. 서울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외곽 지역에 ‘영끌’로 아파트를 장만한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난 원리금 상환 부담에 집을 처분하려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호가를 시세보다 대폭 내린 급매물 빼고는 거래가 안 되니 매물이 쌓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출을 활용해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 절벽’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아직 신고 기간이 한 달여 남았지만, 올해 1월 아파트 거래는 497건에 불과하다. 작년 1월 거래량(5795건)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전세 시장도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보다 세입자를 들이려는 집주인이 더 많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연내에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커 당분간은 매수세 회복이 쉽지 않고, 집값도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중언 기자

손진석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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