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건설노조 행패 심각...공사 중단사태 이어져...정부는 못 본 체

3개 건설노조 행패에… 공사 못하고 과태료만 760만원


타워크레인 업체 사장의 울분 “노조 신고폭격 등쌀에 못살겠다”

민노총·한노총 노조 들이닥쳐 “크레인에 우리 조합원 태워라”

군소노조 소속 딱 1명 썼더니 14대 투입된 현장 일제히 파업

군소 노조도 똑같이 괴롭혀 “가뜩이나 일감 줄어 어려운데…

경찰·지자체에 하소연해봐도 다들 지켜보기만… 외롭다”


      “당신 때문에 수백만원짜리 과태료 통지서가 줄줄 날아오는데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중소 타워크레인 업체 사장 A씨는 전화 벨 소리가 울리면 수화기 너머로 이런 소리를 들을까 가슴부터 답답해진다. 공사 현장에서 A씨 회사 타워크레인을 사용하는 건설사들에서 걸려오는 전화다. 한결같이 “당신 때문에 우리가 건설 노조들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항의와 하소연이다. 전국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40여대를 운용하는 A씨는 지난 10월부터 매일 10통 안팎의 이런 전화에 시달린다.





‘사태’는 A씨가 지난 9월 수도권의 한 공사 현장과 타워크레인(이하 ‘크레인’) 작업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크레인 10대를 현장에 파견하고 대당 월 1000만원씩 받는 계약이었다. 계약이 끝나기 무섭게 민노·한노 양대 노총 산하 건설노조가 각각 찾아왔다. “크레인에 우리 조합 소속 기사를 태우라”고 요구했다. 크레인 기사의 인건비는 노조 소속이면 월 800만원 선(수도권 기준), 비(非)노조 기사는 월 550만원 선이다. 그럼에도 모든 크레인을 노조에 맡겨 해코지를 피하는 게 업계에선 정석(定石)이다. A씨도 그렇게 했다. 문제는 배분이었다.


양대 노조 외에 한노총에서 갈라져나온 군소(群小) 건설노조 조합원 딱 1명을 채용한 게 화근이었다. 양대 노조의 보복이 시작됐다. A씨 회사 크레인 14대가 들어가 있던 수도권 공사 현장이 한순간 일제히 멈춰섰다. 양대 노총 소속 크레인 기사들이 파업한 것이다. 고층 건물 건설 현장에선 자재를 높이 들어 올려주는 크레인이 멈추면 전체 공사가 멈춘다.


그 다음엔 A씨 회사가 들어간 전국 공사 현장 20여곳에서 ‘무력 시위’가 벌어졌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막는다”며 공사장 입구를 봉쇄하고 일하러 나온 인부를 돌려보내거나, 구청과 경찰 등에 “폐기물 규정을 어겼다” “싱크홀 조짐이 보인다” 등 각종 신고를 넣었다. 현장마다 경찰관과 공무원들이 줄줄이 찾아왔고, 그때마다 공사는 멈췄다. 견디지 못한 현장 건설업체들이 A씨에게 전화로 항의하기 시작했다. 결국 A씨는 3일 만에 양대 노조에 백기를 들었다. 군소 노조 소속 기사를 내보냈다.




이번엔 군소 노조가 가만 있지 않았다. 양대 노조 행태를 군소 노조가 똑같이 이어받았다. 그때부터 과태료 고지서가 현장의 건설사로 날아들었다. 과태료는 문제가 있는 현장에 부과하는 것이므로 현장 건설사가 내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A씨는 일부 현장에 부과된 과태료를 대신 내줘야 했다. “과태료가 부과된 이유가 크레인 기사 문제 때문인 걸 뻔히 아는데 어쩌겠느냐”고 했다. 그렇게 해서 10월 15일 부산 현장 건설폐기물법 위반 과태료 240만원, 11월 11일 대구 현장 건설폐기물법 위반 과태료 120만원, 11월 24일 부산 현장 건설폐기물법 위반 과태료 400만원, 총 760만원을 내야 했다. 과태료 관련 전화는 이달 들어서도 계속 걸려온다.


A씨는 “가뜩이나 건설 경기가 나빠져 죽을 맛인데 노조가 들들 볶아대니 정말 살 수가 없다”고 했다. A씨 회사는 현장에 크레인 1대에 기사를 붙여 넣어주고 월 1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기사 월급을 빼면 A씨가 쥐는 돈은 월 200만원이 채 안된다. 3년 전쯤만 해도 대당 400만~500만원 수준이었지만, 건설 경기 악화로 현장이 줄어들면서 업계에선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A씨 회사도 적자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다. 크레인을 구매하느라 대출받은 100억원의 원리금 월(月) 1억원 갚기도 버겁다. A씨는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보고 견디지만, 한계가 오는 것 같다”며 “경찰에, 지방자치단체에, 고객사에도 하소연해봤지만, 누구도 도와주지 않더라. 외롭다”고 했다.


 

12일 오전 10시30분 서울시 은평구 지하철3호선 녹번역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사진=최동수 기자


# 1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인근 아파트 공사 현장. 차량 위에 달린 대형 확성기에서 "우리 노조원을 고용하라"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귀를 찌르는 소리에 길을 가던 시민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현장 관계자는 "그나마 비가 와서 조용한 것"이라며 "출입구를 막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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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업계에서 이런 일을 겪지 않는 회사는 거의 없다. 인천 소재 크레인 업체 사장 최모(63)씨도 대구 2곳, 용인 1곳 현장에서 A씨와 비슷한 일을 겪는다. 최씨는 “아무 문제가 없는 현장에도 노조가 몰려와 구청 하수과·도로과·환경과 등 공무원이란 공무원은 몽땅 불러오더라”고 했다.


실제로 건설노조 행패 앞에 공권력은 무력하다. 경기 남양주에서는 지난 5월 건설노조가 ‘공무원들이 신고·민원에 불성실하다’며 관공서를 항의 방문해, 공무원들에게서 정식 사과를 받아낸 일도 있었다. 최씨는 “공사를 포기하려 했더니 이번엔 고객사가 ‘새 업체 선정 비용과 시간 손실을 보상하라’고 하더라”고 했다.


건설노조가 과격해지는 배경에 ‘일감 감소’가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건설 인허가 가구수는 2015년 53만건에서 작년 38만건으로 급감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올해는 10월까지 24만건에 불과하다. 건설 현장 수도 그만큼 줄었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경찰은 물리적 충돌이 없는 한 지켜보기만 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경찰·지자체 다 소용없고 지역 주민들이 ‘집회 소음이 너무 심하다’고 민원을 넣는 게 그나마 효과가 있는 편”이라고 했다.

이기우 기자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national/labor/2020/12/16/ZBHFN5CPURD3PHK4WUCYSBNU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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