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날짜 무더기로 겹쳐… 수천명 "면접 못 볼 판"


코로나로 연기됐다 6월에 몰려

전산직 지방 공무원 필기 날짜와 면접에 필요한 자격증 날짜 겹쳐

일각선 "부처 소통없어 벌어진 일"… 수험생들, 靑에 "날짜 조정" 청원


   작년 9월부터 9급 지방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온 취업 준비생 김모(26)씨는 올해 시험 포기를 고민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1일 "올해 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을 예정대로 6월 13일에 치르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하루 전 공지한 산업기사 자격증 필기시험과 겹친다. 시·도·구청 전산직에 지원하는 김씨는 산업기사 자격증이 있어야 면접을 볼 수 있다. 전산직, 해양수산직, 지적직(토지대장 관리 업무) 등 김씨처럼 국가기술자격증이 필수인 직무에 지원한 수험생은 5583명이다. 올해 자격증 시험은 코로나 사태로 계속 연기되다 10개월 만에 치러진다. 김씨는 "정부가 수험생들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행정 편의에만 치우쳐 결정한 것이 아니냐"고 했다.


 

코로나 사태가 다소 진정세를 보이면서 올 초부터 연기됐던 정부 주관 시험의 일정이 일부 확정됐다. 그러나 필기시험 날짜가 6월에 몰리면서 여러 시험이 같은 날에 겹치는 등 혼선이 나타나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은 "각 부처가 제대로 된 소통도 없이 시험 날짜를 잡아 수험생들의 고통만 깊어지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통해 항의하고 나섰다.




지방 공무원 시험 응시자들은 자격증 발행 시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 자격증 시험은 필기시험 후 두세 달이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 공무원 시험 면접일 전에 자격증이 나오지 않으면 필기시험에 합격해도 의미가 없다. 6월 13일 자격증 시험 결과는 일러야 8월 중순에 나온다. 그러나 전북 등 일부 지자체는 7월 말에 면접시험이 잡혀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노동부는 지방 공무원 시험일과 같은 날짜에 자격증 시험 일정을 잡으면서 관련 부처인 행안부 및 인사처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공무원 시험 날짜는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가장 빨리 잡을 수 있는 시험 날짜가 6월 초였다"고 말했다.


공무원 준비생들은 행안부에 지방 공무원 시험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9급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을 조정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27일 오후 해당 청원 동의자는 6600명을 넘겼다. 글 작성자는 "수험생들 입장에서 더 고려해주실 것을 믿고 기다렸는데, 지금 상황은 오히려 더 안 좋은 상황이 됐다"고 썼다. 시험 일정을 안내한 행안부 소셜미디어 공지에는 댓글 1400여개가 달렸다. "정부가 공시생을 호구로 안다" 등 비판이 대부분이다. 행안부는 "공무원 시험일을 연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혼란은 정부 부처 간 통일된 기준이나 소통이 없어 불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5일 2만5000여 명이 응시하는 기능사 실기시험과 기능장 필기시험을 일정대로 치렀으나 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은 5월 9일로 예정된 응시자 1만2000여 명인 세무사 1차 시험을 잠정 연기해 "담당 부처 편의만 고려한 일관성 없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노동부와 행안부, 인사처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4일부터 뒤늦게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노동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방직 공무원 응시자 중 자격증이 필수 조건인 직군의 지원자는 따로 분류해 자격증 시험을 보게 할 예정이다. 공무원 시험 하루 뒤인 14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자격증 시험 결과 발표일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무원 면접시험을 7월로 예정한 일부 지자체가 행안부와 협의를 거쳐 면접 날짜를 연기하지 않으면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본우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8/20200428001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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