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BIM 적용 전망


설비 BIM적용 ‘유망’…현실적 문제 풀어야


설비공학회, 건물생애주기 BIM 적용 학술강연


    대한설비공학회(회장 박진철) 에너지부문위원회(위원장 김영득)가 지난 7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건축기계설비 생애주기의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활용’을 주제로 학술강연회를 개최했다.




강연회는 △BIM 개요 및 국내·외 현황(김언용 한양대 교수) △설계단계 BIM 적용현황과 발전 가능성(김운용 파란이엔지 대표) △시공단계 BIM과 활용사례(이주영 삼성물산 책임) △BIM DATA를 활용한 유지관리 플랫폼(강정모 한일엠이씨 이사) 등으로 구성됐다.


김영득 대한설비공학회 에너지부문위원장. 




김영득 위원장(인덕대 교수)은 인사말을 통해 “포스트코로나, 한국판뉴딜정책 등 대한민국 산업계가 변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조설비 역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라며 “미래건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BIM은 건축기계설비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지만 설계, 시공기업 중 일부 대기업만 BIM 기반 업무수행이 이뤄지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람직한 건물운영과 에너지절약이라는 명분에 접근하기 위해 BIM설계, 시공, 유지관리가 이뤄질 필요가 있는지와 이뤄져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학술강연회를 마련했다”라며 “이번 학술강연회를 기반으로 필요성을 판단해 향후 강습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력양성이 원만히 이뤄지면 BIM 기반 설계, 시공, 유지관리 정착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언용 한양대 교수. 


BIM, 공정·유지관리 포함 5D모델링으로 발전할 것

김언용 한양대 교수는 ‘BIM 개요 및 현황소개’ 발표에서 “BIM은 CAD 프로그램 개발사 중 하나인 오토데스크(Autodesk)가 제안한 신조어라고 알려져 있으나 또다른 주장은 1970년대 말 이스트만(Eastman)이 만들어낸 신조어라는 주장도 있다”라며 “기계분야 등에서는 이스트만이 제시한 ‘Building Product Models’ 개념에서 Product Model의 의미가 데이터모델 또는 정보모델의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논리를 기반으로 BIM을 해석하면 AEC산업계의 생산품의 데이터모델 또는 정보모델을 만드는 일련의 행위라고 볼 수 있다”라며 “이와 같은 개념에 충실한 최초의 프로그램은 1987년 출시된 그래피소프트(Graphisoft)의 아키캐드(ArchiCAD)가 있다”고 밝혔다.


BIM 용어사용 이전까지 데이터모델 또는 정보모델이라는 개념은 3D기반, 객체지향, AEC용 등의 용어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BIM이 특정 툴이나 플랫폼을 지칭하는 의미라기 보다는 보다 상위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BIM은 3D기반, 객체기반, 파라메트릭 기술 등이 적용되고 있으며 이중 파라메트릭 기술이 핵심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파라메트릭 기술은 그래픽과 기하요소들을 정의하고 조정할 수 있게 해 이들 요소가 가진 다양한 매개변수를 기반으로 각각의 관계들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다.


BIM은 파라메트릭 기술을 통해 텍스트 및 수치기반 정보와 그래픽 요소들을 건물모델 내에서 통합한다. 건축형태 데이터모델이 기하형태 데이터모델에 비해 풍부한 도메인 정보를 갖고 있으며 파라메트릭 기술은 텍스트 및 수치기반 정보와 그래픽 요소를 통합한다.


융도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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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소프트웨어(S/W)라기 보다는 프로세스라는 점이다. BIM은 건축계의 생산성향상을 위해 등장했다. BIM은 살아있는 정보와 환경조건의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며 특정 디자인이 적용된 근거라는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BIM을 통해 데이터를 활용한 비판적인 분석이 가능해지며 새로운 협업방식을 통해 건축가와 엔지니어 간 협업이 가능하다.




BIM은 2D 도면을 시각화·디지털화 한 3D모델로 인식되고 있으며 시간이라는 공정정보를 포함한 4D, 준공시점 이후 유지관리를 포함한 5D로 발전하고 있다. 기술발달에 따라 3D모델과 공정정보를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 뉴욕 플톤 스트리트 환승센터, 샌프란시스코 베이브릿지 등 프로젝트와 같이 4D 캐드를 활용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이에 더해 현황분석을 위한 레이저 스켄데이터와 BIM 모델을 통합하고 지하시설물 관리를 위한 GIS모델을 통합하게 되면 5D 캐드가 가능해진다. 덴버 국제공항, 인천 국제공항 등에 5D 방식이 도입됐으며 특히 인천국제공항은 공간자산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통합공간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발표 이후 BIM 개념 발전에 따른 설비분야의 BIM관련 방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김언용 교수는 “플랜트 등 분야에서 BIM을 높은 수준으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설비측면에서도 기술적인 부분은 모두 해결됐다고 본다”라며 “건물의 신경망, 혈관 등을 담당하는 설비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적용할 필요성이 커 앞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운용 파란이엔지 대표. 


