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구원투수' 된 시멘트社…지자체 '쓰레기산' 없앴다


수출 막힌 폐플라스틱

시멘트 연료로 재활용


쌍용양회·삼표·한일시멘트

동해·삼척·단양서 폐기물 처리


하수찌꺼기는 점토 대체재

폐플라스틱은 유연탄 대신 사용


    쌍용양회공업의 강원 동해와 영월 공장. 이 두 곳에선 올 하반기 쌍용양회가 총 830억원을 투자한 최신 환경설비가 가동에 들어간다. 연간 50만t의 폐합성수지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 폐기물 증가에 따른 매립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해시와 영월군이 쌍용양회와 ‘콜라보(협력)’한 작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쓰레기 대란’이 예고된 가운데 시멘트 회사들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한 상황에서 재활용품 수출 길이 막혀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인 폐기물을 시멘트 회사들이 원료와 연료로 사용하면서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50%↑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삼표시멘트 등은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폐페트(PET)병 등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하수 찌꺼기(슬러지) 등을 원료·연료로 사용해 공장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쓰레기를 거의 무상으로 처리하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하루 70t 분량의 폐합성수지를 시멘트 연료로 전환하는 공장을 작년 9월 준공해 삼척시에 공공기부했다. 삼척시는 쓰레기 소각·매립 비용 등 200억~25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게 됐다. 삼표시멘트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유연탄(시멘트 제조연료) 대신 폐합성수지를 재활용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도 줄이는 ‘1석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작년 한 해 시멘트업계가 재활용한 폐합성수지 쓰레기는 100만t에 달한다. 이 중 삼표가 가장 많은 27만t을 처리했다. 이어 한라시멘트가 17만t, 한일이 14만t, 쌍용양회가 13만t을 각각 재활용했다.


충북 제천시는 쓰레기매립장에 쌓인 연탄재 관련 5억~6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가 한 해 연탄재 5000t가량을 매입하면서다. 연탄재는 시멘트 원료인 점토의 대체재로 재활용된다.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슬러지 역시 점토의 대체재로 쓰인다. 한일시멘트가 매년 충북 단양군의 하수 슬러지를 무상으로 처리해주는 이유다.


올해 시멘트업계의 폐플라스틱 등 폐합성수지 재활용 물량은 작년보다 50% 늘어난 150만t에 달할 것으로 한국시멘트협회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 연간 폐합성수지 폐기물(820만t)의 18% 규모다.




‘쓰레기 대란’ 막는 선진형 해법

우리나라 폐PET 병의 60%가량을 수입해오던 미국과 유럽 등이 코로나19 사태로 수입을 중단하면서 쓰레기 수거가 막히는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급기야 환경부는 전국 23개 재활용업체에 재고로 쌓인 1만8000t의 폐플라스틱 가운데 1만t을 대신 구매한 뒤 보관하는 공공 비축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와 시멘트 회사 간 자원 재활용 협력 모델이 ‘쓰레기 산’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경북 의성군에 사업자가 방치해 문제가 됐던 17만t의 거대한 쓰레기 산 역시 환경부가 시멘트업계에 긴급히 SOS를 요청하면서 사태가 해결됐다.


폐자원의 활용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한일시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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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재활용, 獨의 3분의 1 수준

보통 소각로는 섭씨 850도로 연소하기 때문에 일반 쓰레기를 태우면 일산화탄소, 벤젠 등 유해물질이 나온다. 하지만 시멘트 제조 과정에 쓰이는 직경 5m짜리 원통형 가마(소성로) 내부는 마그마의 두 배인 섭씨 2000도인 만큼 폐기물을 넣어도 완전 분해할 수 있다. 유해물질 배출도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선진국 시멘트공장은 자원 재활용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은 폐플라스틱 등으로 유연탄을 대체하는 비율이 68%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은 3분의 1(23%) 수준이다. 자원 재활용을 통한 시멘트 원료 대체율도 일본은 19%에 이르지만 한국은 9%에 불과하다.


시멘트의 주 원료로는 석회석 점토 철광석 규석 등이 쓰인다. 선진국에선 점토를 하수 슬러지와 석탄재가 대체하고, 철광석은 폐타이어의 철심, 철슬래그(제철 찌꺼기) 등이 대신하고 있다. 시멘트 제조 연료로는 폐타이어와 폐합성수지만 한 것이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유연탄보다 ㎏당 열량이 50% 높기 때문이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선진국에선 20~30년 전부터 자원 재활용을 통한 시멘트 제조가 정착돼 안전성도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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