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류 시대의 단상 [방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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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 시대의 단상

2020.11.18

현생인류를 지칭하는 생물학적 학명(學名)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사람’을 의미하는 속명(屬名) 호모(Homo)와 ‘지혜로움’을 일컫는 종명(種名) 사피엔스(sapiens)의 합성어로 '지혜가 있는 사람'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세상사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류사회 문화가 크게 바뀌며,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나 ‘사피엔스’를 변화에 적응하는 말로 바꾸어 신인류 시대를 지칭하는 신조어들이 많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급변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 적응하는 신인류를 지칭하는 신조어들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요.

종명 사피엔스를 바꾸어 신인류를 지칭하는 신조어들은 100세 시대를 사는 현대인을 지칭하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s), 일과시간 내내 의자에 앉아서 지내는 호모 체어쿠스(Homo chaircus), 휴대전화 모바일폰(mobile phone)의 사용에서 유래한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 드라마 즐김에 빠져 들고있는 호모 드라마쿠스(Homo dramacus), 미세먼지를 두려워하며 생활하는 호모 더스트쿠스(Homo dustcus) 등에서 보는 것처럼 매우 다양합니다.

속명 호모를 바꾸어 신인류를 지칭하는 신조어로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와 ‘코로나 사피엔스(Corona sapiens)'가 대표적입니다.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최재붕 저, 2019)가 발간되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바뀔 사회에 적응하는 신인류를 지칭하는 ‘코로나 사피엔스'(최재천 등 6인 공저, 2020)도 발간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앞으로 지구상에 생존하게 될 신인류에 대한 이야기를 포노 사피엔스와 코로나 사피엔스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포노 사피엔스’ 책 표지에는 "‘뜨는 것들’ 뒤에는 ‘포노’들이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새로운 부의 창출 ★새로운 행동의 표준 ★새로운 마켓의 중심이라는 내용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포노 사피엔스는 2015년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말입니다. 포노 사피엔스에서 ‘포노(Phono)’는 언제 어디서든 디지털 접속이 가능해지고 있는 스마트폰(smart phone)에서 유래한 말로,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담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를 '포노'로 바꾸어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신인류를 ‘지혜롭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으로 지칭한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온 포노 사피엔스가 일상에서 카톡은 물론 인터넷, 유튜브 영상, 카드 결제 등을 스마트폰에 의존하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나 디지털 플랫폼에서 지내는 시간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사람의 유전자(DNA)는 생존율이 높은 쪽을 선택하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법칙을  따르는데, 코로나19 사태의 지속으로 스마트폰 중심의 언택트(untact) 생활 분야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언제 어디서든 디지털 접속이 가능해지고 있는 스마트폰 시대에 생존하게 될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가 ‘디지털 문명시대’의 주인공 역할을 정립할 때입니다.

‘코로나 사피엔스’ 책의 표지에는 “코로나19 이후 인류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신세계에서 살아갈 우리를, 감히 코로나 사피엔스라 부른다.”는 글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무엇이 남고,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사라지는가. 전 지구의 삶을 관통하는 놀랍도록 대단한 통찰이 펼쳐진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많은 석학들이 코로나19 사태로 평소 당연하던 일들이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바뀌며, 인류의 삶이 코로나19 이전의 삶과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마무리되고 나면 세상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신인류 코로나 사피엔스의 세계사가 ‘BC’와 ‘AD’가 아니라 ‘BC’와 ‘AC’로 나뉠 것이라는 예측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이전’인 기원전을 의미하는 BC(Before Christ)와 ‘주님의 해(年)’란 의미로 예수 탄생 이후인 기원후를 일컫는 AD(anno Domini)가 ‘코로나 이전’을 의미하는 BC(Before Corona)와 ‘코로나 이후’를 지칭하는 AC(After Corona)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과 후가 인류사회 문화의 변곡점이 되어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전례 없는 변화가 발생해 ‘문명의 대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포노 사피엔스와 코로나 사피엔스는 코로나19 이후 일하는 방식, 일상생활 양식, 가치관, 철학 등이 크게 바뀌면서 새로 열리고 있는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야 할 신인류입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언택트 문화로 ‘디지털 경제’의 ‘디지털 문화’ 의존도가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에 포노 사피엔스가 제대로 적응해 생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삶의 목표 설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일상에서의 건강과 보건도 개인 차원을 벗어나 범사회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신인류 코로나 사피엔스가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방역시스템 구축에 대한 범인류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해 강력하게 추진할 때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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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방재욱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수필집 ‘나와 그 사람 이야기’,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해’ 등. bangj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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