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리스크 분석]

SK건설, 미청구공사 플랜트 비중 55%…5년만에 최고치


①60% 넘었던 2014~2015년 해외부실 발생…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

1997년 국제통화기금 구제 신청(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 이벤트가 발행할 때마다 국내 건설업계는 유동성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0년간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업을 재정비했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후폭풍으로 또 다시 건설업계는 위기를 겪고 있다. 중소형사부터 대형사까지 너나할 것 없다. 특히 과거와 다르게 실물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고 알려진 단순 시공만 하는 건설사조차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영세한 시행사가 즐비한 국내 시장의 특수성 탓에 건설사들이 PF 지급보증을 서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이 삐걱대는 순간, 시행사가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고스란히 시공사로 전이되는 구조다. 팍스넷뉴스는 국내 건설사들의 유동성과 우발채무, 차입구조 등 각종 리스크를 점검해봤다.


플랜트 비중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


 SK건설이 시공하고, SK가스∙사우디 AGIC 등이 합작해 2016년 상업가동을 시작한 SK어드밴스드 울산공장 전경. [사진=SK건설]/서울경제TV



edited by kcontents


2010년대 중반 대규모 해외사업 부실로 곤욕을 치뤘던 SK건설의 해외 플랜트사업 미청구 공사금액이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해외 플랜트사업은 발주처의 무리한 설계변경 요구와 공사비 지급 지연, 과열된 수주 경쟁 탓에 공사원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 대규모 부실로 이어지는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SK건설도 대규모 해외부실 발생 이후 그동안 미청구공사액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왔다. 


SK건설의 플랜트 부문 미청구 공사금액은 올해 1분기 30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이래 최대치다. 플랜트 부문의 미청구 공사액은 미청구 공사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4년 7646억원에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2015년 6927억원 ▲2016년 4799억원 ▲2017년 2185억원 ▲2018년 1684억원으로 매해 500억~1000억원의 감소폭을 보여왔다.


지난해부터 양상이 달라졌다. 2019년 플랜트 부문 미청구 공사액은 2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4억원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다시 928억원이 불어나며 3086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 40%대로 낮아져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은 미청구 공사가 늘어나면 어김없이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다만 미청구 공사의 규모만으로는 섵부른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신용평가업에서는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찾기 위해서 ▲매출 대비 미청구 공사 비중 ▲자기자본 대비 미청구 공사 비중 ▲전체 미청구 공사 중 플랜트 부문 비중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중 매출 대비 미청구 공사 비중은 벌어들인 돈으로 미청구 공사 리스크를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늠좌다. SK건설은 해당 항목에서 2014년 13.31%로 최고치를 찍은 후 매해 1%포인트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9.73%로 한 자릿수에 진입한 데 이어 2018년 7.45%, 2019년 5.49%를 기록했다. 단순 지표상으로는 한 해 매출의 5%만 투입해도 미청구공사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에는 2015년 이래 최대 매출액(9조921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 대비 미청구 공사 비중을 크게 낮췄다. 전체 미청구 공사금액의 합계가 5599억원에서 4960억원으로 낮아진 영향도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미청구 공사액이 5608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과 비교해 648억원 증가했다. 1분기 매출액은 1조8353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131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현재 추세라면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청구공사가 현실화됐을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자기자본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미청구 공사 규모가 가장 컸던 2014년(1조1873억원)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101.52%에 달했다. 미청구공사 리스크가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이듬해부터 자기자본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은 감소세를 보였다. 2015년 85.33%로 두 자릿수로 진입했다. 2017년엔 42.92%, 2018년 45.12% 2019년 40.22%를 기록하면서 부담을 완화했다. 2014년과 달리 자기자본의 절반 이하만 부담하면 미청구 공사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1분기에는 미청구공사액이 다시 증가하며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46.98%로 치솟은 상태다. 2017년과 2018년 수치를 웃돈다. 




플랜트 미청구 비중 상승, 해외부실로 이어져

SK건설은 국내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플랜트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다. 보통 60%를 상회한다. 부동산 경기 호조로 대부분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비중이 50%를 넘고 있지만 SK건설은 예외다. 연간 기준으로 50%는 커녕, 30%를 넘은 해도 없다. 


문제는 미청구공사에서 플랜트사업 비중이 급격히 올라갈 때마다 해외부실이 터져나왔다는 점이다. SK건설도 마찬가지다. 미청구 공사액 중 플랜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과 2015년 64.4%와 66.2%를 기록하는 등 정점을 찍었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부실이 표면화된 시기와 일치한다. 이후에는 진정세가 이어졌다. 2016년 57.45%에서 2017년 39%까지 줄었고 2018년엔 30%로 대폭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하는 플랜트 비중이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3.51%로 전년대비 13.51%포인트 상승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엔 55.03%까지 늘어났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4, 2015년 수치에 근접해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SK건설의 경우 상대적으로 미청구 공사 규모도 적고 부실 전이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다만 미청구 공사는 예정원가율 상승에 따라 손실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고, 발주처와 건설사 사이에 진행률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후 기자 jhkim@paxnetnews.com 팍스넷뉴스

케이콘텐츠

Posted by engi, conpaper Engi-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