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대형 복합시설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 재개발사업’에 투자


신세계그룹, 강남 노른자 "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 투자


호텔 20년 장기 임차운영 이어

상업시설·오피스 운영권 보유한

글로벌 PEF 지분까지 사들여

관광·비즈니스 상권 공략 나서

정용진, 사업 부지 인증샷 올려


    신세계그룹이 서울 강남에 호텔·오피스·리테일이 결합된 대형 복합시설로 개발하고 있는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 재개발사업’에 투자했다. 옛 르네상스호텔은 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선릉역 중간 지점에 위치해 강남 한복판 ‘노른자위’ 땅 중에서도 가장 알짜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해당 부지에 내년 초 문을 열 5성급 호텔을 20년 장기임차 운영하는 것에 더해 상업시설 및 오피스 운영권이 포함된 개발사업 투자에도 나서면서 강남 관광 및 비즈니스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19일 유통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4월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옛 르네상스호텔 개발사업 투자 지분을 매입했다.


KKR은 지난 2018년 이지스자산운용이 만든 펀드를 통해 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사업에 3,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고(故) 구본무 LG회장의 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투자자로 참여했던 맥킨237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EV)로부터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 및 자산 일체를 약 2조원에 사들였다. 당시 이지스자산운용은 사업비용 8,000억원(국민연금 5,000억원, KKR 등 3,000억원)은 에쿼티, 1조2,000억원은 담보대출로 조달했다.




부동산 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준공을 앞두고 KKR이 지분을 신세계그룹에 넘겼다”며 “이마트(139480) 마곡 부지를 매각하고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르네상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금융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부지 투자가 아니라 시설 운영권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들었다”며 “KKR이 이지스 펀드에 태우던 지분을 빼면서 이마트에 팔았다”고 전했다.


이마트의 올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4월 2,660억원 규모의 ‘캡스톤APAC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2호’를 신규 출자했다. 이마트는 이 펀드 조성을 위해 신세계프라퍼티에 2,000억원을 증자했다. 이후 이 투자신탁은 ‘DA VINCI HOLDCO PTE. LTD’의 지분을 100% 신규 취득했는데, 이 회사는 KKR 아시아·태평양 본부의 자회사로 알려졌다. 이마트의 주요 종속 계열회사로도 신규 편입된 이 투자신탁은 주소지 역시 옛 르네상스호텔로 나와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르네상스 호텔 재개발 프로젝트가 조선호텔이 들어서는 등 강남의 랜드마크로서 향후 부동산 자산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며 “다만 마곡 부지 처분 자금과는 상관 없이 진행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그룹이 투자에 나선 옛 르네상스호텔 개발사업은 연면적 기준 23만9,000㎡ 규모로 총 2개 빌딩을 건립해 호텔·사무실·상업시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중 총 263개 객실을 보유하게 될 5성급 호텔은 신세계조선호텔이 20년 장기 책임임대차계약(master lease)을 통해 운영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호텔은 물론 계열사 오피스를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호텔 용도로 건설하고 있는 제2빌딩 중간부에 고급 리테일 매장이 들어설 계획인 만큼 계열사 브랜드의 입점도 고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고급 사무실 공간과 리테일 공간, 5성급 호텔이 한 곳에 밀집되는 만큼 강남 관광 및 비즈니스 상권 공략에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 재개발사업 투시도 /건설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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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은 그동안 호텔업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보고 호텔업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신세계조선호텔은 현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포포인츠 바이쉐라톤, 레스케이프 등 총 4곳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전체 실적을 깎아 먹는 와중에도 외형 확대에 주저함이 없었다. 호텔은 장기적으로 유통 본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면세점·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와도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종이기도 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 같은 기대감을 드러내는 듯 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이 부지를 찾은 인증 샷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서울 시내 도심 전경사진과 함께 “그레이트 뷰(Great View)”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구체적인 장소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역삼동에 위치한 충현교회와 신논현역 인근 건물들이 보여 옛 르네상스호텔 공사 현장을 찾은 것으로 추정됐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곡부지 매각으로 투자재원이 확보된 만큼 전략적으로 강남부지를 확보하고 호텔 사업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번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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