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주식 팔아야 할 때?" ㅣ 개미들 차익실현 후 대기 중?


[코스피 2100 회복] "조만간 하락장 온다…주식 팔아야"


   "시장에 돈이 풀리면서 증시가 오르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위축돼 있습니다. 괴리감이 큰 상황이죠. 지금처럼 막연히 기대감만으로 오른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조만간 하락장이 올 겁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하며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추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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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코스피는 100일 만에 장중 2100선을 회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주요국의 봉쇄 조치가 완화되고 경제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지수를 밀어올렸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증시가 추가 상승하기 보단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회복세가 더딘 실물 경제와 괴리감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금 시장은 상·하단을 논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투자자들은 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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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에서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봤다. 또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그는 "지금은 주식을 들고 있기 보다는 매도해 현금으로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조정장을 거친 뒤에는 매수에 나서도 된다"고 했다.


주식 매수에 나선다면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대비해 4차 산업 위주로 장바구니에 담을 것을 추천했다. 그는 "사회구조의 패러다임이 다 바뀌고 있다"며 "성장주 가운데서도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이 유망하다고 본다"고 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저가매수` 재미본 개미들…차익실현 후 증시 주변 머문다


이달들어 개인매도 이어졌지만

재투자노린 대기자금 변동없어


초저금리에 은행상품 매력 뚝

규제심한 부동산투자는 `부담`

"주식만한 유망 투자처 못찾아"

일부 이익금은 `보복소비` 行


# 60대 은퇴자 박 모씨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이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지난 3일 3월에 매수해 석 달간 갖고 있던 주식을 팔아 투자금의 40%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 그러나 그는 그 돈을 쓸 생각이 없다. 언제든 코로나19로 다시 하락장이 올 수 있는 만큼 기회를 틈타 재투자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수익이 많이 나긴 했지만 부동산을 살 정도는 아니고, 규제도 많으니 기회를 봐서 다시 괜찮은 주식을 사는 데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중 하나를 처분했다. 크게 벌진 못했지만 10%대 쏠쏠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씨는 이 돈으로 평소에 눈여겨봤던 명품 가방을 하나 살 생각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여러 가지 스트레스도 많고 해서 나를 위한 소비를 하는 데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했지만 이후 빠르게 튀어오르면서 `저점 매수`에 성공한 개인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6월 들어 4일까지 4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2.87%나 상승했던 지난 3일에는 개인 순매도가 1조3182억원에 달했다.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매도 후 남긴 차익을 섣불리 다른 곳으로 돌리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 파생상품거래예수금, 환매조건부채권(RP)잔액, 위탁매매 미수금, 신용융자 잔액, 신용대주 잔액 등을 합친 증시주변자금은 2일 기준 144조9763억원에 달했다. 아직 6월 3일 개인 대량 매도 이후 증시주변자금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례를 보면 지난달 19일 코스피가 하루 만에 2.25% 상승해 개인이 1조1869억원어치를 매도한 다음날에도 증시주변자금은 큰 변동이 없었다. 지난달 19일 증시주변자금 합은 143조3248억원, 다음날인 20일에는 143조475억원이었다. 지난달 19일 이후 개인 매도가 부쩍 늘었음에도 증시주변자금이 소폭 증가한 것은 매도 자금이 여전히 증시 주변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개인들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정도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8일 이후 6월 2일까지 신용거래융자는 10조원대를 유지 중이며, 숫자 자체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개인들이 주식 투자를 포기하지 않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주식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마땅한 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다.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행의 각종 금융상품 매력도는 아예 없어진 지 오래다. 김동의 NH투자증권 잠실WM센터 PB팀장은 "주식 이외에는 초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가 눈에 띄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현재 투자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처가 주식이기 때문에 최근 매도한 고객들 중 현금을 다른 쪽에 옮기려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재테크 방식으로 여겨지지만, 정부가 대출 제한과 증세라는 강한 규제 드라이브를 걸면서 투자가 어려워졌다. 부동산은 `무거운` 상품이다 보니 환금성이 주식보다 떨어진다는 것도 약점이 됐다.


정상규 신한금융투자 PWM프리빌리지 팀장은 "부동산은 15억원 이상 매물은 대출도 안 나오니 증시밖에 돈이 갈 곳이 없다"면서 "고액자산가들은 원래부터 주식에 자산 포트폴리오의 일정량을 넣어두긴 했었지만, 최근 들어 관심이 확 늘었다. 향후 증시로 큰돈이 확 몰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열악했던 개인들의 투자 역량이 향상된 것도 재투자를 겨냥하는 이유 중 하나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들은 경험을 통해 위기에 저가에 사서 고가에 파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코스피가 무려 7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3월 11~19일 개인은 하루 평균 7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저가에 엄청나게 사들였다는 얘기다. 이후 코스피가 5거래일 연속 오른 5월 29~6월 4일 5거래일 동안 개인은 총 2조원, 하루 평균 4000억원어치를 처분했다.


특히 지난 3일 기록적 상승장에서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만 6736억원어치 팔았는데, 이를 받아낸 것은 기관(5161억원)과 외국인(1765억원)이었다. 개인이 싸게 사서 비싼 가격에 던진 매물을 외국인과 기관이 받아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편으론 모처럼 나타난 주식시장 호황이 소비시장 회복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집콕`에 지친 사람들이 주식으로 수익을 내면서 `보복소비`를 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비즈니스가 사실상 멈춘 면세점 물건 일부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3일 자사 온라인몰에서 판매한다는 소식에 판매 시작 전부터 서버가 다운됐고, 오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던 현상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날 행사에 나온 200개 품목 수천 개에 달하는 명품이 순식간에 품절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행사 당일 품절률은 93%에 달했고, 다음날인 4일 추가로 물량이 입고됐음에도 여전히 80% 이상이 다 품절됐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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