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조기폐쇄 공청회 한 번 없었다..."명백한 행정절차법 위반"
월성1호기 조기폐쇄 공청회 한 번 없었다..."명백한 행정절차법 위반"
野의원 "행정절차법 22조 위반",
산업부 "한수원이 결정한 사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지난 6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하는 과정에 행정절차법 위반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 정책이 지역 주민 등에 큰 영향을 줄 때는 반드시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
KBS 뉴스
영구정지 승인도 안난 '월성 1호기 '검사항목 축소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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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절차법(22조)에 따르면 '해당 처분의 영향이 광범위하여 널리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행정청(부처)이 인정하는 경우'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돼 있다. 공청회를 하려면 개최 14일 전에 장소와 시간, 주요 내용 등을 신문 광고나 인터넷 홈페이지, 관보 등을 통해 공고해야 한다. 하지만 한수원은 지난 6월 15일 긴급 이사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하면서 공청회를 열지 않았다. 한수원이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전에 주민 의견을 수렴한 것은 지난 5월 21일과 6월 5일 두 차례 간담회가 전부였다. 참석한 지역 인사는 각각 12명, 22명뿐이었다.
정 의원실의 '행정절차법 위반' 질의에 한수원은 "행정 부처가 아니기 때문에 공청회를 열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간담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도 공청회를 열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월성 1호기 폐쇄는 한수원이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공청회를 열어야 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8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을 발표하면서 "월성 1호기는 내년(2018년) 상반기 중 경제성과 지역 수용성 등 계속 가동에 대한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폐쇄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산업부가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유섭 의원은 "한수원의 두 번째 주민 간담회에 원전산업정책관 등 산업부 원전 담당자 4명이 참석하는 등 월성 1호기 폐쇄 결정 과정은 정부가 주도한 것이 틀림없다"며 "공청회 같은 기본적인 행정 절차를 지키지 않고 주민 의견도 수렴하지 않은 만큼 폐쇄 결정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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