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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대선은 결선 투표하자

2020.05.15

4·15 총선의 신인 당선자를 꼽으라면 나는 여당권에서 친문 고민정, 형사 피고인인 친조국 최강욱과 현직 경찰관 황운하, 정의기억연대(옛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전 이사장 윤미향을, 야당권에서는 탈북자 태영호와 장수 앵커우먼 배현진, 탤런트 유오성 형 유상범, 안보전문가 신원식 예비역 중장을 떠올립니다. 나는 번잡스럽더라도 당일 투표를 하려고 했지만, 예측 불허의 코로나로 26.69퍼센트인 사전투표 분산 대열에 끼었습니다.

수도권 121곳 중 여당이 103곳을 차지했죠. 전국적으로 민주당 사전선거 득표율은 당일 투표보다 10.60퍼센트 높아 당일의 부진을 만회하고 남았습니다. 새벽 2시께인가, 잠들기 전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본 통합당은 94석이었는데 자고 일어나보니 10석 줄어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깐 사전투표로 격전지에서 획일적으로 패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총선에서 격전지는 끝까지 시소였죠. 20대 총선의 당일 투표와 사전투표의 득표율에 대한 갭이 여야 모두 평균 1~2퍼센트, 많아야 6퍼센트로 불규칙했지만 이번 총선은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이 11~13퍼센트였다고 분석가들은 말합니다. 따라서 막판에 뒤집힌 거죠. 과거 엎치락뒤치락, 심야의 득표가 후보에겐 지옥이었겠으나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아, 이런 것이 민주주의구나’ 하고 실감시켰을 겁니다. 이번엔 3년 간 실정에도 여당 압승으로 나타났죠. 대통령이 트럼프에 내세운 대로 코로나 관리의 승리일까요? 재난지원금 때문일까요? 지역구 득표율은 여야 49.9  대 41.5퍼센트, 통합당은 243만 표 졌지만, 의석은 절반입니다. 수도권의 민주당과 통합당 사전투표 득표 비율이 소수점 이하를 빼고 ‘63 대 36퍼센트로 일치해 ‘인위적’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2018년 6·13 시도지사 선거에서도 인천, 경기, 강원, 충남의 자유한국당 득표율은 35.10~35.51퍼센트라는 놀라운 평준화를 보였습니다.

총선의 당일 투표와 비례 투표는 통합당이 대등하게 선전했는데 유독 사전투표는 여당이 압도적으로 표를 가져갔죠. 민심이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3~4일 전 북쪽으로 운전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변심하여 남쪽을 몰려가는 현상이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여당 지지자가 사전투표는 여당에, 당일 투표는 야당에 교차 투표하기라도 한 듯한 희유한 일이었죠. 중앙선관위는 "투표는 원인이고 득표는 결과다, 선관위가 어떻게 결과를 설명해야 하느냐"는 식으로 항변했습니다.

부정선거 전문의 세계적인 통계학자인 미국의 월터 미베인 미시간대 교수는 한국 총선 분석 보고서에서 득표의 정당 간 이동 가능성을 주장합니다."수치가 자연발생적이라고 생각하기 어렵고 조작 의혹을 더해준다"면서 "이는 증거가 아니라서 추가 수사를 통해 입증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상한 득표 비율을 보여준 총선 결과의 원인을 유권자는 알 수 없지만 통계학자는 각종 데이터 값과 분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추정하는 거죠. 전 통계학회장인 박성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신(神)이 미리 그렇게 해주려고 작정하지 않고는 일어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한 인천 연수을의 민경욱 의원 선거구는 당선자인 정일영, 낙선자인 민경욱, 이정미 세 후보의 관내 사전 득표에 대한 관외 사전득표 비율이 획일적으로 0.39였습니다.

민 의원의 선거무효 소송을 비롯하여 낙선한 유성을의 김소현 변호사, 부산 남구을의 이언주 변호사 등 10여 곳에서 투표함 등 증거보전신청과 선거무효 소송을 각각 냈답니다. 오늘이 소송 마감 시효인데 더 늘지도 모르죠. 그러나 부정선거 의혹을, 통합당의 일부 바른미래당 출신과 일부 고참 우익 유튜버들은 끝장 토론을 하자며 부인합니다. 학자들도 엇갈려 있습니다. 선거의 의혹은 토론이 아니라 수사와 재판의 대상입니다.

