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대경도, 1조5000억 휴양 관광섬 조성...센토사섬 벤치마킹

 

성지' 여수 대경도, 1조5000억 휴양 관광섬으로


11일 착공식 열려... 2024년 완공 예정

미래에셋 컨소시엄 대경도에 투자해

휴양섬 '싱가포르 센토사섬' 모델 삼아


    전남 여수에서 여름이면 하모(갯장어 또는 참장어)가 몸값이 치솟는다. 팔팔 끓는 육수에 듬성듬성 썬 하모를 데쳐서 야채와 곁들여 먹는 하모 샤부샤부는 여름 제철 음식이다. 웬만한 동네 횟집에서 갯장어 샤부샤부를 내놓는다. 그중에서도 여수 대경도(大鏡島) 하모 요리를 최고로 친다. 경도 이름을 내건 하모 식당이 여럿 있다.

여수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 조감도./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삼계탕 아니고) 하모 샤부샤부를 먹어야 여름을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경도는 여름이면 보양식 하모를 즐기기 위해 꼭 방문하는 ‘하모 샤부샤부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광주에서 차로 1시간 30분 떨어진 여수 뭍에서 대경도로 입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육지에서 불과 500m 떨어진 섬이기 때문이다. 국동항 대경도 선착장에서 수시로 섬을 오가는 차도선에 오르면 5분 만에 섬에 도착한다. 섬은 섬이다. 분위기가 육지와 사뭇 달라진다. 떠들썩한 육지의 도시 기운은 사라지고 섬 특유의 여유와 한적함이 흐른다.




대경도는 소경도, 가장도 등 10여개의 부속섬을 거느리고 있다. 대경도가 본섬이다. 일제강점기 참장어 잡이로 대경도는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당시 여수 최초의 홍등가가 들어선 곳이 대경도다. 여수의 어업전지기지로 기능을 하면서 일본인이 유곽(遊廓)을 세우고 장사를 했다. 전라좌수영 코앞 섬에 일본식 유곽이라니….


11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여수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 착공식 모습./여수시


조용하던 어촌 대경도는 2012년 5월 여수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개발 바람이 불었다. 전남개발공사는 2010년 무렵 섬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여수엑스포 특별법을 근거로 4292억원을 투자해 27홀 골프장, 콘도미디엄(100실), 자동차야영장(100면)을 만들어 2012년 초부터 운영하고 있다


외동·내동·오복마을 다수의 주민이 보상을 받고 육지로 이주했다. 2010년 초 1070명이던 섬 인구는 현재 622명으로 줄었다. 서울 여의도(290만㎡)보다 작은 이 섬(237만4000㎡)은 국제적인 휴양지로 변신하고 있다. 마을이 사라지고, 주민이 떠난 자리에 고급 호텔과 콘도미니엄, 워터파크, 놀이시설 등이 들어서는 것이다. 하모 샤부샤부 성지의 화려한 변신이다.


하모 샤부샤부 요리./조선일보 DB




국제 투자전문 회사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대경도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남개발공사는 해마다 적자가 발생하는 데다 “공공기관이 관광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행안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전체 시설과 부지를 미래에셋 측에 매각했다. 광양만경제청은 “기존 시설과 개발 구역에 추가로 다양한 휴양·관광시설을 만드는 것”이라며 “섬을 떠나지 않고 남은 주민들이 앞으로 따로 이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대경도 호텔부지에서 ‘여수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 착공식’이 열렸다. 김영록 전남지사를 비롯해 권오봉 여수시장, 주철현·김회재 국회의원, 이용재 전남도의회 의장, 김갑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대경도를 국내 최고 시설을 갖춘 해양관광단지로 조성한다. 1조5000억원을 투입해 경도지구 해양관광단지 부지(214만3353㎡·64만평)에 실내외 워터파크, 콘도미니엄, 해수풀장, 인공해변, 쇼핑센터, 6성급 호텔, 해상케이블카, 놀이·상업시설 등을 만든다. 오는 2024년 1단계 사업 완성이 목표다. 최종 사업은 2029년 마친다. 전남도는 “연간 국내·외 관광객 380만명이 방문해 1만2000명의 고용효과, 1조5700억원 이상 생산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경도는 배를 탈 필요가 없는 섬으로 변신한다. 사업비 1784억원을 들여 대경도와 여수 신월동을 잇는 길이 1.52㎞ 연륙교(連陸橋)를 2024년 건설하면 섬은 ‘반육지’가 된다. 입도하는 주요 교통수단은 차량이 될 전망이다. 돌산읍 돌산공원 초입과 섬을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도 만든다.


여수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 조감도./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대경도 개발 모델은 세계적인 휴양 섬인 ‘싱가포르 센토사섬’이다. 센토사섬(471만㎡)은 아쿠아리움, 해양레포츠 시설, 해양정원, 조류공원, 케이블카 등 다양한 관광·휴양 시설을 갖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유명세를 탄 섬이다. 대경도와 센토사섬은 육지와 매우 가깝다. 뭍에서 500m 떨어진 대경도와 비슷하게 모노레일 또는 케이블카로 들어가는 센토사섬은 싱가포르 본섬에서 800m 떨어져 있다.


미래에셋 측은 2024년 12월 말 납부 예정이었던 총 계약금액 3433억원 중 2977억원을 조기에 납부했다. 나머지 콘도 매각대금 456억원은 예정대로 2024년 12월 지급하기로 했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2016년 경도지구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지난 2월 사업시행자가 됐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경도 해양관광단지는 전남은 물론 국내 관광산업을 몇 단계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사계절 관광이 가능한 글로벌 명품 해양관광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홍복기자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3/20200613005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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