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자재비에 건설사들은 왜 ‘확정공사비’ 카드를 꺼내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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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산정 방식의 문제점
(재건축 · 재개발 시공사 선정기준)
시공사들이 제시한 참여제안서를 보면 최초 제시하는 3.3제곱미터당 공사비를 나중에 증액하겠다는 함정이 여러 곳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공사비가 현재 싼 곳을 선정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 서울시에서 진행되는 정비사업의 경우 내역입찰이 실시되어 단순 공사비 제안이 불가해지자 시공사들이 대안설계, 특화설계, 혁신설계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향후 거액의 증액을 예고하는데도 조합원들은 향후 증액 가능성은 보지않고 현재의 공사비가 싸다는 이유로 선정한다. 그리고, 시공자 선정 이후 조합과 시공자간에 엄청난 증액 전쟁을 하다가 결국은 시공자가 승리하여 증액을 해준다.
출처 개량이 루비의 독후감 이야기 티스토리
"치솟는 자잿값에 분쟁 느니"
'확정공사비' 카드 내민 건설사들
최근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자잿값 인상에 따른 갈등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건설사들이 ‘확정공사비’ 카드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들은 철거를 마친 후 착공에 들어가기 전 시공사와 협의해 공사비를 확정한다. 최근 자잿값 인상에 따른 후폭풍으로 문제가 생기는 곳이 많아지자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공사비를 조기에 확정하는 것을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다.
공사비 조기에 확정이 안전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 부곡동 부곡2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GS건설과 경쟁하고 있는 포스코건설은 ‘2년 6개월 확정공사비’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포스코건설은 착공 예상 시기인 2024년 12월까지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건설은 부곡2구역 재개발 시공사 입찰에 참여하며 GS건설 공사비보다 986억원 높은 7425억원을 제안한 상태다.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평당(3.3m²) 공사비는 579만원으로, GS건설(525만원)보다 50만원 이상 높다. GS건설은 공사비는 낮게 제안했지만, 물가상승률 내에서 공사비를 올릴 계획이다.
부곡2구역 재개발 사업은 부산 금정구 부곡동 279-1 일원 12만5797㎡의 노후 주택가를 지하 4층 지상 최고 30층 아파트 24개 동 1780세대 규모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이 지역은 지난 2008년 10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10년 뒤인 지난 2018년 10월에서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최근 붕괴사고를 일으켰던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확정 공사비를 제안했다. 추후 공사비 인상 요인이 있어도 조합원에게 추가 부담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HDC현산은 최고급 마감재를 적용한 인테리어와 스카이 커뮤니티·수영장 등 호텔급 커뮤니티 적용도 약속한 상황이다.
HDC현산은 지난 2월 공사비 4200억원 규모의 경기 안양시 관양현대 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확정공사비를 내세웠다. 당시 HDC현산은 입찰일부터 변동 없는 공사비(확정공사비), 한도 없이 조합 사업비 전액 무이자 등 5대 확정 제안을 했고, 롯데건설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지난 1월 광주 붕괴사고 후 한달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조합원 과반 이상이 HDC현산의 손을 들어줬다.
HDC현산 관계자는 “확정공사비를 제안한 사업장 전부 자잿값 인상의 우려가 있지만, 조합과 처음에 계약한 공사비 그대로 준공까지 진행할 계획”이라며 “공사비가 상승할수록 회사의 이익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정비사업을 무사히 완료하겠다는 HDC현산의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확정공사비를 제안했다”고 했다.
건설사들이 확정공사비 제안을 하기 시작한 건 최근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대표적이다. 현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공사는 공사비 증액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갈등을 겪다가 지난 4월15일부터 두 달 이상 중단된 상태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도 공사비 증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신반포3차·경남 통합 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 사업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증액을 위한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을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검증 결과 공사비 증액 조정안이 나오면 조합 측은 총회를 통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확정공사비가 조합과 시공사 모두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의 물가상승률 변동폭에 따라 이득이 될 수도, 큰 손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는 보통 착공 전 조합과 공사비를 확정짓는데, 착공에 들어서기 전까지 자잿값 인상폭이 크면 조합에겐 이득이 되지만 시공사는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주식 시장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데, 자잿값 상승률이 얼마나 될지 시공사 입장에서 전망할 수가 없다”면서 “다만, 최근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사업이 늘어지는 곳이 많아 건설사들이 확정공사비를 고려하는 것 같다. 규모가 커서 어느 정도 수익성이 확보되는 경우 확정공사비를 제안할 만하다”고 했다.
김송이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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