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블로그에 글만 잘 써도 한 달 200만~300만원… '애드고시'를

수익형 블로그… 애드고시 체험기


언론사 입사 시험 이후, 8년 7개월 만에 시험을 봤다. 시험명은 '애드고시'. 애드고시는 구글에서 운영하는 광고 프로그램 '애드센스'와 '고시(考試)'를 합한 말. 광고주가 구글에 광고를 의뢰하면, 구글 인공지능(AI)이 해당 광고와 어울릴 만한 개인 블로그를 찾아 이를 게재한다. 블로거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광고를 실어준 대가로 광고료를 받는다. 인기 있는 방송 프로그램 앞뒤에 광고가 붙듯, 개인 블로그에도 광고가 붙는 것이다. 구글에 따르면 2020년 3월 기준, 200만명 이상이 전 세계에서 애드센스를 이용해 수익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애드센스로 월 200만~300만원씩 수입을 올린다는 '간증'이 나온다.

초보 한달에 100불 넘기 어려워
꾸준히 장기적 관점으로 끌고 가야
키워드 중요


일러스트= 안병현

문제는 구글 '애드센스'에서 광고 가능한 블로그로 승인받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것. 이 때문에 애드센스를 통과하는 일은 '애드고시'로 불린다. 애드고시 '재수생'은 물론이거니와, 3수생·4수생 등 N수생도 즐비하다. 이렇게 하면 합격한다는 '족보'부터 '구글 애드센스로 돈 벌기' '구글 애드센스 마케팅' 등의 책까지 나왔다. 한 책의 부제는 이렇다. '블로그 글쓰기로 평생 월세 받는다.' 그 세계, 정말일까. '아무튼, 주말'이 애드고시의 세계를 알아봤다.

애드고시, 면접관은 AI

지난달 17일, 먼저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했다. 티스토리는 국내에서 애드센스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운영하는 블로그.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는 구글 애드센스와 연동되지 않는다.

https://l0veyeon.tistory.com/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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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고시'는 다른 시험처럼 정답이나 합격 커트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구글이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애드센스는 사람 대신 인공지능(AI)이 특정 알고리즘대로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국내외 블로거들 사이에서 알려져있다.

구글이 홈페이지상에서 말하는 애드센스 자격 요건은 이렇다. 내가 운영하는 사이트 페이지가 특별한 장점이 있어야 하며,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콘텐츠여야 한다는 것. 구글 측은 "구글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온라인 광고 생태계를 추구한다"며 "이에 위배되는 콘텐츠는 애드센스 가입을 제한하고, 운영 중인 애드센스 계정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승인 거절을 당한 사람들의 사유를 보면 '콘텐츠 없음' '콘텐츠 불충분'이 많다. 일 평균 방문자가 훨씬 많은 블로거가 떨어지고 반대의 블로거가 승인받는 경우도 있다. 조회 수가 많은 게시물, 방문자가 많은 블로그 등으로 정량적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미 시험에 합격한 블로거 선배들의 '족보'를 찾아봤다. '사진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 '적어도 1000자 이상은 써야 한다' '통일된 주제가 중요하다' 등 현실적인 팁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애드센스는 전 세계에서 46개 언어로 광고 게재를 지원한다. 해외 온라인 사이트도 검색해봤다. 역시나 '어떻게 하면 합격하느냐'를 묻는 글이 주르륵 쏟아졌다. '다른 곳에서 복사 붙여넣기한 글은 안 된다' '구글은 만든 지 오래된 블로그를 좋아한다' 등 해외 이용자들이 정리한 팁까지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첫 글을 써보기로 했다. 주제는 육아 에세이, 카테고리는 하나만 만들었다. 육아휴직 후 1년간 베를린에서 아이를 키웠을 때 쓴 일기를 올리기로 했다. 사진은 1~2개씩만 넣었다. 2주간 글을 총 5개 올리고, 애드센스 신청서를 냈다. 한국어로 된 애드센스 홈페이지에 블로그 주소, 이메일 등이 적힌 신청서를 내면, 검토 후 최대 2주 안에 신청한 이메일로 답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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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 블로거 전성시대

블로그는 웹(web)과 로그(log·기록)의 줄임말이다. 웹에 기록한다는 뜻으로, 국내에는 2003년 네이버 블로그가 도입되면서 대중화됐다. 이후 블로그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지면서, 취미를 넘어서 블로그 운영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 블로거' 시대가 열렸다.

