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부진 중동에 단비가...현대건설 잭팟, 6조 5천억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체결 VIDEO: Hyundai E&C awarded record $5 billion contract for Aramco’s megaproject
정부·민간 ‘원팀’ 으로 중국 제쳐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조5000억원(50억달러)에 달하는 플랜트 건설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해외 수주 사상 7번째,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때 윤석열 대통령과 “메가(초대형) 프로젝트 협력을 확대하자”고 합의한 것이 구체적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국토교통부와 현대건설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현대건설이 50억달러 규모의 아미랄(Amiral)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아람코가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과 함께 사우디 동부 주바일 지역에서 추진하는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이다. 특히 주바일은 1976년 정주영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 공격적인 입찰로 유럽 업체들의 벽을 넘고 ‘주바일 산업항(港)’ 공사를 따내 중동 신화를 쓰기 시작한 상징적인 곳으로 ‘제2 중동 붐’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당시 주바일 산업항 수주액 9억6000만달러는 그해 우리나라 예산의 4분의 1에 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양국 경제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두 나라가 공동으로 번영하는 확고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사우디 양국의 신뢰 관계가 더욱 굳건해지도록 정부와 기업은 원팀이 되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민간 ‘원팀’으로 중국 제쳐
현대건설이 이번에 수주한 ‘아미랄 프로젝트’는 원유 정제 과정에 나오는 나프타·에탄 등 저부가가치 부산물을 사용해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 화학제품을 만드는 생산설비를 짓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총 4개 패키지로 나누어 발주된 이 프로젝트에서 패키지 1과 4를 따냈다. 패키지1은 프로젝트 핵심인 MFC(Mixed Feed Cracker·혼합 크래커)를 건설하는 공사로, ‘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165만t 생산하는 설비다. 패키지 4는 저장 시설과 출하 설비 등 주요 인프라를 건설하는 공사다. 패키지 2·3은 이탈리아 업체가 수주했다.
프로젝트 수주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고 한다. 작년 초 입찰 공고가 나온 직후, 특히 중국은 프랑스 등 선진국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부족한 기술력은 외국 기업으로 보완하고, 자신들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으로 계약을 따내는 전략이었다. 더구나 외교적으로 사우디와 중국이 가깝다는 게 한국에는 큰 부담이었다고 한다.
작년 11월 입찰 마감 이후엔 개별 기업뿐 아니라 각국 정부 차원의 물밑 수주 지원도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11월 빈 살만 왕세자와 윤 대통령의 회담 후, 양국 고위급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대형 비즈니스 관련 협의가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원팀 코리아’를 민관 합동으로 꾸려 지금까지 3차례 사우디에 파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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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부 관계자와 아람코 최고 경영진은 한국 관계자들이 방문하면 꼭 별도 면담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사우디는 가격만 보고 계약하는 나라가 아니다. 한국은 신뢰할 만한 나라”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부터 기업과 원팀이 돼 ‘1호 해외 영업사원’으로 나서 수출 드라이브를 건 성과로 본다”고 했다.
현대건설, 50.8억달러 규모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 Saudi Amiral: a petrochemical complex project: Hyundai 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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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중동 붐 잡아라
우리 정부는 ‘제2 중동 붐’ 기회를 잡기 위해 석유화학뿐 아니라 국방과 IT,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 수주 500억불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인프라 건설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월에는 윤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했다. 당시 두 나라 정상은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우리 기업들은 재생에너지·원전 등과 관련해 13건의 투자협정을 맺는 성과를 냈다. 최근엔 이라크 고위 당국자들이 서울을 찾아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이라크 공동위원회’를 6년 만에 열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우리나라 수출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사우디·UAE 등 중동은 훌륭한 위기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신수지 기자 조선일보
Hyundai E&C awarded record $5 billion contract for Aramco’s mega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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