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샤댐 붕괴 위기설은 과장?...토목공학적 분석 제기


세계 최대 싼샤댐 붕괴 위기설은 과장됐다


우효섭 광주과학기술원 산학교수·

前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9년간 건설비 38조 콘크리트댐, 

홍수 조절 능력 소양강댐 44배


중국 장강(長江) 상류의 싼샤댐(三峽댐·Three Gorges Dam)이 한 달여간 지속된 홍수로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내외신이 보도했다. 국내 언론들은 하나같이 댐의 수위 변화를 제시하면서 댐 붕괴 위험설을 보도했다.



싼샤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일본 재팬타임스는 7월 20일 자 기사에서 싼샤댐의 수위가 홍수위(洪水位·홍수를 감내할 수 있는 최대 수위)를 15m나 넘어 계속 오르고 있다고 했다.


국내 언론도 지난 26일 댐 상류 지역의 계속되는 폭우로 댐 수위가 홍수 통제 수위 145m를 훌쩍 뛰어넘는 162m에 이르며 최고 수위(175m)까지 불과 13m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29일에는 그날 오후 기준으로 댐 수위가 163.3m를 초과하여 최고 수위를 12m도 남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에선 인공위성 사진에 싼샤댐이 일직선이 아니라 울퉁불퉁 변형되어 보여서 이미 댐이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는 말도 나왔다.




싼샤댐은 중국 후베이성 장강 상류에 수력발전, 홍수 조절, 수운(水運) 등을 위해 만들어진 초대형 콘크리트 중력식(重力式) 다목적댐이다. 댐의 발전시설 용량은 무려 2250만㎾로, 소양강댐의 발전시설 용량 20만㎾의 100배가 넘는다. 이 댐은 1994년 공사를 시작해 2003년 완공됐으며, 320억달러(약 38조원)가 들어간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댐의 길이는 2335m, 댐마루의 폭은 40m, 바닥의 폭은 115m다. 댐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시설인 여수로(餘水路), 즉 댐 수위가 일정량 이상일 때 여분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기 위한 수로의 방류량은 초당 최대 10만2000㎥다. 지금과 같이 6만㎥의 홍수가 유입해도 충분한 규모다. 댐의 총저수량은 393억㎥로, 소양강댐 총저수량 29억㎥보다 14배나 크다. 홍수 조절 능력은 220억㎥로, 소양강댐 홍수 조절 능력 5억㎥의 44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댐 건설은 우리말로 '삼협(三峽)'이라고 하는 중국 역사 명승지를 수몰시키는 등 자연환경의 훼손은 물론 100만명 이상의 이주민 문제를 야기했다. 여기에 계곡을 채운 물의 무게로 인한 지진 유발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말 많은 싼샤댐이 과연 이번 홍수로 붕괴될 가능성이 있었을까? 댐을 직접 설계, 공사, 관리하지 않은 제3자로서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알려진 팩트만 가지고 검토하면 그럴 가능성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싼샤댐은 정말 무너질까?

첫째, 최근 장강 유역의 지속된 홍수로 인한 싼샤댐 홍수위 문제이다. 국내는 물론 일부 해외 언론도 홍수 조절용 댐에는 모두 있는 '홍수기 제한 수위'를 그냥 '홍수위'로 이해하고 홍수 상황을 설명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홍수기 제한 수위는 연중 홍수기(우리나라의 경우 6∼9월)에는 저수지 수위를 그 이하로 낮추어 홍수가 오더라도 당초 계획한 홍수 조절 용량(홍수 시 제한 수위에서 홍수위까지 저수지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댐 수위가 이 수위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홍수기에 비가 와서 댐에 유입량이 많아지면 댐 수위는 당연히 이 수위를 넘게 된다.




둘째, 언론에서는 댐의 최고 수위를 175m로 보고 수위가 이에 육박한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는 최고 수위가 아니라 이수(利水) 목적으로 댐 관리를 위해 설정한 만수위(滿水位)이며, 통상 상시 만수위라 한다. 홍수를 감내할 수 있는 최고 수위는 홍수위이며(싼샤댐은 '지체 수위'라 함), 싼샤댐의 경우 180.4m로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싼샤댐 수위가 165m라 하여도 홍수 관련 최고 수위인 180.4m에 도달하려면 15m를 더 올라가야 한다. 사실 싼샤댐의 수위 상승을 억제하려면 방류량을 늘리면 된다. 다만 하류에 홍수 피해 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것이다. 참고로 소양강댐도 1984년과 1990년 한강 대홍수 시 댐 수위가 홍수위 198m를 넘은 적이 있다.


 

우효섭 광주과학기술원 산학교수·前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또한 하천이나 댐 관련 보도에서 흔히 실수하는 것이 전문용어 사용이다. LA타임스를 비롯한 국내외 언론은 중국 당국이 7월 19일에 안후이성 추허(Chuhe)강의 '댐'을 계획적으로 파괴하여 하천 홍수위를 70㎝가량 낮추어 하류 도시 지역의 홍수 피해를 저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여기서 그들이 파괴한 것은 긴 제방의 일부이지 댐이 아니다. 하천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방을 의도적으로 파괴한 사례는 과거부터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홍수로 인한 댐의 붕괴 가능성이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댐은 사력댐(砂礫·흙과 돌로 만든 댐)보다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댐도 붕괴될 수 있다. 초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싼샤댐의 경우 다른 요인은 제쳐 두고 지금까지 거론됐던 홍수위 상승으로 댐이 넘치는 경우만 따져보자. 홍수가 콘크리트댐을 넘으면 댐 자체는 상당 기간 그대로 있더라도 댐 직하류 바닥이 깎여서 댐이 미끄러져 파괴될 수 있다. 20세기 들어와 파괴된 콘크리트댐의 경우 원인의 대부분이 댐 기초 지반 문제였다.




따라서 싼샤댐이 장강 홍수로 붕괴된다면 댐마루를 넘는 초대형 홍수가 발생하는 경우에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저수지로 유입하는 홍수량은 초당 최대 6만㎥로서 댐의 여수로 통수(通水) 능력 10만2000㎥의 59%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댐 상류 유역에 지속적으로 비가 내려서 댐을 붕괴시킬 정도의 초대형 홍수가 생길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다만 대규모 산사태, 지진 등으로 저수지 수위가 급격히 요동치는 경우 그 충격파가 댐으로 들이닥쳐 넘치면 문제가 달라질 것이다. 그건 홍수와는 다른 문제다.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03/20200803000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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