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계약갱신청구권’ 써라 ...버티는 세입자...왜?


집주인 "쓰라" 세입자 "나중에"…계약갱신청구권 행사 '반전'


"가급적 빨리 쓰게하는게 유리"

임대인들, 청구권 사용 압박에

세입자들은 "아껴두자" 손사레

전세난 심화 우려에 상황 역전


#. 경기도 한 신도시에서 3억 5,000만원에 아파트 전세를 내주고 있는 집주인 A 씨. 초기 입주단지를 2년 전 저렴하게 주느라 지금은 주변 시세와 2억 5,000만원 가까이 격차가 벌어져 있다. 이런 와중에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전셋값을 5% 이상 올리지 못하게 됐는데, 올 연말 만기를 앞둔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고 전셋값을 1억 5,000만원 정도 올려주겠다”고 먼저 제안해 왔다. A 씨는 “이번에 덜 받고 차라리 2년 뒤에 내보내는 게 낫다”는 주변 조언이 많아 고민 중이다.


‘임대차 3법’을 두고 임대인과 임차인의 손익 계산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집주인들은 청구권 사용을 권하고, 세입자들은 ‘안쓰겠다’며 손사레를 치는 반전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불안정한 규제 여파로 전세난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때문에 청구권을 최대한 아껴두자는 인식이 세입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어서다. 반면 집주인들은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되도록 청구권을 빨리 사용하도록 하는 게 유리하다며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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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계약갱신청구권’ 써라 

지난달 서울 광진구의 한 단지에서는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8억 원에 전세 계약 체결됐다. 이 가구는 2년 전인 2018년 8월에 6억 2,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전월세상한제 상한폭인 5%를 훌쩍 넘겨 재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 하에 청구권 사용을 하지 않고 주변 시세대로 재계약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세입자들이 모인 오픈채팅방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금은 전셋값을 올려주더라도 청구권을 쓰지 않고 재계약을 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다. 2년 내 이사 계획이 있다면 모를까, 괜히 청구권을 사용해 집주인과 갈등을 빚고 2년 뒤에 나가느니 현실적인 수준으로 인상에 동의하고 청구권은 나중에 대비해 아껴 놓는 것이 낫다는 이유다. 공급 부족에 따른 전세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2년 뒤에는 전셋값이 더욱 오를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반대로 집주인들은 어차피 나가지 않을 세입자라면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청구권을 가급적 빨리 사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청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재계약을 하면 이후 계약 종료시점에 다시 청구권을 쓸 수 있어 4년 가량 집이 묶인다는 걸 우려하고 있다.





전세 불안 장기화 우려에

제도 시행 초기 집주인들은 청구권 행사를 거부하고, 세입자들은 청구권을 쓰는 게 이익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상황이 정반대로 뒤집어진 가장 큰 이유는 임대차3법 시행 후 극도로 불안정해진 임대차 시장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는 67주 연속 상승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은 2013년 9월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세 시장의 매물이 크게 줄면서 ‘전세대란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심리가 이 같은 현상을 초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세난 심화 속에 이런 ‘청구권 역전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집주인들은 ‘4년간 묶인다’는 불안감이, 세입자들은 ‘전세 부담이 가중된다’는 압박감 때문에 대비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전세난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사례는 더욱 확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서울경제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Z93AE78X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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