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규환!...전국 월세, 역대급 상승

전세 없으니 월세로 ‘울며 겨자먹기’…전국 월세, 역대급 상승


11월 전국 매매·전세·월세, 아파트·빌라 모두 상승
매매→전세→월세→다시 매매가 상승…죽음의 트라이앵글


서울 아파트 공급부족과 주택 임대차법(전월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영향으로 심화한 전국 전세대란이 월세가격까지 밀어 올리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 곳곳에서는 아파트·빌라·단독 주택 등 모든 주택 월세가격이 급등했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 유리창에 붙은 아파트 매매가격표를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2일 한국감정원의 11월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10월 0.19%에서 지난달 0.28%로 늘었다. 지난 2015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0.16%→0.28%, 수도권 0.21%→0.27%, 지방 0.17%→0.28%, 5대 광역시는 0.19%에서 0.33%으로 상승했다.

연립주택은 전국 0.05%, 서울 0.06%, 수도권 0.06%, 5대 광역시는 0.01%가 올랐으며, 단독주택도 전국 0.01%, 서울 0.05%, 수도권 0.03%, 5대 광역시는 0.00% 변동률을 보였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품귀현상으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 시장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 실거래가에 의하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는 지난달 26일 전용84㎡A(4층) 매물에서 보증금 11억원에 월세 65만원의 계약이 성사됐다. 한달 전에는 보증금 6억9450원에 월세50만원(25층)으로 실거래되던 곳이다.

보증금과 월세가격이 크게 올라도 매물이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입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전세는 8억9250만원(16층), 13억2000만원(11층), 13억2000(11층) 등 세 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8억원대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했지만, 13억원대는 신규 전세입주를 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서울에서는 전체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등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집계 결과, 지난달 전체 전월세 거래(7690건)에서 월세(3011건)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9.2%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1만6273건 중 4308건) 26.4%에 비해 10% 이상 늘어난 기록이다.

임대차법이 시행하기 직전인 지난 7월(1만8268건 중 4936건)만 하더라도 월세 비중은 27%에 불과했다.

서울 매봉산에서 바라본 송파, 강남 일대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한편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전세가격은 0.66% 상승했다. 이는 7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수치다.

수도권(0.56%→0.74%), 서울(0.35%→0.53%), 지방(0.39%→0.58%) 모두 상승폭이 늘었다. 매매가격 역시 0.54% 오르면서 전월(0.32%)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월세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월세 가격뿐 아니라 전세가격, 매매가격 상승이 모두 맞물리며 악순환을 반복할 것으로 분석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전세에 이어 월세가격까지 높아지니, 차라리 대출을 받아 매매를 하자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실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몰리면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다시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월세가격이 상승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진단이 제대로 돼야 처방도 제대로 나오는 것인데, 정부는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수요자들이 원하는 공급 시그널을 보내거나 지난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이상, 어떤 대책이 나와도 시장 혼란을 잠재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448237?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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