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6년 다툰 ‘500억 담배회사 상대 소송’에서 패소 ㅣ "폐암 환자 10명 중 7명이 흡연자"


건보공단,  6년 다툰 ‘500억 담배소송’에서 패소

    흡연으로 발생한 500억원대의 보험금을 배상하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 1심판결이 첫 소가 제기된 지 6년만인 20일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는 이날 오전 공단이 케이티앤지(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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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흡연으로 인해 추가 지급된 진료비를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공단은 흡연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빅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담배로 인해 진료를 받은 사람에게 지급한 급여를 담배회사가 물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담배회사 행위와 보험급여 지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며 “건보공단이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했다고 해도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해 그 비용을 회수할 여지가 있을 뿐,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한 직접 피해자로서 손해배상을 구할 권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판결 후 건보공단 측은 “항소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도 담배의 피해를 밝혀나가고 인정받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항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승식 기자 choissie@kormedi.com 코메디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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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환자 10명 중 7명이 흡연자… 아직도 담배 피우나요?"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폐암 명의' 가천대 길병원 흉부외과 김건우 교수

폐암은 수년째 국내 암 사망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사람 1만7852명이 폐암으로 인해 사망했다. 전체 암 사망자의 20%가 넘는 수치다. 폐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객혈이나 가슴통증,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나, 폐암에만 나타나는 증상으로 볼 수 없다. 때문에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폐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흡연자일 경우 지금이라도 담배를 끊는 것이 좋다. 가천대 길병원 흉부외과 김건우 교수를 만나 최근 폐암 특징과 치료, 수술법에 대해 들었다.

가천대 길병원 흉부외과 김건우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폐암이 다른 암보다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암이 많이 진행되기 전까지 증상이 없고 효과적인 선별 검사법도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폐암 진단 시 약 50%가 3~4기이고, 수술할 수 있는 경우는 30%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수술로 완치를 기대해 볼 수 있는데,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또 여러 방법으로 치료를 하더라도, 암 성질이 안 좋아 재발률이 높고 생존율이 낮다.

Q. 최근 나타나는 폐암의 특징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 폐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남녀 모두 암 사망원인 중 폐암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단순히 여성 흡연율 증가를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 최근 증가하는 여성 폐암 환자는 비흡연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또 여성 흡연 인구에 비해 여성 폐암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간접흡연,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실내 오염 물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Q. 흡연이 폐암에 미치는 영향은?
폐암의 발병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 중 흡연이 약 7~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계 조사에 따르면 담배를 하루 25개 이상 피운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위험이 25배 높게 나타났다. 흡연량과 폐암 발병률이 상관관계를 보이긴 하지만, 적게 피운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흡연 외에 결핵·폐쇄성 폐질환·폐섬유화증 등 다양한 기저 폐질환들도 폐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궐련형 전자담배나 액상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흡연을 통해 흡수되는 발암 물질로 폐암이 발생하기까지 일반적으로 20년 이상이 소요된다. 때문에 궐련·액상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폐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큰 가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명확히 답하기 어렵다. 다만 어떤 식으로든 폐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미국 등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급성 폐질환이 많이 보고됐는데, 상당 수 환자가 폐질환이 흔하지 않은 젊은 남성(평균 연령 24세)이었다. 이 중 2%는 사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액상 제품들을 분석한 결과 여러 유해물질이 검출됐고, 액상 전자담배가 폐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론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일반 담배의 70% 이상 발생하며, 일부 발암물질은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Q. 흡연 외에 폐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석면·유리·규산·니켈·라돈·미세먼지 등이 있다. 이러한 물질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에 있거나 직업을 가졌을 경우 호흡기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는 게 좋다.

결핵·폐쇄성 폐질환·폐섬유화증 등 다양한 기저 폐질환들도 폐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유전적 요인도 있는데, 가족력이 있는 경우 폐암 발생이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화두인 기후요인의 경우 증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당장 암을 유발하진 않더라도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 일부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속에 폐암에 영향을 주는 물질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Q. 폐암을 조기 발견할 가능성은?
대부분 무증상이 많아 조기 진단이 어렵다. 기침, 각혈, 목소리 변화,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더라도, 단순히 이것만으로 폐암을 의심하기 쉽지 않다. 안타까운 점은 이 같은 증상이 폐암에 의해 나타난 것이라면, 이미 폐암이 많이 진행돼 예후가 불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Q. 어떻게 발견되는지.
건강검진이나 흉부 X선, 흉부 CT 촬영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국가 폐암 조기검진 프로그램으로 저선량 흉부 CT를 실시해, 비교적 조기에 폐암이 진단된 사례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길병원에 내원해 폐암 진단을 받는 환자 수보다 수술 건수(수술할 수 있는 초기 폐암 환자) 증가폭이 큰 것으로 봤을 때, 조기 발견이 증가하고 있음을 체감한다.