현재 국내에서 블로그 수익 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네이버 애드포스트, 카카오 애드핏, 구글 애드센스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승인받기는 까다롭지만, 수익률은 좋다는 게 블로거들의 평가다.

네이버에서 해외 축구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박모(26)씨는 "재수 끝에 애드센스 승인을 받았다"며 "프리미엄 광고 대상자가 아닌 일반 블로거 기준으로, 동일한 조회수를 기록했을 때 애드센스를 통한 수익이 (네이버보다) 6~7배 정도 더 많다"고 했다. 네이버는 올해부터 블로거들의 수익 확대를 위해 블로그 본문 하단에만 노출되던 광고를 본문 중간에도 넣었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광고 수익을 올린 블로거는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구글은 정확한 애드센스 수익이나 순위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애드센스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별, 조회 수별 예상 연 수익을 제시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건강 관련 콘텐츠를 게재해 월 페이지 조회 수가 5만을 넘어갈 경우, 예상 연 수익은 1만980달러(약 1348만원)다.

애드센스 전문 블로거들은 해마다 이를 바탕으로 애드센스 고수익자 추정 순위를 내놓는다. 소셜 미디어 전문 분석 블로그(guitricks.com)에 따르면 올해 애드센스(블로그·웹페이지) 수익 1위는 IT 전문 블로그 '매셔블(Mashable)'을 만든 피트 캐시모어(35)다. 매셔블은 하루 방문자가 416만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IT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캐시모어의 올해 월 수익은 100만달러(약 12억27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위는 각종 노하우를 소개하는 블로그 '이하우닷컴(ehow.com)'을 설립한 커트니 로젠. 하루에 395만명이 정보를 얻으려 이하우닷컴에 방문하며, 월 수입은 65만달러(약 8억원)에 달한다.

광고만을 위한 블로그는 오래 못 가

"블로그 구매가 가능할까요?"

양질의 블로그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메시지 한 통씩은 받아봤을 것이다. 네이버는 블로그 글의 홍보성 여부 등을 판별하기 위해 다이아(DIA) 순위 알고리즘을 검색 결과에 적용하고 있다. 특정 키워드를 반복해서 쓰거나, 아무 내용 없이 판매 관련 링크를 복사·붙여넣기한 게시물은 상위 페이지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상위에 노출되는 블로그를 '고품질 블로그', 그 반대를 '저품질 블로그'라 부른다. 광고업체는 상위 페이지에 글이 노출되는 '고품질 블로그'를 임차하거나 구매해, 자신이 원하는 광고를 노출하고자 한다. 상위 페이지에 글이 노출되는 블로그는 6개월 대여에 150만~200만원을 받는다.

https://gyeongsang.kr/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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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광고 수익의 달콤함은 잠깐이다. 고품질 블로그도 광고 글을 계속 써주다 보면, 결국은 그 광고 글 때문에 저품질 블로그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구글 역시 애드센스 승인을 받았더라도, 클릭이나 조회를 억지로 유도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게재 중단 및 애드센스 계정 사용 중지 조치를 내린다. 힘들게 애드고시를 통과했더라도, 언제든 자격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광고만을 위한 블로그는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애드센스를 신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글 애드센스에서 이메일을 받았다. 결과는…. 합격도 불합격도 아니었다. 애드센스를 신청한 계정이 중복이라 하나를 삭제해야 한다는 것. 애드센스를 신청할 때, 구글 아이디 여러 개로 신청서를 넣은 게 문제가 됐다. 주민등록증을 챙겨가지 않아 시험도 못 보고 나온 꼴이었다. 애드고시의 첫째 원칙이 생각났다. '돈을 좇아서 블로그를 하지 말 것.' 광고 수익을 노린 건 아니었지만, 기사 작성이라는 잿밥에 대한 관심을 AI에게 들킨 느낌이었다.
남정미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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