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오랜 숙원 '제천~영월 고속도로(30.8㎞)' 건설 본격화


동서고속道 ‘제천~영월’ 예타 통과, 이제 92㎞ 남았다


1997년 착공, 경제성 부족 이유로 번번이 발목

 마지막 구간만 남아


     강원도의 오랜 숙원 사업인 제천~영월 고속도로(30.8㎞)가 지난달 26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다. 2015년 이후 6번째 도전 만에 사업 첫 관문을 어렵사리 넘어선 것이다. 경제성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던 제천~영월 구간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우리나라 허리를 동서로 잇는 평택~삼척 간 동서고속도로(250㎞) 전 구간 조기 착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은 “정부가 더 이상 경제성만으로 고속도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국가 균형 발전과 전국 광역 교통망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인 영월~삼척(92.3㎞) 구간 개통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평택~삼척 간 동서고속도로는 1990년대 국가 간선도로망계획에 따라 동해안과 서해안을 잇는 동서 9개 축 중 하나(동서6축)로 추진됐다. 그러나 1997년 착공 이후 23년간 개통한 구간은 평택~제천(126.9㎞)뿐이다. 나머지 제천~삼척 구간(123.1km)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이유는 경제성 부족이다. 제천~삼척 구간에 포함된 강원 영월·정선·태백·삼척·동해와 충북 제천·단양 등 7곳의 경우 땅은 넓지만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다. 결국 “고속도로 공사비에 비해 이용 차량이 적을 것”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제천~영월 구간도 예타에서 경제성(B/C) 통과 기준(1)보다 크게 낮은 0.46에 그쳤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들은 오히려 사회간접자본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지역 경제가 발전하고 인구가 늘어날 기회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인구 부족을 이유로 도로 건설을 막는다면 지역은 더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 태백시가 대표적이다. 태백시는 1983년 인구가 11만7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탄광업 몰락으로 현재 인구는 5만명도 안 된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이용한 관광 산업이 유망했지만 불편한 교통이 늘 발목을 잡았다. 전영수 태백시 번영회장은 “고속도로가 놓이면 오투리조트와 황지연못, 용연동굴 같은 훌륭한 관광지로 관광객이 몰려 지역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제천~영월 구간 예타 통과는 이 같은 지자체들의 주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제천~영월 구간은 정책성과 균형 발전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종합평가(AHP)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면서 “정부는 작년부터 지방 도로 같은 기반시설의 경우 경제성 평가 비중을 낮추고 균형 발전 평가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과 교통 전문가들 사이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균형 발전을 실현하려면 전국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을 잇는 영월~삼척 구간 사업 추진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할 ‘고속도로건설 5개년 계획’에 ‘중점 추진 사업’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은 “제천~영월 구간도 실제 개통까지 앞으로 10년 정도 더 걸린다. 더 늦어지면 강원 교통 오지 지역의 성장 동력을 영원히 잃어버릴 수 있다”며 “이번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영월~삼척 구간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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