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 상식 [방재욱]


코로나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 상식
2022.01.27

확산세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의 하루 확진자 수가 작년 12월 8일 처음으로 7천 명을 넘긴 후 12월 22일까지 확산세가 지속되다가 금년 1월 들어와 3~4천 명대로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2일 확진자 수가 다시 7천 명대를 넘고, 26일(0시 기준) 발발 후 처음으로 1만명 대(13,012명)를 넘어서며 사회적 우려 증대와 함께 우리 일상에 스트레스로 다가와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특정 경험에 대한 반응을 묘사할 때 자주 사용하며, 사건이나 사고 자체에 대해 인용하기도 하는 스트레스(stress)라는 말은 정의하기 쉽지 않은 개념입니다. 스트레스는 삶의 여정에서 계속 겪으며 지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도 있지만, 스트레스는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만병의 근원이 아니라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에너지의 근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은 호르몬의 작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적절한 대응을 위해서는 호르몬에 대한 상식이 필요합니다. 신체적 또는 정서적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신경 자극으로 호르몬 분비 신호를 자극해 혈압을 높일 수 있지만, 혈압의 변화는 호르몬의 항상성 메커니즘 작동으로 조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의 분비와 작용에 대해 조금 전문적인 지식을 도입해 살펴봅니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호르몬은 두 개의 신장(콩팥) 위에 하나씩 붙어 있는 부신에서 분비가 됩니다. 부신은 두 개의 융합된 샘(선)으로 이루어진 내분비 기관으로, 가운데에 위치하는 부신수질과 바깥쪽에 위치하는 부신피질로 구분이 됩니다. 부신수질과 부신피질은 자극을 유발하는 스트레스의 유형,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 그리고 해당 호르몬의 표적세포에 따라 다르게 반응합니다.

 

 


부신수질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대응해 우리 몸이 준비를 갖추도록 해주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이들 호르몬은 신체적 위협, 강한 운동 또는 추위 등의 자극으로 유발되는 스트레스 상황에 대비하는 신체 준비 기능을 갖추어주기 때문에 ‘투쟁 또는 도피(fight - flight)’ 호르몬이라고도 부릅니다. 일상에서 두려움이 감지되면 심장이 더 빨리 뛰고 피부에 소름이 돋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입니다. 그 실례로 깜짝 퀴즈(pop quiz)와 같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직면할 때 이런 스트레스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극도의 즐거움과 같은 긍정적 감정도 같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트레스성이 높은 자극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시상하부의 특정 신경세포를 활성화시켜 신경 신호를 부신수질로 전달해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과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이란 호르몬을 혈액으로 분비하도록 해줍니다. 두 호르몬은 간 세포의 포도당 방출을 자극해 조직 세포에 더 많은 연료를 공급해주며, 혈압, 호흡수 및 신진대사율을 높여 신체의 활동 준비도 도와줍니다. 한 실례로 에피네프린은 뇌와 골격근의 혈관을 확장해 각성 및 스트레스에 대한 근육의 반응 능력을 증가시켜줍니다.

부신피질은 저혈당이나 감소된 혈액량과 혈압에 의해 나타나는 스트레스에 반응해 활성화되며, 신경세포 신호에 반응하는 부신수질과 달리 호르몬의 신호에 따라 반응합니다.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방출 호르몬(releasing hormone)이 뇌하수체 전엽의 표적세포를 자극하면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ACTH)이 분비되는데, 스테로이드 계열 호르몬인 ACTH는 미네랄 코르티코이드와 글루코 코르티코이드로 구분이 됩니다.

미네랄 코르티코이드는 주로 체내의 염분과 수분의 균형 유지에 작용하는데, 그 실례로 알도스테론은 신장을 자극해 나트륨 이온과 물의 재흡수를 도와 혈액량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높여줍니다. 글루코 코르티코이드는 주로 세포에 연료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며, 단백질로부터 포도당 합성을 통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촉진해 혈액에서 더 많은 포도당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신체적, 정서적 스트레스는 면역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심리적 스트레스로 글루코 코르티코이드 수준이 많이 높아지면 호르몬, 신경계 신호 및 면역 체계의 상호 작용이 변해 면역 기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용과는 대조적으로 적당한 운동과 밤에 최소 8시간의 수면은 감염에 대한 감수성을 감소시켜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스트레스는 우리 일상에서 피해나가기 어려운 과제이지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즐겨라!’라는 말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신체를 보호해주며, 스트레스 호르몬은 환경에 대한 인지 강화와 함께 시력과 청력을 향상시켜주며 근육의 활동력도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늘상 감사하는 마음은 스트레스 정화제로 작용하며, 강력한 치유력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감사하는 마음 속에는 미움, 시기, 질투가 없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가 느껴질 때 짜증부리고 화를 내며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우리 일상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코로나19를 스트레스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위드 코로나'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우리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에 대한 관심도 가져볼 것을 제안해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필자의 창작물입니다.
자유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 없이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필자소개

방재욱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수필집 ‘나와 그 사람 이야기’,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해’ 등. bangjw@cnu.ac.kr 

2006 자유칼럼그룹

www.freecolumn.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