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세우는 건설]주택업계 "분양가 상한제 완화 시급"


[비즈니스워치 창간7주년 기획 시리즈]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 인터뷰

"정비사업·분양가 규제로 사업지연·주택공급 불안"

"고강도 규제 일부 완화·건설사 디지털혁신 필요"


건설업 위기의 끝은 어디일까. 안으로는 부동산 규제, 밖에서는 코로나19발 경기 위축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건설산업이 고용유발, 지역경제, 다른 산업과의 연관효과가 높은 만큼 산업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다 '유연한 규제'로 숨을 불어넣어주고 각종 활성화 정책, 기업의 신규 먹거리 발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업의 활로를 찾기 위한 업계의 제언을 들어봤다.[편집자]


    건설사들은 한동안 국내 주택 분양으로 성장을 유지했지만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고강도 규제 정책을 펴면서 시장이 녹록지 않아졌다. 특히 '알짜 사업'인 재건축·재개발을 바짝 조이면서 분위기는 더 삭막해졌다.


여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까지 더해져 힘겨워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건설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59.5포인트로 7년 1개월만에 60 밑으로 떨어졌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




돌파구는 없을까.

주택업계는 정부의 '유연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집값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는 어렵지만, 주택 사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일부 완화해달라는 목소리다.


한국주택협회는 이달초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주택분양 정책과제(41개)' 건의서를 정당, 국회, 국무조정실 등에 제출했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정비사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 정책이 이어지면 정비사업 지연, 주택 공급 감소, 주택가격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분양가 상한제 완화, 정비사업 규제 완화(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기준,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등), HUG의 분양보증업무 개방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건설사 자체적인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디지털 정책으로 변모해 원격 협업시스템을 갖추고 혁신적인 고객 중심의 밀착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동수 본부장에게 주택업계가 당면한 어려움과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제언을 들어봤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분양가 상한제 등 '정비사업 3중 족쇄'가 주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정부가 도심 신규주택 주요 공급원인 정비사업을 강도 높게 규제하면서 정비사업 지연 또는 포기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신규 공급원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다시 가격이 상승할 잠재력이 높다. 시공사들의 신규 정비사업 확보도 어려워져 수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일감 부족에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설 자리가 더 좁아지고 있는데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가 소규모 사업에 진출하면서 중소건설사는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지방의 미분양주택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런 리스크 회피 목적으로 공공분야 중심의 SOC(사회간접자본) 정비사업 수주에 심혈을 기울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SOC 사업이 착공까지 2~3년은 걸리기 때문에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건설사들의 업황 개선 및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선 어떤 조치가 필요하나

규제의 파급력이나 적용대상을 감안했을 때 분양가 상한제 규제 완화가 가장 시급하다. 또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통한 도심 내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기준 완화,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선 마냥 규제 완화만 요구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규제 일부 완화, 또는 대안이 될 만한 정책이 있다면

공공성을 확보하면 (공공임대주택) 재건축사업의 용도를 상향해주거나 10년 이상 거주한 실수요자에 한해 재건축부담금 부과 경감 및 부과시점을 추진위원회 승인일에서 조합설립인가일로 개선해주는 방법이 있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지정단위를 시‧군‧구에서 읍‧면‧동으로 정밀화하는 방안도 대출 규제 등 피해 대상을 최소화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분양가를 둘러싼 갈등이 자주 발생한다. 합리적인 분양가 책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해당하는 사업장은 HUG와 분양가를 협의해야 하는데, HUG가 분양가 산정에 사용되는 심사기준을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세부기준을 공개하면 사업 주체가 사업성을 예측할 수 있고 당사자 간 불필요한 갈등이나 사업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 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분양가상한제의 경우)분양가 심사과정에서 법적 근거 없이 최근 분양한 인근 단지 수준으로 획일적으로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거나, 가산비용 항목에 대해서도 일정 비율 삭감 등 불합리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투입되는 건축비와 가산비용은 상한범위 내에서 100%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분양보증 시장의 개방이 필요한 이유는

HUG가 분양보증 업무를 독점하면서 분양일정 지연, 사업비 증가 등 손해가 발생하고 이는 주택공급 지연으로 이어져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지고 있다. 분양보증 시장을 개방해서 사업주체의 부담이 줄어들면 분양가가 인하될 수 있고 이밖에 보증심사의 신속한 처리와 고객 서비스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2016년 국무조정실 주관 조정회의, 2017년 공정위원회 등에서 2020년까지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양보증 기관을 추가 지정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올해 협의 이행을 통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길 기대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주택업계 전략은

올해 초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단기적으론 분양 지연, 중장기적으론 일감 부족과 유동성 악화 등의 재정난이 우려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선 정밀하고 체계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정체된 생산성과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정책(온라인 견본주택 등)'으로 변모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도 하이테크 기술을 통한 부동산 서비스인 프롭테크 육성에 나섰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 건설사들이 한국프롭테크포럼 정회원사에 이름을 올리는 등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는 추세다.

채신화 기자 csh@bizwatch.co.kr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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