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8조원 들여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구축


이재용, 평택에 8조 더..세계 최첨단 복합 반도체 기지 탄생


평택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투자

파운드리 투자 발표 열흘만에 또 투자

위기일수록 선제 투자하는 삼성 DNA


     삼성전자가 이번엔 약 8조원을 들여 경기도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지난달 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한다고 발표한 지 열흘만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반도체 업황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선제 투자로 위기를 극복하고 후발업체들과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5월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에 착수했고,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으로, 전원이 끊겨도 저장된 데이터가 손상되지 않는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정확한 투자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7조~8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폭증하는 낸드 수요 겨냥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점차 증가하는 낸드플래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등이 보편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원격근무 등이 늘어나며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스테이 앳 홈 이코노미’와 관련된 수요가 큰 폭으로 성장했고, 이런 추이는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낸드 시장 수급 상황이 우호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빠르게 쫓아오는 중국 반도체를 겨냥한 측면도 있다. 4월 중국 반도체 업체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는 올 연말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작년 8월 양산을 시작한 최신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중국이 한국 낸드플래시 기술을 턱밑까지 쫓아온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이번 낸드플래시 투자를 통해 중국이 쫓아오지 못하는 기술력과 양산력으로 시장을 꾸준히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의 낸드플래시 공장도 증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미중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삼성이 양산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못박은 것은 시장 1위를 충분히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은 삼성 반도체의 최첨단 전진기지로

삼성전자가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까지 넣기로 하면서 평택캠퍼스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최첨단 시설이자 최고 핵심 전진기지가 될 예정이다. 2015년 허허벌판에서 조성을 시작한 평택캠퍼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당시 1개 라인에 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가는 투자를 결정한 대형 프로젝트다. 앞으로 평택 2라인에서는 EUV(극자외선) 공정을 활용한 D램 메모리 반도체 생산, 최첨단 V낸드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 EUV 공정을 활용한 미세공정 파운드리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최첨단 반도체 복합 생산기지가 된 것이다.


한 생산공장에서 D램, 낸드플래시, 파운드리까지 모두 만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기흥과 화성사업장 등은 생산가능력(캐파)이 가득 찼다”며 “평택 2라인은 예전 라인 4개 규모를 합친 것만큼 대규모”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지호 기자




위기 속 미래 위한 투자 가속

이번 투자는 위기일수록 과감하고 선제로 나서는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투자로 2017~2018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황기가 왔을 때 큰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위기일수록 선제 투자하고, 초격차를 벌려 시장을 장악하는 삼성의 선순환이 다시 재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잇단 검찰 수사와 미중 갈등 격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투자에 대한 약속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했었다.

김성민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1/20200601014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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