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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시험에 걸려들었다

2020.05.19

우리 군이 이달 초순 발생한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내 중화기 발사 사건과 관련, 브리핑을 ‘하면 할수록’ 의문이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해명은 꼬이고 꼬여 결국은 군의 국가 방어 능력까지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적의 의도(우발, 실수, 고의, 도발, 훈련, 아군의 대응태세 확인 등)는 아직도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우리 군은 한결같이 우발 상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북한군의 총탄으로 아군 GP에 탄착군이 생겼답니다. 복무를 마친 사람들은 개인화기로 탄착군을 형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더군다나 공용화기로 탄착군을 형성했다면 사격 경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 정도나 갖출 수 있는 고도의 능력입니다. 일반 병사들이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사격술인 것이지요. 즉 엄청난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우리 군의 발표를 믿고 싶습니다만 역설적으로 공용화기의 탄착군은 우발이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북한군의 화기는 확실하게 작동했고, 우리 군의 인명과 장비를 정확하게 조준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북한군은 부단하니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북한 사격선수가 뮌헨 올림픽 때 금메달을 목에 걸고 “표적을 적(누구인지?)으로 생각하고 쐈다”고 했던 발언이 지금도 유효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몸을 옹송그릴 정도로 오싹하게 소름이 끼칩니다. 털끝이 쭈뼛해집니다.

한편 우리 언론은 북한군의 사격장 신호수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통상 신호수들은 사격이 끝나면 총탄이 목표에 명중했나를 깃발을 흔들어 알리곤 했습니다. 물론 자동화 사격장에선 명중된 목표지가 뒤로 넘어가 쉽게 판명할 수 있지요. 이날은 안개가 끼었다니 북한군은 우리 군 초소에 명중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이 사계도(射界圖)까지 그려가면서 목표에 탄착군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렸으니 결과를 확인하고는 환호했을 겁니다.

우리 군의 대응사격 시각이 예상보다 늦어진 것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내용은 더욱 참담합니다. 총의 공이(탄환의 뇌관을 쳐 폭발하게 하는 송곳 모양의 총포의 한 부분)가 고장이나 화기를 대체하느라 늦었답니다.
적과 대치한 최전방에서 공이가 고장 난 것을 실제상황이 발생해서야 알았답니다. 이는 우리 군이 실사격 및 비사격 격발훈련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방어 최전방이 뻥 뚫렸을 겁니다. '대(對)화력전 체계'의 기초가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계속되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도 생각해 봅니다. 우리 군은 늘 북한군이 쏘기는 했으나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발표합니다. 우리의 탐지 능력을 북한군에게 감추기 위한 방편이려니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여러 사태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북한군은 발사체를 발사할 때마다 분명히 무기 성능을 개선했고, 명중률을 향상시켰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와 군이 누군가를 눙치려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어떤 때는 유엔과 각국의 대북 제재 확대를 겁내 눙치려 한다는 생각도 강하게 듭니다. 외신들은 분명 미사일이라고 보도하곤 합니다.

북한군이 이렇게 완성된 미사일을 국내의 주요 시설을 목표로 삼아 배치했을 것이라 생각하면 모골이 서늘해집니다. 군 시설뿐만 아니라 최고 지휘소와 핵심 생산시설 등에 한 발만 명중시켜도 우리의 지휘체계와 경제기반이 모두 마비될 겁니다. 우리의 경제력이 북한보다 훨씬 높다고들 평가합니다만 북한군의 미사일 앞에는 형편없습니다.

북한의 사과가 없는 것 등 모든 것을 종합하면 비무장 지대 총격은 북한군의 계획된 시험일 뿐, 절대 우발로 볼 수 없습니다.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지 명확하게 밝혀 책임자(관련자)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합니다. 모든 무기는 실전에 대비하여 철저히 관리되어야 하고, 군의 훈련은 강하게, 쉼 없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남북화해・협력과 안보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국가 방위를 위해서라면 남북군사합의도 파기할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합니다. 군은 십년 양병(養兵)에 일일(一日) 용병(用兵)이라는 말을 반드시 새겨봐야할 시점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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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신현덕

서울대학교, 서독 Georg-August-Universitaet,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몽골 국립아카데미에서 수업. 몽골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 방어. 국민일보 국제문제대기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 경인방송 사장 역임. 현재는 국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서독은 독일보다 더 크다, 아내를 빌려 주는 나라, 몽골 풍속기, 몽골, 가장 간편한 글쓰기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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