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디자인에 힘준다”…세계적 디자인업체와 협업, 주택사업 수주 경쟁력 강화


    건설업계가 세계적인 디자인 업체와 협업하는 등 디자인에 힘을 주고 있다.


획일적인 성냥갑에서 탈피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디자인을 내세워 주택 사업 수주전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사진=삼성물산, 대우건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물산은 네덜란드 유엔 스튜디오와 협업해 신반포15차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대우건설 역시 유엔 스튜디오와 손잡고, 반포3주구 수주전에 나섰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2015년 이후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대림산업, 호반건설 등 경쟁사들을 뿌리쳤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삼성 계열사의 역량을 총동원했다.


또 다른 승부수는 네덜란드 유엔 스튜디오와 손을 잡은 것이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를 반포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이를 위해 외관 디자인을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에게 맡긴 것.


아울러 반포3주구를 놓고 삼성물산과 경쟁 중인 대우건설 역시 유엔 스튜디오와 협업했다.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에 ‘트릴리언트 반포’라는 원네임 브랜드를 제안했다. 외관 디자인은 단지 이름에 걸맞게 다이아몬드 결정체를 모티브로 설계했다.


유엔 스튜디오는 지난 1988년 네덜란드 부부 건축가 벤 판 베르켈과 캘롤라인 보스가 설립한 설계 사무소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과 중국 항저우 래플스 시티 등으로 유명세를 탔다.


네덜란드 유엔 스튜디오 홈페이지

https://www.un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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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천안 갤러리아백화점을 건축하며 이름을 떨쳤고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원 아이파크시티를 설계했다. 수원 아이파크시티의 경우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최근에는 서울 장교동의 한화빌딩 리모델링 공사도 완료했다.


이에 삼성물산(신반포15차)과 대우건설(반포3주구)이 각종 자료를 통해 유엔 스튜디오에 외관 설계를 맡겼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제는 아파트 외관 디자인에 대한 관심아 높아져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됐다”며 “특히 강남 등 지역에서는 (유엔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건축 설계팀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가치

국내 건축공사는 설계와 시공 겸업에 제한이 있다. 즉, 건설사(시공사)가 설계를 맡을 수 없기 때문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건축사 사무소의 설계를 받아야 하는 구조다.


건설사들은 국내 건축사 사무소와도 협업하지만 삼성물산이 따낸 신반포15차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경쟁 중인 반포3주구처럼 강남 등 핵심 지역에서는 해외 유명 회사와 호흡을 맞추는 일이 잦다.




주요 건설사가 앞다퉈 세계적인 명성의 디자인 회사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혁신적인 외관 디자인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아파트는 획일적인 디자인으로 ‘콘크리트 성냥갑’이라는 오명을 썼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울 강남 등 부촌을 중심으로 개성 있고 고급스러운 외관 디자인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는 모양새다.


건축 설계 부문의 경우, 국내 경쟁력이 세계적인 회사들과 비교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건설사들이 공사비용 증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를 찾게 된다는 것.


SMDP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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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을 앞둔 조합원과 실수요자들 역시 디자인에 민감하다. 지역 랜드마크가 된다면 향후 아파트 가치 상승을 노릴 수 있는 이유에서다.


실제 해외 유명 건축 설계사무소가 합세한 아파트의 경우, 지역 랜드마크가 됐고 가격을 이끄는 세력으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 준공을 앞둔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숲 포레스트(대림산업), 반포의 래미안 원베일리(삼성물산)가 SMDP와 손을 맞잡은 게 대표적이다. 아크로 서울숲 포레스트는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가 경제 등 전반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건축 디자인 부문에 있어서는 높은 수준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조합원들도 랜드마크로 올리기 위해 유명 건축가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고, 건설사들도 수주를 위해 유명 회사를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측에서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때문에 돈을 더 써서라도 유명한 회사의 디자인 설계를 적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와 서울시 등은 과도한 수주 경쟁을 막기 위해 특화설계 등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롯데건설이 2017년 수주한 미성·크로바 아파트도 서울시의 반대에 특화설계를 대부분 빼야 했다.


그러나 건설사 입장에서는 정부의 철퇴를 맞게 되더라도 일단 수주를 위해 표심을 잡을 수 있는 설계를 내놓아야 한다는 전언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건설업은 수주 싸움이다. 향후 설계 문제가 제기되더라도 일단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힘을 빌리는 게 당연하다”고 피력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이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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