확고한 물증이 없어서 그런지 황교안, 오세훈, 나경원, 김진태 후보 등의 야권 유력 인사들이 매우 신중합니다. 무소속 당선자인 홍준표는 투표함 바꿔치기는 절대 없다고 큰소리칩니다. 전자개표기가 말해주듯 컴퓨터가 왕인 디지털 정보통신 시대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그 '권력'은 투표가 부여하는 것이죠. 투표에 의혹을 품은 자는 알 권리가 있습니다. 법 위에 잠자고 싶은 제삼자가 왈가왈부할 게 아니라고 봅니다.

13일 서울대와 고려대 트루스 포럼은 각기 학내 집회를 갖고 “4·15 부정선거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라”, “부정선거 조사하여 국민주권 보장하라”고 외쳤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말대로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이라면 그 '서일필' 도 없어야 하는 게 민주주의의 꽃, 선거입니다. 선거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죠.

혹시 후진하는 걸까요? 공직선거법에는 투표지에 막대형 바코드를 표시하도록 규정했지만, 선관위는 많은 정보를 심을 수 있다는 QR코드를 사전투표지에 인쇄했죠. 각종 상품 포장지에 찍히는 긴 네모꼴의 선형 바코드와 정사각형의 QR코드가 같다고 강변하지 말고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왜 QR로 결정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헌법 위반도 될 수 있습니다. 총선 특검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에 백악관 청원도 등장했습니다. 어차피 선관위의 민경욱 의원 고발로 부정선거 의혹 수사는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낙선자들과 일부 야당이 요구하는 중앙 서버 등 모든 정보통신 자료를 선관위는 공개해야 합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감으로 꼽혔던 니키 헤일리 당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안보리에서 전자 개표기를 쓰지 말라고 콩고에 강력하게 요구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한국산 전자개표기가 수출된다고 자랑하지만 이를 쓴 이라크, 볼리비아 등에서 부정선거 논란의 불상사가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이번엔 개표기가 아니라 손 개표로 실업자에게 일자리 창출을 해줘야 했습니다.

여당 선거 압승의 일등 공신이라는 민주연구원장 양정철과 당선 예측치에서 ‘사전투표 보정 값’이라는 이상한 단어로 논란을 일으킨 전략기획위원장 이근형도 떠났습니다. 180석 압승에도 이해찬, 이낙연, 이인영 등 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기쁨은커녕 미소조차 짓지 않아 승리한 당에서 보기 힘든 매우 이상한 표정이었다고 한국 문제에 정통한 미국의 타라 오 박사는 월드 트리뷴지에 밝혔습니다. 그 ‘보정 값’을 어느 컴퓨터 전문가는 ‘조작 값’으로 상정해 20여 석이 여당에 넘어갔다는 놀라운 가설을 주장합니다.

부정선거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법이 뭘까요. 당일 투표, 당일 개표입니다. 3~4일 보관하면 선도가 떨어지기 쉽죠. 또한 유럽 등 많은 나라들이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에서 실시하는 결선투표를 적용해야 합니다. 2017년 프랑스 마크롱(당시 39세)은 대선 1차전에서 24.01퍼센트 득표로 21.30퍼센트의 국민전선 마린 르 펜을 간신히 눌렀지만 50퍼센트 미달로 1,2위의 결선을 치렀고 66.10 대 33.90퍼센트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1노 3김의 대결로 13대 노태우 대통령 득표율은 매우 낮은 36.64퍼센트였습니다.

대선의 결선 투표는 당선자에게 정통성과 국민통합의 자신감을, 국민들에게는 다시 한 번 투표를 심사숙고할 말미를 주는 것입니다. 과거 많은 여,야당이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장했지만 어디로 실종했는지 모릅니다. 단 한 번의 우연의 총합으로 당선시켜 미래를 결정하자는 건가요. 이 나라 정치가 민주주의의 심화와 높은 완성도에는 관심이 희박하다는 증거입니다. 2022 대선도 이대로 할 건가요.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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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영환

한국일보, 서울경제 근무. 동유럽 민주화 혁명기에 파리특파원. 과학부, 뉴미디어부, 인터넷부 부장등 역임. 우리사회의 개량이 글쓰기의 큰 목표. 편역서 '순교자의 꽃들.현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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