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지옥 된 신도시 베드타운...지하철 개통에만 9년 걸려

입주후 지하철 뚫리는데 평균 9년... 교통지옥에 갇힌 2기 신도시


[신도시 제대로 만들자] [下] 교통지옥 된 베드타운


   지난 12일 오후 6시쯤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경의중앙선 야당역에선 “문산행 열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가 계속 나왔다. 경의중앙선은 2009년부터 입주한 운정신도시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철도 노선이다. 그러나 운정신도시 때문에 만든 노선이 아니어서 아파트 단지에서 접근성이 떨어지고, 배차 간격도 길다. 매일 서울 여의도로 통근한다는 주민 최모(32)씨는 “열차 지연이 잦은 데다 열차 한 대 놓치면 15분 넘게 기다릴 때도 있다”며 “주민들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나 3호선 연장선 개통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전 김포골드라인(김포경전철) 김포공항역에서 내린 한강신도시 주민들이 서울지하철 5·9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기 신도시 교통 대책으로 만들어진 이 경전철은 애초 계획보다 6년이나 늦게 개통됐다. 열차가 2량짜리여서 출퇴근 시간마다 안전사고가 걱정될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김지호 기자


철도 등 교통 인프라 부족은 ‘자족 도시’ 목표에 실패한 2기 신도시를 교통지옥에 시달리는 베드타운으로 전락시켰다. 불편한 교통 때문에 ‘직주근접(職住近接)’이 되지 않아 아파트 수만 가구를 지어도 서울로 쏠리는 주거 수요를 분산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4일 3기 신도시 중 마지막으로 인천 계양과 부천 대장의 광역 교통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출퇴근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기 신도시 교통 계획이 정부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0년대 교통 대책을 세운 2기 신도시 대부분이 여전히 교통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 사이에선 “GTX든 기존 지하철 연결이든 정부가 역량을 집중해 ‘신도시에서 직주근접이 가능하다’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야 집값 안정을 위한 공급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주하고 평균 9년 지나야 지하철 개통

김포 한강신도시와 지하철 5·9호선 김포공항역을 잇는 김포도시철도는 2019년 9월 개통했다. 애초 2013년 개통 예정이었는데, 한강신도시 입주(2011년)보다 8년이 늦었다. 2량짜리 무인 경전철로 운행되는데 출퇴근 시간에는 안전사고가 걱정될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한강신도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람이 많아 숨도 못 쉴 정도인데, 코로나 예방 방송은 왜 트는지 모르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경전철이라도 개통한 김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수도권 2기 신도시 9곳의 첫 입주부터 주요 철도 노선 개통까지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보니 평균 9.1년이 소요됐다. 경기도 화성 동탄1신도시가 2007년, 동탄2신도시는 2015년 입주를 시작했지만 아직 서울을 오가는 전철 노선이 없다. GTX-A 노선이 2023년 말 개통 예정이지만, 공사 지연 등을 감안하면 최소 2025년은 돼야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위례신도시(2013년 입주) 교통 대책의 핵심인 위례신사선은 아직 착공도 하지 못했다.




양주 옥정신도시에는 가까운 지하철이 없고, 서울 주요 도심으로 가는 광역버스도 잠실행 하나뿐이다. 옥정신도시에서 서울 강남역으로 출퇴근하는 조모(40)씨는 “입주 8년이 지나도록 왜 강남행 버스 하나 안 생기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승철 운정신도시연합회장은 “정부가 교통을 미리 마련하는 게 아니라 입주민이 몇 년간 불편을 겪고 참다못해 요구를 해야만 찔끔찔끔 개선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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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갈등에 지연되는 사업 많아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수도권 2기 신도시 광역교통사업비 집행은 전체 34조8177억원의 70.2%(24조4461억원)에 그쳤다. 집행률이 가장 저조한 곳은 파주 운정 3지구로 8%에 불과했고, 이어 인천 검단 10%, 위례·평택 고덕이 각각 31% 순이었다.




2기 신도시 교통 대책은 2000년대 후반부터 차례로 정해졌지만, 사업비 분담이나 노선 결정 등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가 갈등을 빚으며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경전철을 제안한 국토부와 일반 전철을 주장한 지자체가 갈등을 빚으며 수년간 지연된 김포도시철도가 대표적이다. 신분당선 2단계 연장(광교~호매실) 사업이나 위례신도시 트램 등은 예비타당성·민자적격성 심사 등을 통과하지 못하며 사업이 미뤄졌다. 조응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도시 개별 교통사업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다 보니 애초 계획보다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며 “대중교통 불편 때문에 자동차 이용이 늘면서 도로 교통까지 막히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택지 개발 계획이 먼저 발표되고 교통 대책이 뒤따라가면 토지 보상비가 커져 경제성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GTX는 2기 신도시뿐 아니라 3기 신도시에도 중요한 교통망인 만큼 지금이라도 사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성유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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