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美 허가없이 中 화웨이에 반도체 못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를 못 팔게 될 전망이다. 미·중 간 경제 패권다툼으로 한국이 샌드위치 신세에 몰리며 최대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상무부는 지난 15일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는 미국의 허가(라이선스)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수출 규제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발표일로부터 120일 뒤인 9월 중순 시행된다.

 


미국의 수출 규제는 세계 반도체기업에 적용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에서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쓰지 않는 반도체업체를 찾을 수 없다”며 “한국 기업의 화웨이 납품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규제안에 대해 “화웨이의 반도체 조달길을 완전히 막아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현지에선 대만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업체 TSMC가 1차 타깃이란 분석과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번 규제를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강경한 태도를 고려하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전면 차단하라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두 회사는 연 10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려주는 주요 고객을 잃게 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모두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미·중 패권 경쟁에 애꿎은 한국 기업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화웨이 제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애플 등 미국 기업에 대한 강력한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중국 관영통신은 “이번 기회에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더 곤혹스러운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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