Q. 폐암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먼저 흉부 X선 촬영을 통해 폐결절을 확인한다. 폐결절이 발견되면 흉부 CT 촬영으로 폐결절 크기·모양·위치를 파악하고, 악성 종양(암)이 의심되면 종격동 림프절 전이 여부와 타 장기(뼈·부신 등 흉부 CT에서 확인 가능한 부위)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확진을 위해서는 조직을 검사해야 한다. 때문에 폐 결절 위치에 따라 경피적 세침 흡인 생검 또는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조직검사를 통해 폐암이 확진되면 향후 치료 계획을 위해 폐암 병기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뇌 자기 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 촬영(PET)을 통해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전이가 의심되는 부위가 있다면, 그 부위에 대한 추가 조직 검사 또는 영상 검사를 진행한다.

Q. 수술이 가능한 시기는 언제며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초기 폐암인 1, 2기와 일부 3기 환자에게 수술이 시행된다. 병기에 따라 수술만 할 수도 있고, 항암·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폐암이 진단되면 가능한 빨리 수술을 포함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수술 접근법은 전통적인 개흉술과 흉강경 수술, 로봇 수술 등이 있다. 폐는 오른쪽에 3개의 엽, 왼쪽에 2개의 엽이 있는데, 폐암 수술 시에는 암이 있는 엽 단위로 절제하고 수술하는 쪽 종격동 림프절 절제술을 하는 것이 현재까지 확립된 표준 수술 방법이다. 경우에 따라 폐암 침범 위치를 고려해 2개의 엽을 절제하거나 한쪽 폐 전체를 절제하기도 한다. 또 폐암의 크기가 작거나 폐기능이 떨어진 환자 등에 한해 엽보다 작은 단위인 분엽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Q. 최근 수술 방법도 달라지고 있다.
폐암 수술 초기에는 전폐절제술을 했으나, 폐암 수술 후 생존률, 재발률에 대한 여러 연구가 진행된 후부터는 엽절제술과 종격동 림프절 절제술이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 잡았다.



또 개흉술보다는 흉강경 수술과 같이 수술 시 절개를 최소화(최소 침습)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흉강경 수술 시에도 과거 피부 3~4곳을 절개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1~2곳을 절개한 후 수술하고 있다. 이 밖에 비용 등의 문제로 활발하진 않지만, 폐암 수술도 로봇을 이용해서 하고 있다.

Q.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가.
수술은 다른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에 비해 치료 효과가 좋다. 초기에 폐암을 진단해 수술로 완벽히 제거하면 생존율이 높고 완치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3, 4기로 갈수록 수술 역할은 줄어들지만, 이런 경우에도 항암 방사선 치료 전·후 수술의 역할이 생존율, 완치율에 도움을 준다.

가천대 길병원 흉부외과 김건우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폐암을 예방하려면?
폐암을 예방하고 싶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지금까지 만난 환자 대부분이 흡연자였다. 흡연은 간접흡연으로 인해 본인 뿐 아닌 주변인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성공적인 금연을 위해서는 약물, 패치, 본인 의지, 주변지지 등 4가지가 필요하다.



본인이 정말 담배를 못 끊겠다면, 정기 건강검진 시 진행하는 CT촬영을 통해 조기 발견하려는 노력이라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국가사업을 통해 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촬영할 수 있다.

Q. 최근 가천대 길병원 폐센터가 5주년을 맞았다.
2016년 개소한 가천대 길병원 폐센터는 폐암,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중증 폐질환에 능동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폐암 환자의 경우,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등 6~7개 관련과 전문의들과 함께 최선의 치료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폐센터 개소 이전보다 연간 2배에 달하는 폐암 수술과 치료를 시행했다. 폐암 치료에 따른 ▲입원일수 ▲합병증 ▲사망률 ▲재발률 ▲장기 생존률 등 폐암 치료 성적에서도 타 병원 못지않은 수준을 갖췄다고 자부할 수 있다.

김건우교수는?
가천대 의대를 졸업한 후 가천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 흉부외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문 분야는 폐암, 기흉, 종격동 질환, 식도암 등이다. 다양한 흉부외과 질환을 흉강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로 접근해, 수술 합병증 감소 뿐 아니라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근육 감소증과 암 환자 치료 합병증, 예후 등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1/13/20201113023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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