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집값 하락 본격 시작되나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현실화…집값 하락 초읽기?


8월 거래신고 약 500건 불과…신고기한 고려해도 절반가량↓

매수관망 짙어지면서 호가도 하락…"이사철·전셋값이 변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이달 들어 급격히 줄어들면서 거래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6·17 및 7·10 부동산대책 등 각종 규제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데다, 8·4 공급대책까지 나오면서 시장 관망세가 짙어진 모습이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 실거래 신고 건은 현재(8월15일 기준) 464건에 불과하다. 7월 거래량(9529건)에 크게 못 미친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이달 거래량은 실거래 신고기한(계약 후 30일)을 고려하더라도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7월의 경우 초반 약 2주간 실거래 신고 건이 900여건에 달했는데, 이달엔 절반 가까이 줄었다. 중개업계에 의하면 아직 미신고된 계약 건도 시간이 갈수록 줄고 있어, 이달 실거래 신고 건은 전월에 비해 약 40% 이상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2·16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 사태로 연초 거래절벽과 가격 안정을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이후 급매물 소진, 개발 호재, 패닉바잉(공황구매) 등으로 재가열되면서 6월 거래량이 역대급인 1만5000여 건까지 치솟았다. 7월에도 1만건 가까이 거래되며 열기가 식을 줄을 몰랐다.


그러나 이달 들어 분위기는 급변하는 모습이다. 6·17 대책에 이어 3주 만에 고강도 세금 규제인 7·10 대책이 발표되고, 관련 법안이 지난달 말 즉각 처리돼 본격적으로 규제가 발효되면서 매수심리가 꺾였고 거래가 줄기 시작했다.


정부는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을 최고 6%로 인상했다. 기존 종부세 최고세율인 3.2%의 2배 가까운 수치다.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를 막기 위해 양도소득세율도 최고 70%로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다주택자와 법인의 주택 취득세율도 최대 12%까지 끌어올렸다.


한마디로 투기 목적인 다주택 보유를 차단하고,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도록 압박 수위를 강화한 것이다. 또 이들이 새로운 집을 살 수 없도록 신규 취득까지 막았다.


한편 불안감에 추격매수를 이어가던 실수요자들도 8·4 공급대책에서 양질의 공급 계획이 발표되자 불안감이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임박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나 서울, 수도권 인기 입지의 새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면서 대기수요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KB부동산 통계에서 7·10 대책 직전 154.4까지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이후 5주 연속 둔화해 116.3까지 내려갔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아파트 거래가 줄면서 연일 급등하던 호가도 주춤해졌고, 일부 하락하는 단지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강남구 도곡동 역삼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만 해도 17억원대를 호가했는데, 최근 16억2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 17억원 중후반을 호가하던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59㎡도 16억원 후반에 매물이 나와 있다. 서초구에서도 26억5000만원 이상까지 호가하던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84㎡가 이달 들어 25억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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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분위기는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0.02%를 기록, 전주(0.04%)보다 0.02%포인트(p) 상승 폭이 둔화했다. 7·10 대책 직전 0.11%까지 올랐다가, 대책 이후 계속 둔화(0.11%→0.09%→0.06%→0.04%→0.04%→0.02%)해 보합에 근접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중 송파구(0.02%→0%)·서초구(0.02%→0%)는 약 2개월 만에 보합으로 내려앉았다. 강남구도 상승 폭이 0.01%로 보합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주택시장 매수 관망세가 심화하고 있어, 당분간 집값 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세난이 계속되거나, 이사 철 수요가 몰릴 경우 다시 매매시장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현재 시장 분위기를 모니터링해보면 갈수록 매수 관망세가 짙어져 거래가 줄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 기조가 워낙 강경해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 시장의 경우 전세 매물 부족을 호소하는 지역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셋값이 계속 오를 경우 조금만 더 돈을 보태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매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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