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3차 감염 추정 사례까지 나왔다


학원 간 중고생 6명 확진, 3차 감염 추정 사례까지 나왔다…클럽발 집단감염 지역으로 확산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인천 지역 20대 학원 강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13일 학생과 동료 강사, 학부모 등 10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고 3차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까지 나왔다. 인천 102번 환자인 그는 이달 3일 새벽 이태원 클럽 등을 방문한 후 9일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처음 역학조사 과정에서 무직이라고 답변해 방역당국의 초기 역학조사에 혼선을 줬다. 인천시는 이 환자를 고발조치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이태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75명이라고 발표한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이태원 유흥밀집 거리를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은 13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오전 미추홀구 3명, 중구 3명, 연수구 2명 등 8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5명은 고등학생이고 1명은 중학생이다. 20대 동료 학원 강사 1명과 중학생 학부모인 40대 여성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이날 오후엔 중학생의 쌍둥이 1명과 쌍둥이 학생의 30대 여성 국어 과외교사 등 2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지인을 포함하면 102번 환자로 인해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환자는 13일 오후까지 총 11명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102번 환자는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후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102번 환자는 이달 2일부터 3일 새벽까지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례 중 가장 먼저 확인된 용인 66번 환자가 다녀간 이태원 킹클럽을 비롯한 클럽과 포장마차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102번 환자는 이달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부평구 확진 환자와도 이태원의 한 포장마차에서 합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102번 환자는 별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 2일 새벽 이태원 클럽 일대를 방문한 용인 66번 환자와 일부 동선이 겹치자 8일 미추홀구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진을 받았다. 이어 다음날인 이달 9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는 미추홀구 보습학원에 6일 하루만 출근해 강의를 했다. 이날 학원에 있던 수강생과 강사 15명 중 강의를 들은 고등학생 5명과 강사 1명이 감염됐다. 7일에는 연수구 가정집에서 쌍둥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과외를 하고 학생들의 어머니와 대화를 했다. 이 과정에서 과외를 받은 학생 1명과 어머니가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고, 쌍둥이 중 나머지 1명도 이날 오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5~6일 만난 30대 지인도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인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이력은 없었다.




3차 감염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오후에는 과외 학생들의 국어 과외 선생인 3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외 학생에 의해 감염됐다면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에 따른 3차 감염이 처음 발생한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 사례가 3차 감염 사례냐는 질문에 “현재 감염경로에 대해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확진자와 학원 강사의 동선이나 시간 등을 판단해 보고 내일 통계나 다음 브리핑 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 66번'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 모습. /연합뉴스


무섭게 번진다, 이태원 코로나 확진자 100명 육박/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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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환자가 한꺼번에 확인된 것은 102번 환자가 방역당국의 초기 조사에서 무직이라고 진술하며 혼선을 줬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102번 환자를 역학조사하는 과정에서 방문지역이나 동선에 대한 진술이 정확하지 않아 미추홀경찰서에 휴대전화 위치정보 조회를 요청했다. 이어 12일 받은 환자의 위치정보가 기존 진술과 맞지 않아 재조사를 했고 그 결과 환자가 학원 강의와 과외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환자는 대학 4학년으로 졸업을 하지 못했는데 편법으로 학원 강의를 한 사실 때문에 동선을 숨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본인의 직업과 동선에 대해 거짓으로 진술하고 학원강의 사실 등을 숨긴 102번 확진환자에 대해서는 비슷한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고발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인천 소재 학원에 1주일간 운영 자제를 요청했다. 특히 2차 감염된 고등학생 2명이 10일 예배를 본 미추홀구 팔복교회 700여 명과 동구 온사랑장로교회 350여 명에 대해 즉시 진단검사를 실시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해당 교회 성도들께서는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고 대인과의 접촉을 피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은 “오늘 중으로 인천 관내 학원강사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확인해 조치를 취하겠다”며 “학생들이 학원 뿐 아니라 PC방 등 다중 이용 시설 방문을 자제하도록 학부모들에게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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