설계분야 BIM 적용 ‘도입기’

이어 김운용 파란이엔지 대표는 ‘설계단계 BIM 적용현황과 발전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설계단계에서 BIM 요구사항은 발주기관에 따라 상이하다. 조달청과 LH는 △BIM 모델 △간섭보고서 △도면화 △공정관리 △유지관리 △물량산출 등을 모두 요구하고 있다. 이중 발주처에 따라 비용을 고려해 간섭보고서, 유지관리 등 1~2개 항목을 제외하기도 하며 BIM모델, 간섭보고서 등만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 △BIM 모델 △도면화 △공정관리 △유지관리 △물량산출 데이터·보고서만을 요구하고 있다.


도면화는 3D모델 도면에서 2D 캐드도면을 추출하는 것이다. 설비측면에서는 표현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2D도면을 추출하더라도 BIM 모델링과 90% 이상 동일한 수준에서 도면화가 가능하다.


물량산출은 기존 2D도면 활용 시 할증률을 적용하던 관행과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데이터기반의 BIM에 따라 설비용량의 오차율이 적어지면서 기존 2D방식의 설계에 비해 적용수량이 감소한다. 각각의 장비가 3D로 모델링되다보니 임의로 할증을 적용하기도 어려워 건설사·시공사와 협의해 2D기반 할증률과 3D모델 적용물량 사이의 차의를 맞춰가는 실정이다.


유지관리항목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에서 제공하는 파라메터를 이용해 속성정보를 입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운용 대표는 “공정관리는 각 공종별로 시간에 따라 공정을 비교하며 공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고 있으며 홍보용 동영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라며 “간섭보고서 역시 BIM은 기본적으로 간섭이 해결돼서 나와야 하는 것인 만큼 필요성이 낮음에도 발주처가 요구하기 때문에 일부러 간섭을 만들고 이를 해결했다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편법도 행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분야에서 BIM 적용 시 주지해야 할 개념은 LOD(Level of Development)다. 장비의 모델을 얼마나 상세히 기입하는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LOD 100(2D평면) △LOD 200(개략형상) △LOD 300(전체형상) △LOD 350(상세형상) △LOD 400(유지관리 속성) 등 순으로 구체화된다. 현장에서는 통상적으로 기본설계 시 LOD 300, 실시설계 시 LOD 350 이상이 적용되고 있다.


김운용 대표는 “정부가 발표한 공공건설분야 BIM 로드맵은 현재를 도입기로 분석하면서 향후 통합화, 자동화, 지능화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계획 중”이라며 “자동화는 AI를 통한 설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아직 구현이 어렵고 이후 검증까지 이뤄져야 함을 감안하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획기적인 생산성 개선 측면에서 보면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주영 삼성물산 책임.


시공단계 BIM 활용여건 미비

김주영 삼성물산 책임은 ‘시공단계 BIM과 그 활용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책임은 “KB 국민은행 통합사옥 신축공사 현장은 BIM 의무대상이 아니었음에도 상당한 수준의 BIM 프로세스 적용을 주문했다”라며 “0.1점 차이로 당락이 가려지기도 하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배점표에서 BIM에 5점을 배점한 특이사례”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 통합사옥은 오피스시설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했으며 한미글로벌이 CM을 맡았다. 지하 6층~지상 25층, 연면적 6만7,683㎡ 규모로 건축됐고 열원설비는 △터보냉동기 300RT 2세트 △빙축열 243RT 2세트 △지열히트펌프 153RT 2대 △열교환기 148만5,000Kcal/h 2세트, 공조설비는 기준층에 △AHU △수냉식 FCU(외주부), 로비·포디엄에 △AHU △FCU △컨벡터, 위생설비는 △부스터 가압펌프 △순간급탕 중온수 공급방식 등이 적용됐다.


발주처는 BIM을 통해 △적기 준공을 위한 공사 중 리스크 사전검토 및 관리 △공정·안전·물량·설계검토에 대한 의사결정 △BIM기반 공정관리 △BIM기반 공사비 관리 △시공정보 입력 BIM 데이터 작성 등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시공사는 BIM관련 업무범위를 △해당 공정보다 BIM이 선행할 수 있도록 관리 △매월 진행·예정공정 점검을 위한 3D·4D·5D 모델링 △각종 미팅 및 공정회의 시 의사결정을 위한 시각화자료 작성 △설계변경 및 사전 시공성검토 결과 실시간 수정·반영 △예정공정에 사전 시공성 검토 △시공과정에 대한 구체적 시퀀스모델 작성 △시공 실행정보 입력 등으로 설정했다.


