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6개월 동안 우리가 알게 된 것] 코로나19, 풍토병으로 정착할 가능성 높아

코로나19 풍토병될 가능성 크다" 확산 6개월 동안 우리가 알게 된 것


    지난해 12월 말 중국 우한 수산물시장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이 6개월째 접어들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많은 부분들이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지난 반년을 겪으며 지구촌은 확신할 수 있는 사실들이 있다. 


뉴욕타임즈는 1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 6개월이 지난 현재, 적어도 우리가 확실히 배운 사실들을 정리해 보도했다. 가장 먼저 제시된 사실은 장기간 동안 인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장기간 공존할 수밖에 없어

더운 여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과 코로나19 신규 환자수가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 전세계에서 최소 100개의 연구팀이 백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 희소식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NYT는 적어도 1년 이상 인류는 팬데믹 상황을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스크,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등 개인 방역수칙은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건긴급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일종의 풍토병이 될 것”이라고 지난달 경고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코로나19와 공존하는 기간이 길수록 바이러스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말까지 수백만명을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지금까지 이토록 빠른 기간 내에 상용화한 백신은 없었다. 치료제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렘데시비르’가 유력한 치료제로 거론되고 있지만 한계도 존재한다. 


무증상 감염자가 약 35%에 달한다는 과학적 연구결과도 있다. 부지불식간에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결국엔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특히 가을이 되면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 다른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다수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가을철 코로나19가 재유행할 경우 불필요한 의료 자원 소모를 막기 위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초기만 해도 마스크 착용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서로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가벼운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바이러스 비말 유출을 거의 100% 차단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어떤 종류의 마스크가 감염에 효과적인지도 입증됐다. N95 등급의 마스크는 지름이 0.3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미터)인 입자를 95% 이상 걸러낸다. N95 마스크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 크기의 5분의 1에 불과해도 90% 이상 걸러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수술용 마스크는 50~80%를, 천 마스크는 10~30%를 차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이와 함께 손 씻기와 같은 다른 방법과 함께 이뤄질 경우 바이러스 전파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바이러스 대응 비용은 매우 비싸

전세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미국 연방정부는 이미 코로나19 대응에 수억달러를 지출했다. 또 감염병 관련 대응을 위해 향후 2조 달러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재원 중 20억달러는 백신 개발 기업에 지원되며 일부는 지난 3월 팬데믹 상황 이후 침체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출된다. 




경제적 지원을 위한 지출의 대부분은 자영업자나 실업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일 기준 코로나19 확진 180만명을 돌파한 미국의 병원이나 보건센터, 의료진에 대한 비용과 환자들의 치료 비용 등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앞으로 더 투입돼야 하는 비용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정부는 지난달 말까지 1, 2차 추가경정예산 주요 사업비 23조2000억원 가운데 91.7%를 사용했다. 


갈길 먼 코로나19 진단 테스트

현재 미국에선 하루에 수십만건 코로나19 진단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누구나 무료로 테스트를 받을 수 있도록 로스앤젤레스(LA)의 경우 야구장 ‘다저스타디움’의 드라이브스루 진료소를 통해 하루 6000명을 테스트할 수 있다. 항체 검사도 이뤄지고 있다. 항체 검사는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알려주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많이 퍼져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런 진보에도 불구하고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하루에 최대 수백만건의 검사가 이뤄질 수 있어야 일상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면봉이나 시약, 진단 키트 부족한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집단 면역에 의존하기 어렵다

지역사회에서 충분한 인구가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면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하지 못한다. 이를 ‘집단면역’이라 하는데 국내에서도 질병관리본부가 숨은 감염자 비율을 알아내고 집단면역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항체 검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경우 집단면역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와 유사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매년 유행하고 있으며 취약계층은 독감 예방 접종을 맞는다. 이는 호흡기 질환 유발 바이러스의 항체가 수명이 짧은 탓도 있지만 변이가 생기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결국 백신이 개발돼도 매년 가을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듯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중국 생명공학 기업 캔시노와 중국 군사과학원 군사의학연구원 베이징생명공학연구원이 주도해 개발 중인 아데노바이러스5형 벡터 코로나19 백신(Ad5-nCoV)의 첫 임상시험 예비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중저 농도 접종에서 안전성이 대체로 확인됐고, 항체 형성도 확인돼 추가 연구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캔시노 제공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증상을 유발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그러나 폐와 같은 호흡기만 공격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여러 차례 드러났다. 




일부 환자들의 경우 면역시스템을 과하게 활성화시켜 폐를 체액으로 채워 뇌나 심장, 간, 신장 등 여러 장기를 손상시키는 사례도 보고됐다. 기침과 호흡곤란은 물론 근육통, 설사 등 소화 장애도 증상으로 관찰됐다.


후각이 마비되는 증상도 입증됐다. 혈액 내 산소 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도 발생한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막는 허혈성 뇌졸중도 드물게 보고됐다.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아동과 청소년에게는 다양한 장기에 염증이 생기는 다기관 염증증후군 사례도 코로나19 감염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덜 우려스러운 물체 표면 바이러스 감염

코로나19 환자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던 3월에만 해도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는 실험실 조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일부 표면에서 최장 3일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플라스틱이나 강철 및 판지에는 최장 24시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병실 통풍구와 병실 손잡이 등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3월 말 “바이러스로 오염된 표면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주요 방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표면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들은 대부분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나 아니라 유전자 물질 흔적을 분석한 것이기 때문이다. 감염의 주된 원인은 감염된 사람이 재채기나 기침, 노래, 대화를 할 대 방출되는 비말을 직접 흡입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감염자가 표면에 남긴 비말을 빠른 시간 내에 만지고 얼굴을 만지면 감염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변이에 대해서도 덜 우려스러워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심하게 변이될 경우 현재 개발중인 일부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전문가들은 대유행하는 시기 동안 변이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감염된 세포가 새로운 바이러스를 생산할 때 때때로 바이러스 유전자를 복제하는데 이 때 바이러스 변이가 종종 발생한다. 새로운 숙주로 전파될 때도 돌연변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돌연변이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는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메커니즘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과학자들은 코로나19 감염증을 유발하는 ‘사스(Sars) cov-2’ 바이러스의 경우 변이 속도가 빠르지 않고 인체 감염 작동방식을 변화시키는 위험한 계통의 변이가 아직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러스 퇴치하는 데 더운 날씨에 의존하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덥고 습한 날씨에서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감염병 확산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확산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지만 얼마나 느려질지는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날씨보다 해외여행, 학교 개학, 소모임, 마스크 착용 등의 요소들이 감염 확산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태양빛의 자외선은 물체 표면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바이러스는 수영장이나 호수 또는 바닷물 속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태양이 내리쬐는 해변에 앉아 있는 게 그늘이 있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는 것보다 감염 위험이 덜하다는 사실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바로 근처에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대화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가장 감염에 위험하기 때문에 앉아 있는 장소가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날씨가 더워지면 바이러스 활동이 위축될 수는 있지만 감염된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날씨가 큰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