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한창때 정부가 뿌린 쿠폰 284만장..."21%는 이미 사용"


[단독] 코로나 한창때 정부가 뿌린 쿠폰 284만장, 21%는 이미 사용

김예지 "정부 아마추어식 대응, 방역노력 허사돼"

 

    문화체육관광부가 외출·소비 촉진에 나서겠다며 최근까지 284만장이 넘는 각종 할인쿠폰을 뿌린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 가운데 21% 가량은 코로나 재확산의 고비였던 이달 중순에 집중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안이한 인식으로 방역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배포한 '숙박 대전 쿠폰' 포스터./문화체육관광부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코로나 사태 극복’ 명목으로 타낸 3차 추가경정예산 716억원으로 이달 14~17일까지 할인쿠폰 살포에 나섰다. 코로나 사태로 얼어붙은 외출·소비심리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이 기간 발급한 할인쿠폰만 모두 284만 2383장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영화 할인쿠폰(1인당 6000원 할인)으로 194만 3672장이 배포됐다. 이 가운데 사용된 것은 49만 8395장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영화관을 ‘중위험시설’로 구분하고 있다.


수도권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면서 방역 비상이 걸린 17일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출입이 금지된 야외 휴식공간 옆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지호 기자


다음으로 숙박(89만8404장 배포·11만688장 사용)할인쿠폰, 박물관(272장 배포·107장 사용)할인쿠폰, 미술관 할인쿠폰(35장 배포·22장 사용)순이다. 코로나 대유행의 고비였던 이달 중순에 실제로 사용된 할인쿠폰만 60만9212장에 달한 것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코로나 재유행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낸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앞선 본지 인터뷰에서 “정부가 교회 소모임을 허용하고 외식 쿠폰을 뿌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민들에게 방심해도 된다는 일종의 시그널을 줬다”며 “명백하게 잘못된 정부의 판단으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3차 추경안 편성 당시 문체부는 쿠폰지급 대상인원을 우리나라 총인구 14% 수준인 688만명으로 설정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 “수백만 명의 국민을 ‘실내에 집합시키겠다’는 발상은 방역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단독으로 열어 이 같은 문체부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문체부의 영화티켓 할인쿠폰 안내 포스터/뉴시스


김예지 의원은 “정부의 아마추어식 대응이 그간의 방역노력을 허사로 만들었다”며 “문화·체육·관광업계 소상공인들을 할인쿠폰으로 두 번 죽일 것이 아니라 직접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21/202008210366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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