시공단계에서 BIM관련 업무범위를 2가지로 요약하면 △대갑업무 △현장지원업무 등으로 나뉜다. 대갑업무는 △설계검토 △공정시퀀스 △정보입력 △레이저스캐닝 △성과물관리 △보고업무 등 발주처와의 의사소통이 해당된다. 현장지원업무는 △시공성·안전검토 △코디네이션 △대안검토 △도면작성 △물량산출 △대관·민원대응 등 실제 공사현장에 활용되는 BIM 프로세스다.




그러나 시공분야에서 BIM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도출됐다. 간섭보고서 검토 결과 지하주차장의 수벽오류, 구조체 레벨오류, 도서레이아웃과 배치레이아웃 불일치 등 수백건의 오류가 발생했다. 


또한 설비부문에서도 설비설계 시 빙축열·지열·소화가스·제연 등 특수공조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제연덕트 누락에 따른 실링공간부족 문제가 발생했으며 바닥공조 적용 시 액세스프로어 하부 지지철물의 간격을 고려하지 않아 덕트 합관부에서 하지철물의 간섭이 발생했다.


김주영 책임은 “최근 4D, 5D 모델링 개념도 등장하고 기술적으로 문제 없는 듯 정보가 공유되고 있지만 실제 시공현장에서는 제약이 많고 현실적이 어려움이 산재해 있다”라며 “설계단계에서 BIM 활용목적은 디자인 정합성, 법규검토, 시뮬레이션, 부하계산, 에너지효율 등이지만 시공단계에서는 실제 시공이 가능한지 시공성 검토가 가장 크다”라고 밝혔다.


이어 “예컨대 설계사는 도면이 중요하니 완성구조체 위주로 모델링하지만 시공사는 물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완성체의 재질, 물성이 모두 필요해 모델링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라며 “설비설계사는 통상 부하계산, 시스템설계, 계통설계 전문가이기 때문에 실제 시공현장의 오차, 구조물과의 간섭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김 책임은 “BIM 프로세스가 설계·시공·유지관리 등 건물생애주기 단계별로 선형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라며 “기술적용의 목적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ROI가 합리적이려면 현장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 궁극적으로 발주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 혜택이 무엇인가에 대해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정모 한일엠이씨 이사. 




BIM·BEMS 플랫폼 결합 유지관리 효율 향상

강정모 한일엠이씨 이사는 ‘BIM DATA를 활용한 유지관리 플랫폼’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건물 유지관리의 방향은 BIM, IoT, 빅데이터, BEMS, 머신러닝 등 기술을 융합해 운영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진화학습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라며 “한일엠이씨는 BIM과 BEMS를 연계한 유지관리 플랫폼을 개발, 효과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가능케 한다”고 밝혔다.


‘BIM+BEMS 플랫폼’은 △디지털트윈 IoT 플랫폼 △FMS·EMS·BEMS 데이터 △BIM·운영 통합 △HVAC 최적제어 △장비고장 △소모품 교환 △거주자 편의서비스 등 기능을 탑재했다.


실물 건축물에 부착된 IoT 기기, 센서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운영데이터를 디지털트윈 건축물에 전송하며 디지털트윈은 운영히스토리, 유지관리 히스토리, 캐드모델 등을 활용해 자동적으로 실물 건축물을 제어한다. 이와 같은 과정의 연속을 통해 실물건물과 디지털트윈이 실시간으로 동기화되며 자동적으로 유지관리·제어가 가능하다.




BIM+BEMS 플랫폼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포스코타워에 적용, 활용되고 있다. 건축물에 적용된 설비는 디지털트윈의 설비객체와 연결돼있으며 설비의 △기본정보 △상세정보 △설치정보 △점검정보 등이 등록돼 실시간 데이터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


건축물의 공조기 인버터 운전그래프, 층별 CO₂ 농도, 층별·조닝별 온도, 공조기 상태정보 등을 감지해 설비를 제어하게 되며 설비의 운전패턴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민원 및 관련정보를 확인하고 평면도 등과 교차대조함으로써 운전실태와 고장예측 등 설비관련 알람을 발생시킬 수 있다.


강정모 이사는 “BIM+BEMS 플랫폼을 통해 건축물 자산가치 향상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임대수익률 향상이 가능하며 고장감지 진단, 운전 최적화 등으로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라며 “임차인도 유지비 절감과 함께 투명한 관리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어 민원해소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칸


https://www.kharn.kr/news/article.html?no=13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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